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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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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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4살 아이를 육아중인 30대 여성입니다. 산후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하루 대 부분을 제 자신 스스로에게 몰두하며 지내는 동안, 남편의 외도를 알게되었습니다. 삶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작했는데.. 매일 밤 살고싶다고 울부짖는 제 마음 속 소리에도 괜찮을꺼라고 힘내자고 다독여 줄 여력이 없네요. 어린시절, 저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 폭력에 노출된 채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습니다. 제 기억 대부분은 아버지에게 목 졸리는 어머니를 보며 그저 자는척을 하거나 피투성이가 되어 맨발로 도망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는 어린 여자아이의 공포로 칠갑이 되어있어요.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증오합니다. 어머니가 불쌍하지만 증오해요. 늘 부재중이었던 아버지는 엄마가 맞는 날 제일 오래 만날 수 있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노골적으로 제게 투영했어요. (어머니 스스로 살아가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아요 감정 쓰레기통 같은거요..) 아버지를 닮은, 아버지와의 사이에서 얻은 저는 어머니의 삶에서 그저 걸림돌일 뿐이었어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오답같은 존재였어요. 늘 너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는 말을 달고 사셨으니까요. 결국 어머니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어요. 이혼 후 저와 함께 살던 집에서요. 결혼 후, 아이를 낳고나니 부모에 대한 생각, 어린시절의 기억, 어머니의 자살 등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한꺼번에 몰려왔어요. 다른 사람 도움없이 매일 육아에 매달리며 마음속으로는 제발 살려달라고 살고싶다고 울부짖는 일상이었어요. 남편은 심리적 질병을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 나약하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하죠. 우울한 사람과 한 집에 산다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겠지만 그는 빠르게 변해갔어요. 도움을 요정했었지만 돌아온 반응은 냉담했고 그 이후부터 저는 마음을 감추기 급급했어요. 몰래 울고 몰래 아파야했어요. 남편과의 다툼이 잦아졌어요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이나 쏟아내는 말들을 듣기 힘들어하고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밖으로 도는 시간이 많아지는가 싶더니 외도중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부모님처럼 살면서 제 아이를 저처럼 몰아갈 순 없어요..저처럼 늘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게 할 순 없어요. 마음과 다르게 상처주는 제 모습을 보고 놀랄 때가 많은데도 의식하지 않을 때 엄마인 저는 아이를 또 상처주고 울게 해요. 정서적 자원이 없는 저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마음속이 무너져 내릴 때 마다 제 스스로에게 말을 겁니다. 유일하게 저와 함께 아파해주는 존재라는 걸 많이 아프며 배웠어요. 이제야 다시 살아 볼 힘이 생겼는데.. 목숨처럼 사랑했던 남편의 외도는 저를 또 이렇게 짓이기네요. 이젠 남편과 아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감정을 통제하기 힘들어요. 뜨거운 화염속에 발을 구르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대로 있다간 내가 날 죽게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면서요.. 남편은 가정으로 돌아와 일상을 찾았습니다. 저를 사랑하고 아이를 사랑한다고..가정을 지키고 싶답니다. 그런데 이젠 제가 남편을 사랑하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아이를 위해 덮었습니다. 물론 그를 사랑해요. 하지만 그는 제가 아는 제 남편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말해요. 시간이 지나면 모든게 변한다구요. 그렇지만 전 그를 그렇게 사랑해 본 적이 없어요. 술에 취해 광끼들린 눈으로 엄마를 때리던 아빠를 나이든 흰머리 노인의 몸속에 넣어두고 여전히 사랑해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도망칠 수 없었던 나의 엄마도 차가운 납골당 앞 사진속에 넣어두고 엄마를 잃은 여느 딸 처럼 사무치게 사랑하죠.. 하지만 제 마음과 달랐다고 해서 제게 그걸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요? 애초에 사랑받을 자격이 있었던걸까요? 낮은 자존감에 제가 절 사랑하지 않았었는데 타인은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는 것 같아요. 텅 비어있는 저를 들켜버릴까봐 대인관계에도 소극적으로 변해가요. 남편에게 보여지는 모습은 실제 제가 아닌 연출된 모습이고 아이에게는 형식적이죠. 그런데 아이에 대한 부분이 너무 아파요. 저를 보는 것 같아서요.. 그러면서도 이 삶에서 도망치고 싶고 또 어떤날은 다시 힘내보자 싶고 제 마음을 제가 모르겠어요. 살고싶어요. 사랑하는 사람은 잃었어도 제 목숨같은 아이를 위해서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원하는 것이 이렇게 아픈것이라면 다신 그런거 안하고 아이만 잘 키우고싶은데..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 힘드네요.제 일상엔 남편이 있으니까요. 저를 속이고 다른 여자와 외도한 남자에요. 동시에 제가 제일 사랑하고 의지하는 사람이죠. 혼란스러워요. 서로 눈치보고 손님처럼 남처럼 예의를 차리고 생활해요. 그는 제 기분이 안좋아지면 애정표현을 하고 저는 쓸데없이 의중을 궁금해하죠. 그리고는 의심이 꼬리를 물어요. 이젠 외도중이지 않은데도 말이죠. 남편과 살아가야 한다면 다시 사랑하며 살고싶어요. 인간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아이에게 알게 해주고싶어요. 제 나이쯤 되었을 때 건강한 마음으로 살게 해주고 싶어요. 행복해지고 싶어요. 그런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도와달라고 말하면 늘 외면당해와서 그런지 이젠 상담 받는것도 겁이 나네요.. 그러면서 희망을 놓지도 못해요. 이대로 살기엔 제가 너무 가여워서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어요.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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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soul
· 4년 전
마음아파요ㅜ공감합니다 저도3살 아들을 키우는30대 후반 평범한주부 입니다. 저 또한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가장고통 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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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dsoul
·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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