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라리 추억되는 쪽이 좋았을텐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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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라리 추억되는 쪽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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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초등학교 때 언니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요. 언니는 죽고 나는 살았어요. 병원에 있었을 때는 죽었는지도 모르고 엄마한테 퇴원하면 언니한테 이런저런 얘기를 해줄 생각이었는데.. 퇴원하는 날 집 가는 차에 탔거든요 엄마가 운전대를 잡고 갑자기 엄청 우시더라구요 언니가 죽었대요.. 전혀 믿기지가 않았어요.. 현실인 것 같기도 하고 꿈인 것 같기도 하고.. 언니 49제 때 절에 가서 절 하는데 그제야 실감이 났어요. 소리지르면서 울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부모님은 그때 피눈물 흘리셨겠죠.. 어제 동생이 많이 힘든 것 같아서 고민상담 해주다가 이 얘기가 나왔어요.. 동생이 "누나가 나 어릴 때 괴롭히면 지켜준 게 큰 누나였다..근데 그 누나가 사고 당하는 걸 직접 본 게 너무 충격이고 트라우마였다.."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무슨 악의 축이냐, 하고 농담하듯 말했는데 그렇다고 했어요.. 저는 그 말이 좀 많이 충격이었어요.. 맞아요.. 저 심각하게 못됐었어요.. 사고 이후에는 약간 정신병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동생의 말들은 그 말이 차라리 내가 죽었어야 했다는 것 처럼 들려서 너무 마음이 힘들어요. 저도 제가 살아남고싶지 않았어요. 언니가 살았다면 우리가족이 모두 다 행복했겠죠. 언니는 정상이었고 저는 모자란 애였으니까. 제가 어릴 때 가족들은 아빠 빼고 절 다 안좋아했어요. 언니랑 동생은 제가 책만 읽고 있어도 괴롭혔어요.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고 있으면 둘이서 제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저에게 욕을 했죠. 꽤 자주 둘이서 절 따돌렸어요. 둘이서만 나누는 비밀.. 둘이서만 하는 게임.. 내가 죽었다면 엄마도 언니도 동생도 아빠도 행복한 가족이 됐을텐데 운명이라는 게 너무 지독해요. 난 전혀전혀 살고싶지 않았어요. 언니가 부러웠어요.. 언제나 제 삶의 선택지에서는 죽음이 빠지지 않았어요. 제가 간신히 죽음을 지워낸 것도 1년이 채 안됐는데 가족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조금 충격이예요.. 당연히 동생이랑 이야기 할 때는 서운한 거 티 안냈어요. 힘들어하는 거 좀 기운냈으면 해서 고민상담 목적으로 같이 얘기한 거니까요.. 그래도 이야기하고 나니까 동생 기분은 좀 괜찮아보여서 좀 다행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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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o11
· 4년 전
살아보니 살아남아서 다행이고 죽어서 불쌍한거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살아남았으니 살아내는거일 뿐이라는거죠. 자책이나 위축될 필요없어요. 님 인생 예쁘게 즐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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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babo11 감정이 격해져서 어디에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글 썼어요 따뜻한 위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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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zxc
· 3년 전
14살이라는건가.. 글을 잘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