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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글
가족
비공개
3달 전
가족이라는 관계가 너무 괴롭습니다.
안녕하세요. 혼자서 생각하려니 너무 혼란스러워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글을 적고싶어 왔습니다. 저와 가족간의 관계를 설명하려면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아요. 저희 가족은 부모님과 저, 그리고 제 아래로 남동생이 있습니다. 제가 열살이 될 무렵에 부모님은 서로간의 불화로 이혼하셨고, 저와 동생은 아빠와 함께 지내게 되었어요. 엄마와 이혼한 후 아빠는 입버릇처럼 제게 "니가 엄마 대신에 (남동생)을 잘 돌봐야한다." 라고 했어요. 그 때는 어렸기 때문에 그저 부담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동생 때문에 혼이 날때마다 저는 점점 다른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 역시 돌봐줄 엄마가 없는 아직 미성년자이고, 저와 동생은 겨우 두 살 차인데 책임이 내게 돌려졌다는게 못내 억울했어요. 동생이 시험을 못봐도, 숙제를 안해도 제가 대신 매를 맞아야했고, 집안일은 전부 저 혼자 했어야 했어요. 집에 있는데도 동생의 밥을 안차려줬단 이유로 욕을 얻어먹기도 했고요. 제 동생은 나중에 스물이 될때까지 혼자 밥을 지을줄은 커녕 라면 하나조차도 끓일줄 몰랐고, 세탁기를 돌릴줄도 몰랐어요. 저희 집안은 동생이 장손이에요. 남아선호사상이 무척 강한 집안이었고, 저와 동생의 이름은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는데. 동생은 왕(대통령)이 되라는 의미로 이름을 지었다 했어요.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름의 한자에 그런 뜻이 들어있거든요. 그 얘길 들었을 때 저는 왠지 태어나면서부터 나와 동생이 어떻게 자*** 정해져 있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는 고작 착하게 살라는 의미지만, 동생은 왕이 될거라는 어른들의 희망과 그 기대감이 내게 너무 아팠어요. 어른들은 저 몰래 늘 동생에게만 용돈을 쥐어주시기도 했고, 끌어안거나 애정이 담긴 말 등을 하곤 했어요. 가끔씩 그런 모습들을 보곤 했는데, 그럼 어른들은 멋쩍어하는 미소는 지으면서도 변명은 하지않더라고요. 제가 아무말도 불평도 못하는 것을 아는 것처럼. 늘 힘든일을 도맡아 해도 잘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못듣는게 너무 싫었어요. 가끔씩 혼자 모르는척 어른들 사이에서 웃는 동생이 미워서 동생에게 조금만 날이 선 목소리로 말하면 되려 어른들이 저를 노려보며 언성을 높이는게 싫었어요. 가끔 어떤 어른이 제게 조금만 챙겨줘도 어차피 결혼해서 다른집안 사람 될 여자한테 뭘 잘해주냐고 듣는게 너무 싫었어요. 그 때마다 어른들은 옛날 사람들이니 사고방식이 그럴수밖에 없다. 동생도 나름 자기만의 고충이 있을거다. 책임이 무거울거다. 하고 저 스스로를 타일렀지만 결국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도망가고싶단 생각 뿐이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에서 살고싶다는 생각. 어른이 되어 직장을 구해 일을 할 때까지도 늘 가족을 보기 싫단 생각뿐이었어요. 저는 도중에 직장을 그만두고, 엄마가 있는 타지로 이사를 갔어요. 이혼을 하시긴 했지만 아*** 허락해서 저와 동생은 엄마와 드문드문 연락을 나눴거든요. 사실 엄마도 비슷해요. 늘 동생을 "애기" 라고 부르며 저에게 먼저 통화를 걸면, 저보다 동생의 안부를 더 묻고 동생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곤 했어요. 엄마가 보낸 동생의 선물을 택배로 보냈을 때 제가 실수로 택배원의 전화를 못받아 택배가 다음날 오기로 미뤄졌을 때 저에게 "비싼건데 분실하면 어쩔거야? 넌 왜 이렇게 쓸모가 없냐" 며 엄마가 화를 낸게 아직까지 기억나요. 그럼에도 엄마와 함께 살려고 했던건 제가 기대했기 때문이에요. 엄마가 절 사랑한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안나가고 우울에 빠져있으니 절 걱정해서 같이 살자고 한 줄 알았거든요. 알고보니 엄마는 그냥 노후대비용으로 절 데려온거였어요. "너는 나중에 나 늙으면 병수발 들어줘야해" "너 나 늙으면 안모실래?" "나중에 나 치매와서 같은말 계속해도 짜증내지말고 대답해줘야 돼" 등등 자주 이런말을 하셨어요. 언젠가 결혼 얘기가 나와서 나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 라고 하자 "자식 안낳을래? 너 그럼 늙어서는 어떻게 하려고?" 하더라고요. 자식과 노후대비가 대체 무슨 상관인가요?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키워준 은혜가 있는데 당연한거 아니야? 부모님들은 본인의 인생 바쳐서 키워준거잖아"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몰라요.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내가 낳아달라고 해서 제 의지대로 태어난것도 아니고, 부모로서 낳은 아이를 먹여주고 재우며 키우는 것은 좋은부모의 기준이 아니라 부모라면 당연히 할일이라 생각해요. 엄마는 늘 자신의 노후대비에 대해 제게 이야기를 하곤했고, 또 자신이 아주 헌신적이고 착한 엄마라는 이미지에 빠져있었어요. 어느날 밥을 먹다 저에게 "너는 엄마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해?" "내가 봐도 엄마는 너무 너에게 헌신적인거같애" 하더라고요. 대체 뭐가 헌신적이었다는건지 한참 속으로 고민하는데 "그렇게 생각안해? 엄마 친구들은 자식한테 뭘 그렇게 해주냐고 나더러 바보라 그래. 너무 헌신적이라고 그렇게까지 해주지 말라더라" 그 말을 들으니 왠지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제 기억으로는 딱히 엄마를 희생시켜 제 배를 채운적도 없는데, 정작 엄마는 자기자신에 심취해서 남 앞에서 자신의 딸을 헐뜯어가며 자기 이미지를 만든다는게. 그렇게 따지면 나와 동생을 혼자서 열심히 키운건 아빠였는데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렇게 자주 웃는 편도 아니에요. 바깥에서 일하면서 영업용으로 열심히 웃었으면 됐지 싶어 집에서는 그냥 편하게 하던대로 하는데 엄마는 그러면 꼭 그래요. "엄마가 말하면 좀 생글생글 웃어주면 안돼?" 제가 밖에서 억지로 웃느라 힘들었는데 집에서까지 억지로 그래야겠느냐, 하면 응. 합니다. 제가 딱히 인상을 쓴것도 아니고 그냥 무표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기가 기분 안좋대요. 이거가지고 여러번 엄마랑 다퉜습니다. 지금은 그냥 억지로 웃어요. 또, 제 의견을 들으려하지 않아요. 늘 즐거운 일만 있을수도 없으니 힘들었을땐 축 쳐져있는데 꼭 말을 걸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묻습니다. 걱정되서, 묻는거면 제가 캐묻는다고도 안쓰죠. 저는 힘든일이 있으면 다시 떠올리기 싫어 말로도 하기 싫다고 의사표현을 몇번씩 해도 계속 묻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궁금하니까." 라는 대답이 돌아와요. 제가 다시 말하면서 괴롭든말든 분명히 말로하는것도 힘들다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호기심충족이 먼저에요. 제가 조금만 살이 붙어도 제 몸매에 지적해요. 그것을 엄마는 "니가 뺄때까지 너 관리하고 계속 지적할거야." 라고 표현해요. 그 관리라는 표현이 너무 끔찍하더라고요. 나를 보려하기보다 자신이 만든 이상적인 딸의 이미지에 맞추는 기분이에요. 엄마랑 살면서 위에 적은것처럼 이런저런것들이 보였어요. 지금은 엄마가 저랑 둘이 같이 빚을 내서 집을 사자고까지 합니다. 서류내는것이 번거롭고 귀찮아 명의는 본인앞으로 하겠다면서도 둘이 버는걸로는 택도없어 나중에는 저 혼자 몇십년을 갚아야 할 빚을요. 처음 아빠와 그 가족들이 너무 싫어서 도망치듯 엄마와 함께 살려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고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라는게 뭔지 알 수 있을줄 알았어요. 근데 이쪽도 비참하기는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냥 엄마는 이상적인 엄마와 딸 놀이를 하고 싶었던 것 뿐이에요. 자기가 생각하는 그 틀에 딱 맞춰서요. 제가 겪었던 일들을 전부 적지는 못했지만, 저는 늘 가족때문에 죽고싶다 생각했고 어딘가에서 뛰어내리거나 목을 매달아 죽은 저를 상상했어요. 유서에 가족들을 욕하듯이 편지를 쓰면 그 사람들이 읽고서 무슨 생각을 할까? 후회는 할까? 가족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숨고싶어요.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요.
분노조절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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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nafree
3달 전
힘드시겠어요 저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빠하고살다가 아*** 재혼해서 재혼가정으로 사는데 새엄마랑 살기가 힘들더라고요 새엄마 장부에 매일 1ㅡ2줄 일기를 쓰는데 대부분 제 욕밖에 안쓰고 쨋든 여러가지 일이 있지만 정말힘들더라고요 맨 꼭대기층에 살았었는데 뛰어내릴까라는 생각하면서 그리고 손목 긋는거까지도 생각했답니다 지금은 그딴 가정에서 뛰쳐나왔지만 아직도 힘들도 사정도 넉넉치못하고 저에게 미래가없을정도로 불안전하게 살고있지만 우리 같이 힘내보시는건 어떨까요 이렇게 살다보면 그동안의 보상을 받지않을까요? 그동안 힘드셨을텐데 고생하셨고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skanza32 리스너
3달 전
마카님 안녕하세요. 써주신 글 보았습니다. 마카님께서는 마카님 인생의 주체이신데, 마치 누군가의 보조자인 것 처럼 살아가라고 알게모르게 계속 강요받으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성인기나 중년기의 일이라면 모르겠는데, 열살의 나이, 그냥 어린이일 때부터 그런 부담을 받게된 셈이니 그간 마음속에 쌓아 오셨을 서러움같은 것들이 얼마나 클지 쉽게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제 누군가는 마카님께서 그런 감정을 느꼈다는 걸, 너무 어린 나이부터 수고했다는 걸 알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카님께서 혼자 우울해하시고 혼자 힘들어하실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위로받고 인정받으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 숨지 마시고 당당히 이 자리에서 위로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앞으로 다른 사람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시게 된다면 꼭 마카님의 인생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는 분과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남이 그렇게 해주지 않더라도 자기가 자기 자신한테는 수고했다, 고생했다 항상 말해주실 수 있으면 마음이 조금 편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가족분들에 대해서도 사랑하는 마음만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fantastic
2달 전
마카님 안녕하세요. 숨이 턱 막히는 사연을 읽으며 마카님께서는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덩달아 안타까워집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하고싶은 것을 하시길 바라요. 착한 자식, 특히 착한 딸이 되기란 언제나 너무 힘들고 불합리한 것이 많아요. 마카님 말씀대로 가부장적인 친인척이 그렇게 자랐기까지 어떤 사정이 있을거고, 장손인 동생분이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마카님 자신이 그럴 여유가 될 때나 가능한 일이에요. 직장을 구해 일을 할 때끼지도 가족에게 정을 못 붙였고, 그속에서 누구보다도 마카님을 이해하길 바랐을 어머님조차 마카님보다 동생을 귀히 여기고, 애정이 아닌 노후대비와 쓸모로 마카님을 대했을 때는 또 얼마나 서러우셨을까요. 마카님. 세간에서는 어린 아이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을 아동학대라고 부릅니다. 그안이 얼마나 사랑스럽든, 사유가 있는 가정이었든간에 어린이였던 마카님이 행복하지 않았다면 학대에요. 저는 감히 말씀드리건대, 마카님께서 이만큼 잘 자라주신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봐요. 어머님으로부터 떨어져 나오세요. 제발. 더 노력해보실 작정이라면 얼마든지 하셔도 되어요. 그런데 주위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때문에 마카님의 마음을 너무 오랫동안 상처입히진 않으시길 바라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시다면 절대 같이 빚내서 집 사자는 거기엔 따르지 마시고 재산챙겨서 그 집에서 나오시면 되어요. 연락처를 바꾸고, 새 주소도 알려주지 않으면 되어요. 처음에는 죄책감이 들지도 몰라요. 그런데 마카님의 인생은 너무나 길고, 가족에게 얽매이기엔 너무 안타까울만치 아름다워요. 우리 모두의 인생이 그래요. 아무도 마카님을 욕하지 않을테니 그저 마카님이 하고싶은 대로 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