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마주하기가 지치고 힘들어져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독|불안|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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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마주하기가 지치고 힘들어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cellia7168
·4년 전
20대 초반의 대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자치기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처음엔 정말 좋았고 재미있었고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스스로가 성장하는 것을 느끼는 게 너무 좋았어요. 정말정말 너무 힘든 일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저한테는 그게 항상 하고 싶은 일이었어요. 그런데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 닥쳤고, 처음으로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니 내가 그동안 에너지를 소모했고 조금은 지쳐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땐 힘들긴 해도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책임감만 아니라면 다 그만두고 싶어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몇 가지 변한 점이 있었어요. 저는 스스로 굉장히 나름대로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고 상대의 상황을 많이 고려하고 배려한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하면서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을 많이 봤었어요. 일 처리에 있어서는 감정이 개입되지 않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하고,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고, 객관적으로 볼 때는 충분히 힘들 법한 상황인데도 나는 잘한 게 없으니 힘들다 느낄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를 몰아세우기도 했었어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먼저 힘들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를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까 그 상황에 대한 내 감정을 잘 봐 주지도 못 했고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감정을 먼저 느끼면 힘들어지니까, 그걸 안 느끼고 냉정하게 생각해야 뭔가를 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해서 감정적인 걸 누르고 있더라고요. 여러모로 내가 생각보다 일 중독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리고 일적으로 연락이 계속 오가잖아요. 친구들과의 수다랑은 달리 이 사람들은 업무상 관계라 연락을 받고 어떻게 잘 답해야 하지를 생각해야 하니까. 계산적으로 잘 생각해야 꼬투리를 안 잡히니까. 때로는 상대와 기싸움도 하고요. 그걸 겪으면서, 원래는 몇 시간씩 카톡을 안 보거나 카톡이 온 걸 알면서도 쌓아두는 걸 이해 못 했는데 이젠 제가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원래 사람을 너무 좋아하던 성격이고 전화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마음 나누는 걸 너무너무 좋아했고, 그런데 결국 나를 가장 소중히 여겨 줄 사람, 내가 바라는 것처럼 서로를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마음을 나눌 사람은 찾을 수가 없겠구나 생각해서 언젠가부터는 포기하고 있어요. 지금은 나랑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이지만, 마주할 일이 없어지면 내가 먼저 손을 뻗지 않는 한 이들이 먼저 나를 찾을 일은 없겠지. 지금은 만날 일이 많으니까 이렇게 지내고 있을 뿐이지. 찾을 만큼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잖아. 하는 생각도 항상 깔려 있게 되고요. 근데 사실 친구관계라는 것만큼 의무가 없는 관계도 없잖아요. 가족이나 일 관계랑은 다르니까. 그들이 나를 소중하게 여기든 그렇지 않든 전혀 잘못은 아니죠. 그냥 내가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만한 사람은 아닌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일 이야기와 이 이야기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사실 이제 본론인 것 같은데, 최근에 계속 그냥 어디론가 떠나고 싶더라고요. 모든 거 다 접어두고 아무 연락도 받지 않고요. 연락하는 것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피곤하고 지쳐요. 심지어 원래라면 나를 찾아주고 다가와 주는 사람은 고맙고 반가워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지치고 피곤하게 느껴져요. 연락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전화하는 것도 그래요. 그래서 친한 친구에게 일주일 정도 아무런 연락도 못 했어요. 연락할 생각을 하니까 지치는 느낌이어서, 원래라면 하루 이틀에 한 번씩은 전화하는 친구인데. 오늘은 그래서, 연락이 닿을 만한 사람들 번호를 다 차단하고 카톡이랑 인스타그램을 지웠어요. 그냥 연락이 오는 거 자체가 에너지 소모가 되어서, 잠깐 다 끊고 쉬고 싶었어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만 짧게 ‘잠시 일체의 연락 받지 않음’이라고 써 놓고요. 일부러 설명은 안 했어요. 나중에는 핸드폰 잃어버렸었다는 식으로 적당히 얘기하려고요. 원래 전화 차단은 안 하고 만약 전화가 오면 그냥 무시하려고만 했는데, 전화가 울릴 걸 생각하니 숨이 막히도록 불안해져서 그냥 다 차단해 버렸어요. 며칠간 이렇게 아무 연락도 받지 않고 지내려고요. 연락 수단이 다 막혀서 아무 연락도 못 올 텐데, 왜 자꾸 불안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연락이 올 것 같고 그 느낌이 불안해요. 사실 막 미친듯이 우울하고 힘드냐고 물으면 그건 아니에요. 그냥 일할 때 감정은 잠시 밀어두고 생각하던 것처럼, 남의 감정인 양, 두꺼운 장갑 하나를 끼고 내 감정을 만지는 양, 별로 뭔가 엄청나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사실 힘들어도 되는지를 잘 모르겠어요. 일할 때 난 잘 한 게 없으니 힘들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던 게 이어지는 건지, 내가 그렇게 힘들 일을 겪은 것 같지도 않아서 그래도 되는지 잘은 모르겠어요. 힘들다는 말이 잘 안 나와요.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맥락 없이 두서없이 써내려갔네요. 좀 전에 불안해하면서 연락을 다 막고, 연락이 안 울릴 테지만 아직도 불안해서 무작정 찾아왔어요. 코로나+방학의 콜라보로 사람을 직접적으로 만날 일은 없지만, 연락으로 사람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지치네요.
힘들다혼란스러워불안해답답해불안공허해외로워무기력해스트레스받아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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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yun9
· 4년 전
주변에 일적으로 만나는 비지니스적 관계 말고 진심으로 서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그런 친한 친구를 만들어 보아요 중간에 욕이 나와도 친근하게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친구와 연락을 자주한다면 스트레스가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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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a1112
· 4년 전
번아웃증후군 이신것 같네요... 저도 대학생때 학생자치기구 하다가 멘탈도 깨지고 인간관계도 깨지고 번아웃증후군 까지 와서 우울하고... 그랬거든요. 그동안 너무 열심히 하셔서 그래요. 대학생은 정말 사회생활의 시작이죠.. 학생자치기구를 통해 뭔가 배운것도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안잡히는법, 꼬투리 안잡히게 전달하는법, 적은 만들지 말것 등등. 근데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겠죠 . 일을 열심히 하고도 그 수고스러움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을 때도 있구요. 일을 넘기는 사람도 있고, 아주 뻔뻔한 사람도 있을수 있죠. 지금 힘든것은.. 그동안 마카님이 너무 열심히 일만 보며 달려왔기에 휴식할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신호같아요. 너무 힘들다 싶음 학생자치기구 2년 이상 하셨으면 시원하게 때려치워요. 못해먹겠다 싶어도 때려치워도 되구요. 이제 좀 쉬세요. 좋아하는것도 해보도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유튜브를 보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면 천천히 소진 되었던 에너지가 채워진답니다. 인간관계는 정말 덧없는 거예요.. 내가 바라는대로 절대 안되죠.. 인간관계 또한 마카님이 휴식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졌을때 더 원활하게 돌아갈거 랍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걱정말고 쉬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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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eed
· 4년 전
돈 버는 일 자체가 나와 상관 없는 일이기 때문에 괴리감이 찾아오고 그런 상황속에서 맺어지는 관계아닌 관계가 역겹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