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뭘 빠개? 나의 초등학교 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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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뭘 빠개?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맨 처음 떠올리는 말이었다. 평범한 가정, 평범한 가족에게서 태어난 나는 어디서부턴가 잘못 되었는지 초등학교때부터 낙인이 찍힌채로 살아갔다. 내 초등학교 시절은 없는것으로 치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다. 그 놈들은 내가 웃는것도 우는 것도 싫었는지 자신들의 이야기에 내가 웃었다는 이유로 웃지말라고 정색을 하고, 내가 지들 몸에 닿으면 살이 썩는다, 균이 옮는다며 더럽다고 나를 피하기 까지 했다. 심지어 내 책상에 닿았다고 극혐하며 우는 애들까지 있었다. 이런 하루가 일일히 지속되다보니 6학년때 까지 난 지옥같은 삶을 살았다. 5학년 중간에 아주 잠시 기쁜 일이 있었다. 내가 그나마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다니던 때인데. 누군가가 나에대해서 헛소문을 퍼트린것이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애들은 내가 더럽다고 피했고 6학년때 까지 내 편은 아무도 없었다. 선생님은 그냥 방관자였다. 하지말라고 말만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선생님은 1도 없었다. 심지어 4학년때 선생님은 나를 문제아로 지정하고 같이 괴롭혔었다. 감정도 그 애들에게 통제당하고, 행동하나하나가 다른 이들에게 조롱거리가 되니 고작 13살이었던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점차 안 보이는 상처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상처를 아물지도 못한 채 썩어가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울고 싶었고 아니면 미친척 정신없이 웃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애들이 그걸 꼬투리를 잡아 조롱할까봐 그러지 못했다. 6년동안 그런 일을 당하다 보니 나중에는 우리 부모님이 눈치를 챌 정도로 6학년때의 나의 모습은 입학했을때와 180도로 달라졌다. 결국 6학년 어느 가을날 끝내 부모님 앞에서 힘들다고 울었던 것으로 지옥같은 학교 생활은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그 날 이후로 8년이 지나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기억은 아직도 6학년에 머물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 믿고 있었다. 어른이 되면 아픈거 다 사라진다고. 근데 어른이 되어도 아픈건 그대로 였다. 아직도 애들앞에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다. 웃는 건 그나마 할 수 있지만 우는 건 못하겠다. 그럴려고 하면 애들이 갑자기 정색을 하고 왜 웃냐고 그럴까봐. 내 행동하나하나를 누군가가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내 행동을 조심히 하고 다녔다. 심지어 애들이 장난으로 한 행동도 그 때 초등학생때 애들의 모습과 겹쳐서 갑자기 소심해지게 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이랑 대화를 할때도 겁을 먹기 시작한다. 더 싫은건 나를 괴롭힌 애들과 만날까봐 그게 걱정이었다. 이젠 부모님이나 동생들한테도 초등학교때 이야기를 아예 말하지 못한다. 다들 들어주기 싫어하니까. 나도 힘들다. 초등학교때 기억만 꺼내서 버리고 싶지만 그게 잘 안된다. 자기전, 그림그릴때, 씻을때. 시도때도 없이 그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니까. 이제 좀 잊고 싶다. 초등학교 동창들아. 잘 지내고 있니? 나는 너희들이 준 작고 큰 선물들을 아직도 정리를 못하고 깔려서 숨도 못 쉬고 있는 상태인데 말이야. 어디선가 너희들은 초등학교 시절을 추억이라며 웃으면서 다니고 있겠지. 초등학교때 니네들은 나를 괴롭히면서 너희들끼리 웃고 떠들었으니. 나를 괴롭힌 건 또한 추억이었을거야. 난 잘못되었으니까. 너희들은 지금쯤 좋고 멋진 직업을 가지고 있던가 아니면 좋은 대학교를 다니고 있겠지. 니네들은 무조건 잘났으니까. 난 너희들이 밉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맙다고 생각해. 너희들이 아니었으면 지금 나는 어땠을까? 아마도 힘들었을거야. 처음 겪는 일이라 혼란스러웠을거고. 너희들에게 당하고 8년을 살다 비슷한 일을 마주하니. 무서우면서도, 이제는 두렵지 않고 내가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부터 들더라. 겪은 일이다 보니까. 정말로 고마워. 하지만 너희들을 또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다. 니들의 잘난 인생 맘껏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연히 나를 봤다 해도 모른체하고 갔으면 좋겠다. 나도 너희들은 알아서 피하고 다닐거니까. 한번 봤으니 이제는 보지말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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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aries123
· 4년 전
저도 초등학교때 힘든 일을 마주했어서, 더 공감가네요... 누군가에게 감정을 통제받고, 그 시절 나의 시간과 추억을 눈치보며 살아갔다는 게 이미 훌쩍 커버린 지금도 화가나고, 슬픕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떠올려지는 그 때의 기분에 소름이 돋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것이 두려워 연기하는 척 살아가는 걸 제 자신이 느낄때마다 제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짜증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