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고목 위로 뻗어나가는 가지 같은 신경다발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마사지|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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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두터운 고목 위로 뻗어나가는 가지 같은 신경다발과 해진 솜뭉치들과 뭔가 미끄럽고 밀도 있는 점토 같은 것들로 이상한걸 만들다가 깨보니 다들 짐승같은 놈을 두둔하고 있었다. 나는 귀찮은 농담을 받아주며 먹을 갈아야만 했기 때문에 너무 예뻐서 비구니가 되어야만 했다는 러시아 여자를 상상 했다. 그의 아버지는 마피아였지만 불교신자여서 티벳이나 인도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정확하지 못한 번역기를 돌려가면서 대화 하면서도 전혀 따분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방사능이 덮친 마을 처럼 고요하게 스며드는 달빛과 차가운 물 한잔이 창가에 듬성듬성 감성을 묻혔다. 염치 없는 사람을 가장 진심으로 맞아주는 곳. 모두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지 어쩔줄 몰라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슬픈 상상이 촛불 처럼 아슬아슬한 비탈을 따라 떨어지고 있는건 분명했다. 아까 부터 계속 맥주가 내 앞에 놓여 있지만 평소 보다 왠지 잘 먹히질 않는다.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나를 외면하지 않는 건 그저 가방 안에 있는 솔리드형 향수. 망설이거나 더듬거리는 기색 없이 내 속도감 있는 질문에 대답해줬던 그 직원에게 초콜릿을 선물 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었었는지 기억 나질 않는다. 탈색끼가 약간 있는 머리를 높게 묶고 헤어밴드와 커다란 금태 안경으로 얼굴을 가린.. 우리는 과연 바다를 포기하지 않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남양주에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비석 앞에 섰을 때 나는 연해주로 갈 용기와 돈을 찾을 수 있을까. 태국 마사지 간판을 걸고 조선인 퇴폐 마사지 장사를 하는 큰이모에게서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나는 왜 생각 없는 위로를 해서 오해를 만들었을까.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고 날 욕하는 널 보면서.. 널 대하는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된게 언제부터였을까 하고 떠올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죽은 내 첫 아이 생각이 났다. 나는 여자가 아니라서 사과도 위로도 받지 못했다. 사실 그런 의미 없는 말 따위 듣고 싶지도 않지만. 그게 나로 하여금 어떤 효과라도. 예를들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려는 삼촌들로 부터 나를 방어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뭐라도 쥐어줄 수 있지 않을까.. 짐승이 되지 않으려면 엉뚱하면서 따뜻한 걸 보아야 한다. 언젠가 열기구를 타고 아프리카 위를 날게 되면 꼭 엘라핏제랄드가 부른 미스티를 흥얼거려야겠다고 생각 하면서 저번주에 얻어맞아 구겨지고 멍든 내 목을 미지근한 손바닥으로 감싸 보았다. 요새는 눈물이 나려고 해도 참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건조한 아저씨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지만 역시 수염을 기르는 일은 나를 이유 없이 업신여기던 사람들로부터 적당히 숨겨주고 있으므로. 어차피 조만간 나는 더 건조해질 것이고 주름도 더 생길 것 같다. 혼잣말을 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세상과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모르는 곳에서 배고파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 비오는 날 씨디 플레이어를 그대로 켜놓고 슬리퍼를 끌며 젖으러 나가는 너를 상상 하는 날도 줄어들었지만 나는 아직도 왜 내가 이렇게 목이 마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자고 있는 누구를 깨워야 하는걸까. 모르겠다. 내가 이 모든걸 감당할 수 있을지. 정말 알아내려 할 수록 뇌세포가 손상 되는 것인지. 너는 정말 너의 잘못을 모르는건지. 부모를 잃은 사람이 얼마나 허탈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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