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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글
하소연
비공개
11일 전
저희 엄마는 옛날부터 저에 대해 기대가 많으셨어요. 크게 기대거나 부담을 주고 압박을 주는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기대는 하셨었나봐요. 고3쯤 되니까 희미했던 압박이 서서히 강해지는게 느껴지네요. 저희집은 가난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종 교육비지원을 받거나 하는 중산층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제가 어떻게든 좋은 직장을 얻길 바라시죠. 근데 전 돈 많이버는 직업보다는 재밌는 일을 하면서 살고싶어요. 나한테 맞는, 내 적성에 맞는 일이요. 전 문과쪽이라면 광고디자인을 하고싶었고, 이과쪽이라면 식물이나 농업을 하고싶었어요. 근데 엄마한테 솔직히 말하니까 의외로 진지하게 들어주시더라구요. 엄마는 네가 하고싶은 일을 하는건 좋지만 벌이가 안좋다는 말을 반복하셔요. 제가 어떤 분야에 가고싶다고 하면 무조건 안된다, 돈 못번다 이 소리만 하시구요. 내가 하고싶은걸 하라고 했으면서 결국 돈이야기로 넘어오는게 좀 싫었어요. 계속 말이 바꼈거든요. 하루 날 잡고 진지하게 세네시간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결국 그래, 네가 하고싶은 걸 해야지, 했으면서 다른 날 또 이야기를 하면 왜 그런걸 하느냐고 하며 원점으로 돌아와버립니다. 황당해서 엄마는 결국 자기 입장만 고수할거면서 왜 내 의견을 들어주는 척을 하나 싶기도 했어요. 저도 물론 제 적성에 맞으면서 돈도 잘버는 직업이면 감지덕지죠. 근데 엄마는 사람들이 다 좋다고 추천하고, 명백하게 돈도 잘 벌리는 직업도 부정하면서 반대하시는게 문제에요. 엄마는 엄마만의 틀이 있나봐요. 이건 좋고 이건 나쁘다. 정해놓고 다른 의견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것같아요. 서울대 나오면 다 잘될것같고, 교사가 무조건 좋은것같고 그런지 어쨌든 서울로 가라고만 고집하셔요. 전 성적이 그렇게 좋지도 않고, 딱 제가 원하는 대학에는 갈 수 있을정도의 중상위권일 뿐이에요. 전 서울 가고싶지도 않고, 갈 수 있지도 않은데 엄마는 내가 가고싶다는 대학은 무조건 싫다고, 서울로 가라고 고집하십니다. 엄마랑 말이 안통하는것같아요. 대학을 가는건 난데 엄마가 간섭하는것도 싫고, 등록비 대줄 돈도, 내가 공무원 될 때 까지 기다려줄 돈도, 석박사 딸 때까지 대줄 돈도 없으면서 왜 무작정 서울인지 모르겠어요. 우리집이 너무 부자라서 남는게 돈이라면 걱정도 안했겠죠. 난 그냥 빨리 대학나와서 취직하고싶은데, 왜 돈도없으면서 공부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건 헌신도 아니잖아요. 그냥 저지르고 보자는거잖아요. 왜 내 꿈을 돈으로 환산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엄마한테 지지않고 서울안가고 이 대학가겠다 고집하니 엄마는 한숨쉬면서 그럼 4년제 장학금으로 가라. 그러면 안말린다. 이러셨어요. 결국 다 돈이야기면서 왜 내 미래를 걱정하는척 했을까요. 결국 그놈의 돈이었으면서. 결국 서울에 대한 부심이었으면서. 내 꿈에 관심도 없었던 엄마보다 내가 훨씬 더 오래 고민해왔는데, 내 꿈에 귀기울여줄 생각도 없으면서 간섭하는게 너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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