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착한 척하기 싫은데 미움받기도 싫어요..
저는 예전부터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확히는, 미움받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했죠. 그러나 저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요.
그게 불가능하단 걸 깨닳은 건 최근이었습니다. 인간관계로 꽤 심하게 상처 받기를 여러 번. 어느 날 문득 '내 자신이 잘못된 거였구나.'를 깨닫고 (실제로도 모든 일들은 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객관적으로요.) 인간관계나, 성격에 대해 여러가지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 불가능하단 걸요.
하지만 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처럼 저는 더 노력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말이죠.
저는 사랑받기 위해
1. 항상 웃었습니다. 사람은 반응이 좋고, 웃기만 잘 웃어도 호감을 50%는 얻는다고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내 이야기는 줄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더 듣기 시작했습니다. '내 말은 줄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더 들어라'는 말을 많이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3. 무조건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했습니다.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긍정적인 사람을 더 좋아할테니까요.
4. 내 의견보다 남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내 의견이 존중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다들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5. 상대방과 싸우지않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항상 둥글게 말하려고 하고 갈등 자체를 만들기 싫어했어요.
6.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싫은 소리 듣고싶은 사람은 없잖아요.
7. 제 감정을 죽이며 살아왔습니다. 흥분하거나 기분 좋으면 항상 실수를 하거든요.
뭐, 대충 이런 식으로 살아왔습니다. 근데 이렇게 살수록 저만 더 비참해지고 그러더라구요. 저만 더 절박해지고, 저만 다가가고, 그러다 또 버림받고.. 근데 그래도 인정을 못했어요. 이렇게 살면 확실히 미움은 안 받았거든요. 웬만하면 애정을 받았어요. 싸우지도 않았고.
근데 이상하게 제 마음은 점점 외롭고 지쳐가요.
분명 미움받지 않고 있는데.. 내 소원대로 됐는데..
<미움받지 않는 것 = 사랑받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게 그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점점 지치고.. 우울해지고.. 병만 더 생기고..
근데 이젠 이렇게 사는 게 익숙해지고 있어서 바꾸기도 힘든데..... 그냥..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네요..
이젠 그냥 내 마음대로 살고싶고 내 생각, 주장 다 하고싶고 착한 척하기도 싫은데 그럼 미움받을 것 같아서 엄두가 안나요. 2개를 다 이루는 건 말도안되는 거라 제가 욕심부리고 있는 걸 알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너무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