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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글
연애
비공개
7달 전
회피하는 걸까요, 현실적인 걸까요
*제가 남들 시선에 많이 예민해서, 저를 비난하는 댓글은 자제해주시기를 미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무살이 된 여자입니다. 애착 이론에서 회피 애착이 저를 굉장히 잘 설명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지만 불안 애착의 성향도 꽤 있어서 공포회피형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 제 남자친구는 불안 애착입니다. 연애 초반부터 남자친구는 가능한 모든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했고, 저는 그것이 부담스러워 선을 그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저 없이는 못 산다고 말하거나, 평생 자기와 함께해 줄거냐고 물을 때, 겉으로는 웃으며 답해도 속으로는 부담감에 숨이 막히는 듯했습니다. 저희 연애에서는 집착과 도망의 패턴이 너무도 익숙합니다. 양쪽 다 그게 힘들어서 자주 우울해지기도 하고요. 요즘 하루에도 여러 번, 헤어지길 결심했다가 계속 사귀는 쪽으로 마음을 돌리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의 밑바탕에 깔린 생각은 '사랑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지 않는다면 어차피 중간 어디에서 끊긴다'입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좋고 과분할 만큼 사랑받고 있지만, 결혼이라는 것도 생각해볼만한 나이가 되기까지 5년,10년 연애를 계속할 자신이 없습니다. 단 한 번의 연애로 평생 함께할 상대를 고르는 것이 큰 도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제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새로운 인간관계와 생활패턴이 형성될 시기인데, 불안-회피 커플 특성상 (제 입장에서는) 구속과 제약이 생길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첫 연애가 끊기는 '중간 어디'가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그런데 제 나름대로 현실적으로, 객관적으로 생각한 이 모든 것이 그저 회피 애착의 산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제 판단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시기와 성격 차이 탓을 하면서 헤어지지만 결국 언제 누구를 만나든 똑같이 도망치는거 아닐까 해서요.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섣부른 생각을 반성하고 연애에 충실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속으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죄책감이 들고, 제가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헤어져야 한다는 뜻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머리가 복잡합니다. 제가 회피하려 하는 걸까요? 아니면 현실적으로 판단하는 걸까요? --- 제 회피 성향에 영향을 준 것 같은 사건을 하나 적겠습니다. 제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가 제 친구였습니다. 남자친구와 썸을 타다가 사귈 수도 있겠다 싶길래, 친구에게 미리 귀띔은 해 주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랬다가 그 친구의 가장 상처받은 모습을 보고, 연을 끊겼습니다. 친구의 무너진 모습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사랑으로 인해 사람이 저렇게까지 아플 수 있구나. 조심해야겠다. 쉽게 마음 주지 말아야지. 헤어져도 안 무너질 만큼만 좋아해야지.' 정확하게 이렇게 다짐했었습니다. 그 직후에 애착 이론을 접해서 이게 전형적인 회피고 고쳐야 한다는 걸 알게 됐지만요. 지금은 많이 정들고 좋아해서 헤어지면 저도 많이 아플 거예요. 남들에게는 아닌 척 하겠지만요. --- 이미 너무 길지만 쓰는 김에 제 마음을 다 드러내고 싶어서 더 쓰려고 합니다. 제가 떠나면 남자친구가 죽기라도 할까봐 무섭습니다.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해도, 걔가 죽을만큼 힘들어할거라는 사실은 압니다. 남자친구의 전 여자친구의 무너진 모습을 남자친구에게 그대로 대입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정말 못할 짓인 것 같습니다. 너무 가슴아픕니다. 현실적인 거든 회피이든 헤어지자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힘들어할 모습을 상상하면 눈물 나서 도저히 못할 것 같습니다. 걔는 어쩌다 저를 좋아해서 이렇게 힘든 연애를 하게 됐을까요. 너무 미안합니다.
불안해답답해무서워혼란스러워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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