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외면했던 한 친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왕따|폭력|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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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건,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외면했던 한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요. 아마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저를 욕하게 될 거에요. 그러셔도 돼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해버렸으니까요. 그 친구의 이름은 '복숭아'라고 할게요. 저는 복숭아를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났어요. 그 아이는 조용했고, 잘은 기억 안 나지만 저도 조용한 편이었죠. 그래서 그 친구랑 참 많이 놀았던 것으로 기억나요. 그 친구의 집에 놀러가기도 했고, 그 친구의 어머니랑 밥을 먹기도 했어요. 그 아이는 조용히 제 말을 들어주었고, 저는 열심히 떠드는 쪽이었죠. 그리고 3학년이 되고 나서, 저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활발해졌어요. 활발하게 친구들과 놀다 보니 다시 조용해지고 아이들에게 무시받는 게 무서웠고, 두려웠죠. 게다가 그때의 저는 살집이 있어서 무시받는 게 쉬웠고, 그래서 왕따당하지 당하지 않으려고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으려고 했어요. 아이들에게 맞추어서 놀기를 반복했죠. 그렇게 저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복숭아와 같은 반이 되었어요. 그러나 그 때는 전 다른 친구들과 더 많이 어울려 놀았고, 그 친구와도 가끔 대화를 하고 피아노 학원에서 만났으나 예전만큼 친해지지는 않았어요. 그냥 조금 서로 어색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4학년 때, 입이 가볍고 뒷담까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저는 그 아이들과도 적절한 친분을 유지했죠. 저는 그러다가 그 아이들이 복숭아의 뒷담을 까는 것을 들었어요. 내용도 기억해요. 전 너무 충격적이었으니까요. "야, 쟤 머리 안 감는 거 아니야? 기름졌어." "나 쟤가 바지 안으로 손 넣어서 긁는 것 봤다니까?ㅋㅋㅋ" 그 아이들은 그런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서 떠들었어요. 저는 그 사이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 아이들에게 잘못을 지적할 용기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날이었어요. 담임선생님은 반에서 왕따가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쪽지를 돌리셨어요. 자기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친구에게 잘못한 점이 있다면 작성하라고, 그러면 봐주겠다고. 저는 그 말을 듣고서 적었어요. 그냥, 제가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고 생각한 점을 적고 싶었어요. '피아노 학원에서 그 친구와 피아노를 치는데 너무 냄새가 나서 옆에서 조금 떨어져서 앉았어요.' 저라도 너무 죽여버리고 싶은 내용이었어요. 하지만 그때의 저는 얄팍한 죄책감밖에 느끼지 못했죠. 선생님은 쪽지를 하나하나 읽어보기 시작하시더니 제 쪽지를 읽고서는 한숨을 쉬고 불같이 화내셨어요. 아마 그때의 선생님은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이렇게 못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에 놀라신 것 같아요. 저는 선생님이 제 내용을 혼내시는 걸 보고 놀랐어요.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걸까? 전 선생님께 혼나는 게 무서웠거든요. 그 날, 수업이 끝나고 전 어쩌다가 그 뒷담화를 하는 무리의 아이들과 집을 가게 됐어요. 그 아이들은 사실 쪽지에 적힌 내용이 자기 이야기라면서 웃었죠. 그들에게는 그런 일이 자랑거리였던 거였어요. 이건, 이건 제가 저를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인데 언젠가는 입 밖으로 꺼내야 하니까요. 저도 그 사이에서 제 쪽지가 무엇인지 말했어요. 그 아이들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이야기해서, 저도 그건 자랑인 줄 알았어요. 그 때의 멍청한 저는 그런 줄 알았어요. 그 아이는 절 마지막까지 좋은 애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전 모두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겉으로는 늘 잘해주고, 잘 대해줬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죄는 없어지지 않아요. 이걸 어떻게 제가 모른 척 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약 6년의 시간이 지났어요. 저는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기까지 천천히 이 일을 기억했어요. 학교폭력에 대한 자각이 생기면서부터 제 과거를 짚으니까, 제 잘못이 너무 두드러지게 나타났어요. 제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이미 튀어나온 가시는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4학년 때의 그 친구를, 두 번째에는 그 아이가 반에서 홀로 지냈다는 사실을, 세 번째는 제가 그 일에 동조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그 아이와 제가 친했다는 점을. 천천히 기억했어요. 그리고 생각할 수록 너무 아팠어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라는 걸 알았어요. 전 그 이후로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에 매우 예민했어요. 중학교 때, 아이들이 학교폭력을 저지르려고 할 때면 먼저 잘못을 자각하고 인지했죠. 늘 막아보려고 노력했고, 실패했다면 피해자인 아이들에게 사과했어요.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조차도 제 속이 편하라고 하는 거라는 걸 알았을 때 너무 괴로웠어요. 얼마 전, 그 아이의 어머님이 우리 어머니께 연락왔어요. 그 아이의 어머님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에게 어떤 일을 홍보하려고 전화드린 거에요. 근데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전학가고 나서도, 제 얘기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전, 말끔히 잊어버렸는데. 그저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는데. 나중에서야 기억하고 후회했는데. 저는 그 말을 듣고 샤워하면서 한참을 울었어요. 죄책감의 무게가 이렇게 무거웠다면, 절대 그렇지 않았을 텐데. 그 아이에게 다시 연락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안될 것 같아요. 평생 안고 간직해야 할지, 사실대로 말해야 할지, 아니면 오랜만에 만나서 보고싶다고 말이라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과하는 것조차 나 편하자고 하는 일일까봐 무서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이 그 아이를 위하는 일일까요.
방관자혼란스러워죄책감괴로워잘못사과콤플렉스잠재적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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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Day365 (리스너)
· 4년 전
마카님께서 어릴적 행동에 후회도하시고 반성도 하시고 오히려 그 모습을 고치며 잘못됨을 고쳐나가는 모습들을 보여주신것같아요. 어릴적 친구들이 했던 행동들에 대해 스스로 잘못됨을 인지하고 많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들을 보내셧던것같고요. 특히나 어린나이엿고 주변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던 나이엿기에 그나이에 그랫지만 후에 잘못된 행동을 깨닫고 반성하시고 오히려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을 도와주고자 하신것은 잘하신것이라 생각해요. 알면서도 그냥 피하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잇으니 말이죠. 근데 마카님 마카님께서 그친구분께 사과하는것은 나 편하자고 하는 일이기보단 그당시 그렇게 행동하고 사과하지못한 그친구에 대한 미안함이자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후회라고 생각해요. 또한 마카님처럼 깨닫고 반성하고 다른이를 돕는 사람들도 잇지만 반대로 아직까지도 뭐가 잘못되엇는지, 커서도 변화된게아닌 그대로하고 잇는 사람들이 잇을수잇다는거에요. 그리고 마카님께선 단지 내마음 편하고자만 햇다면 막아보러고 노력하고 피해자인 친구들에게 사과하는 것도 쉽지않앗을 것이란 생각이들어요. 단지 나 편하자고 생각만 하셧다면 그냥 회피햇을수도 잇고 그냥 다른이를 안도왓을수도 잇엇을테니까요. 마카님께선 그게 잘못된것을 인지햇고 그렇기에 그걸 막는것을 한거죠. 그러면서 이전에 햇던 행동에 대해 반성하며 다시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신거고요. 저는 마카님께서 반성하고 후회하며 다른친구들을 도와주는것을 용기내신것처럼 그친구분께 용기냇음 좋겟어요. 그친구는 전학가고나서도 마카님의 얘기를 한것을 보면 마카님에 대한 기억이 나쁜것이 아닐수잇을테니까요. 그러니 그친구분께 나는 그순간이 너무 후회되엇고 너한테 미안햇다고 아직도 너무 미안하다고. 너가 보고싶엇으나 나스스로 그럴자격이 없다고 생각해서 연락도 못햇엇다고. 등 얘기해보셧음 좋겟어요. 이젠 그친구와 상처를 내버려둔 친구사이가 아닌 서로 보듬어줄수잇는 사이도 될수잇을테니까요 마카님. 어릴적 일르 반성하시고 열심히 고쳐나가는 모습, 그리고 지금까지도 반성하며 노럭하시는 모습을 아마 그친구도 알거에요. 그러니 이제 그친구와 얘기해보시고 그마음도 편해지시고 지금처럼 잘못된점을 바로잡고 도와줄수잇으셧음 좋겟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