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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SHL
3달 전
약 때문인가 배고파서 전자렌지에 돌린 빵을 한입 먹으니 먹고 싶지가 않아. 좋아하던 커피도 허브티도 밀크티도 절반도 마시지 못하고 버려. 그와중에 천식약은 꼬박꼬박 챙겨먹어야 해서 속이 엄청 쓰려. 늘 달고 살았던 술 생각이 안나. 기립성저혈압이 심해져서 안그래도 느린 몸이 더 둔해졌어. 고양이들 츄르간식이나 스틱커피를 따는 손힘도 많이 약해져서 가위가 없으면 안 되네...... 무기력한 우울감 의욕넘치는 날 널뛰던 감정기복이 메말라가. 다만 이력서를 고치려고 킨 컴퓨터 화면만 눈부셔. 있지... 학대당한 경험때문에 회사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한번 그만두면 반년씩은 쉬는 내가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한번쯤 같이 병원에 가줄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 같이 병원에 가자고 했을 땐 참 기뻤어. 우울증인걸 느끼고 있어도 병원갈 용기는 안나서 같이 가주는 건 줄 알고 그냥 기뻤어.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 그저 착각이더라. 역시나, 아프지 않은 사람은 아픈 사람을 모르더라. 그냥... 동거인이랑 결혼식 올리려면 뼈만 남을 정도로 살을 빼야한데 지금처럼 통통해선 안된데. 그래서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어. 친척의 권유를 거절하면 분명 난리치고 욕해댈 엄마를 생각하니 그냥 거절하지도 못했어. 적당히 밝게 맞장구 치는 척하며 그렇게... 이젠 널뛰던 감정들이 점점 메말라가는 게 느껴져. 고양이들도 나랑같이 우울해하는 게 느껴져. 잠이와. 밑도 끝도없이. 하루에 15시간은 자는 것 같아. 머리아파. 간만에 약속이 없는 주말내내 게임만 하던 동거인이 밤이되면 그저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날 만져대. 의무방어전이라기엔 그저 일방적인 섹스였어. 준비가 덜 된 몸엔 상처가 났고 생리일도 아닌데 생리대를 차고 있어. 화장실 갈 때마다 아픈데 비명을 삼켜. 이것도 내일이면 또 괜찮아지겠지. 분명 약 먹기 전엔 의무방어전을 치룬 다음엔 스스로가 역겨워서 토할 때까지 목조르고 자해하고 난리였을텐데 이젠 그럴 의욕조차 안나. 그저 무의미하고 무미건조해. 저번주엔 이력서를 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전화가 안와. 다행이야. 회사에 들어가면 써야만하는 가면은 아직 수정할 시간이 남았어. 아직도 엑셀만 보면 공황이 오거든... 아... 그리고 결혼식날 자살하려 했는데 갑자기 뒷처리 해야할 직원분들이랑 출장 온 헬퍼이모님이랑 사진작가님은 무슨 죄일까 싶어졌어. 예쁜 드레스가 나 따위 것 때문에 망가져야하는게 미안해졌어. 사실 복수보단 가장 예쁠 때 죽어서 그 사람에게 가고 싶었어. 죽을 때 입은 옷으로 저승을 간다는 말을 믿고 있으니까... 그런데 내 이기심은 버릴래... 장례치루는 과정을 다 알고있어서 자살은 이래저래 민폐니까... 아무도 못 찾는 곳에서 죽어버리기엔 역시 바다인가.... 어차피 누군가 억지로 끌고 나오지 않는 한 경제활동도 거의 안하고 게임도 솔플만하고 파티플미션은 시도조차 안하고 오늘처럼 변덕이 생기는 때 말고는 눈팅만 하는 마카고 사회적으론 이미 죽은거나 다름없나...? 아닌가 긴 글을 쓴다는 건 그만큼 대화하고 싶은 욕구인가. 구해달라는 외침일까... 아... 눈팅하면서 느끼는 건데 마카에서조차 우울증이나 공황에대해 잘 모르면서 자기가 맞다며 댓글이나 글을 올리는 건 조금 그래.... 아니 사실 많이 그래...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는 내 일상에선 다만 누군가와의 약속을 건강하게 지키지 못하는 게 죄책감이 들어. 그분은 늘 최선을 다해 진심을 표현하는 데 나는 늘 모든 것을 놓아버려서. 체념이 익숙해서. 학대받으며 자라온 사람들이 그렇듯 조금만 안되도 포기해버려서. 마음 속 깊은 곳은 북극보다 차가워서. 응원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 더 멀어져야 할 것 같아. 저번주엔 비공개로 돌린지 백만년된 블로그에 변덕으로 로그인 했어 꿈이 넘칠 때 써둔 판타지 소설 설정들이 가득하더라. 신화와 어원들을 조사하며 정리된 자료들을 보니 습관처럼 목을 조르는 자해를 할 수록 점점 멍청해져가는 내가 남겼다는 글 이라는 게 안 믿겨졌어. 아직도 손끝에 피아노를 치던 감각이 남아있어 막상 피아노 앞에 앉으면 새하얗게 바보가 되는 주제에 감각만은 또렷이 남아 날 괴롭혀. 팔이 잘린 사람이 종종 환상통을 겪는 것 처럼. 내 손을 바꾸고 싶다. 피아노를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데 너무 어릴 때 부터 시작해서 피아노를 안치는 지금이 오히려 범죄자 같아. 약 먹어야하는 알림이 울린다. 일어나야지. 여기까지 그냥 넋두리 읽어줘서 고마워요. 마카님은.... 늘 건강 조심하고.. 스트레스 덜 받고..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기도할게요. 또... 마음에 깊이 박힌 상처에 깨어진 안경으로 보이는 세상에 지지않길 바랄게요.
공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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