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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비공개
8달 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공부하는 모든 학생들아, 공부하는 게 힘들고 지치지?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나 회의감도 들고 손해보는 기분이 들지? 하지만 나는 공부하는 게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아. 몇몇 친구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게 쓸데없다고, 그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걸 배우는 게 훨씬 낫다고들 하지. 하지만 정말 그럴까?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쓸데없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우리는 몇 십년동안 살아가면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황을 마주할거야. 그 상황들 중에서는 분명 우리가 쓸데없다고 생각했던 국수사과영이 쓰여질 때가 오겠지. 애초에 학문이 만들어진 이유가 어딘가에 필요했으니까 만들어진거잖아. 우리가 그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는 거고. 미래의 우리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공부는 해야해. 얻는 게 있다면 분명 잃는 것도 있어. 내 입장에서 말해볼게. 내가 학창시절 내내 공부를 붙들고 있으면서 얻은 것은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기반, 끈기, 집중력, 다양한 분야에서의 기본지식, 효율적인 시간 배분 능력, 체계적인 정리 등등이 있어. 잃은 것은 내 취미와 특기에 소비할 수 있는 시간, 즐거움, 친구들과의 추억, 건강, 더 발전할 수 있었을 능력 등이 있어. 너희도 한 번 생각해봐. 그리고 얻는 것의 가치와 잃는 것의 가치를 비교해봐. 이건 아마 사람마다 다를거야. 나는 잃는 것의 가치보다 얻는 것의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했어. 너희는 어때? 내 친구 중 한 명은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항상 시험 문제를 일부러 틀리곤 해. 이유를 들어보니 시험 점수가 높게 나와야할 이유를 모르겠대. 또 자신이 높은 점수를 받음으로 인해 점수가 떨어지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라고. 그 친구는 우리가 시험을 보고 흔하게 느끼는 성취감이라는 감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시험 점수를 높게 맞았을 때 느끼는 기쁨을 모르는 거지. 높은 점수에 기뻐하는 상황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 그런 상황을 야기한 교육체제를 비판해. 그래서 시험을 일부러 못 보는 거야. 어때, 맞는 말 같니? 정말 맞는 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 갑자기 시험 100점 맞았다고 기뻐한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 내가 그랬거든. 근데, 그렇다고 내가, 우리가 틀린 걸까? 내가 열심히 노력한만큼 나온 결과에 기뻐하는 게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아. 꼭 교육이 아니더라도. 그림으로 예를 들어볼게. 내가 열심히 그림 연습을 해서 몇날 몇일동안 몇 백장을 그리고 미술 대회에 나갔다고 하자. 그리고 그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리고 1등을 했어. 그럼 난 정말 기뻐했을거야. 내 노력이 결실을 맺은 증거고, 그만큼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공부도, 시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가 1등을 했다는 것, 100점을 맞았다는 것이 다른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보상인 거잖아. 이 보상을, 기쁨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 공부 계속 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니? 물론 공부에 재능이 있어 많이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높은 성과가 나온 친구들도 있겠지. 그럼 그런 친구들에게 밀려났다고 생각해보자. 분하지. 정말 너무너무 분하지. 난 분명 열심히 했는데 그에 대한 결과를 못 받은 것이니. 스스로 결과에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치뤄야할 입시는 언제나 상대적이야. 내가 아무리 만족한다한들 학교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내가 이루고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하지. 그래서 더 공부할 거야. 분하니까. 이기고 싶으니까. 나도 합당한 결과를 받고 싶으니까. 내가 원하는 걸 이루고 싶으니까. 이게 잘못된 것처럼 보이니? 아니, 잘못되지 않았어. 시험을 통해 얻은 기쁨이, 좌절이 공부의 동기가 되는 것, 그건 잘못된 게 아니야. 일단은 너희를 공부하게 만들잖아.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피게 해주잖아. 너희가 시험 점수로 공부에 대한 의욕이 좌우된다면 무조건 최선을 다해. 작은 쪽지시험 하나에도. 물론 앞서 말한 내 친구도 잘못되지 않았어. 그 친구는 자신만의 목표가 있기에 진득하게 그 친구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어. 시험점수로 나타내지 않을 뿐이야. 사실 자신의 꿈과 목표를 공부의 동기로 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긴 하지. 하지만 뭐가 동기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일단 한다는 게 중요하지. 막연히 공부하라고 하는 게 꼰대같니? 지겹니? 쓸데없고 시간 낭비같니? 그럼 몇 개만 묻자. 너희는 확실한 꿈이 있어? 그 꿈이 중간에 바뀌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 그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 내 생각에 공부는 내가 가진 연장을 다듬는 거라고 생각해. 내 목표가 만약 의자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자. 그러면 나무를 자를 톱이 필요하고 조립할 못이 필요하겠지. 드라이버도 필요할 수 있을 거야. 나는 의자라는 목표를 가지고 녹슨 못과 드라이버의 녹을 벗겨내고 톱을 날카롭게 갈며 준비할 거야. 그런데 만약 갑자기 의자 만드는 데에 싫증이 났어. 또는 의자를 만들려고 보니 나무가 부족해. 그러면 어떻게 할까? 나에게 멀쩡한 연장이라곤 톱과 못과 드라이버 뿐인데. 다른 칼, 바늘, 가위, 렌치 등은 거들떠도 보지 않아 잔뜩 녹슬고 망가져 쓸 수가 없어. 그 때 나는 다른 연장들을 다듬고 갈고 닦으면서 처음부터 시작해야할까? 아니면 지금 가진 연장들도 만들 수 있는 걸 도전해야할까? 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알겠니? 내가 처음에 공부란 내가 가진 연장을 갈고 닦는 거라고 했어. 우리가 의무적으로 배우는 것들은 최대한 다양한 연장을 조금씩이라도 다듬는 것이지. 이런 것들을 소홀히하고 내가 하고 싶은 분야만 파고 들었을 때, 결과는 도박이야. 엄청난 성공을 이룰 수도 있지만, 중간에 마음이 바뀔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 그랬을 때 우리가 갈 수 있는 길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고 다른 분야를 처음부터 공부해야하는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어.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어릴 때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거야. 특히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은 더더욱. 무엇을 만들지 모르겠다고 목표를 찾을 때까지 연장을 망가진채로 방치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바로 그것을 향해 나*** 수 있도록 다양한 연장을 미리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현명하지. 그러니까 미리 공부를 해두라고 하는 거야.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지식을 넓고 얕게 쌓으면 어쩌면 죽도 밥도 안 될 수도 있잖아. 일찍부터 한 분야에 파고드는 사람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겠어? 우리가 지식을 넓고 얕게 쌓는 시기는 11년밖에 되지 않아. 대학교부터 내 관심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수가 있지. 요즘은 100세시대라고들 하잖아. 일생의 10분의 1은 기본 지식을 다지고, 나머지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사는 인생. 괜찮지 않아? 그럼 일생 전체를 한 분야에 쏟아붇는 사람은 어떡할까. 내가 앞에서 말했지?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것도 있다고. 요즘 교육 정책에서 계속 내세우는 말 있잖아. 창의 융합형 인재.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이런 사람을 필요로 할지도 몰라. 능력은 조금 떨어질지라도 다양한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지.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기초 공부를 잘 해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삶의 지혜를 더 많이 쌓아두고 있다는 것을 나는 확신해. 사실 선택은 너희 몫이야. 일생의 100%를 한 분야에 쏟는 것, 일생의 10%는 기초에 90%는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쏟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너희가 잃는 것이 있을 테고, 얻는 게 있을 거야. 판단은 너희가 해야지. 이렇게 앞에서 길게 적어놓고 하는 말이 너희가 선택해라, 라니. 너무 횡설수설 적어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사는 거라는 거. 앞서 제시한 선택지 중 틀린 것은 아무것도 없어. 기초공부가 중요하다고 지겹도록 말한 것은 너희를 세뇌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공부하다가 회의감을 느끼는 너희에게, 지금 가는 길이 틀린 게 아니라고 격려하고 싶어서였어. 어느 길이든 너희가 만족하면 그걸로 된거야. 하지만 무엇을 선택하든 공부는 해야 한다는 거. 그것이 무슨 분야가 됐든, 경제든, 의학이든, 문학이든, 우리 인간은 공부와 떼어놓을 수 없다는 거. 우리가 공부를 하면서 힘들기도, 화나기도, 기쁘기도, 뿌듯하기도, 회의감들기도, 자괴감들기도 하겠지만, 그 끝에 남는 것은 분명 그 힘듦을, 어려움을 밟고 일어서서 목표를 이루고 밝게 빛나는 우리일거라는 거.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그렇게 믿고 공부하고 있어. 늦은 밤 갑자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여기까지 와버렸네. 사실 비공개로 해놓을 생각에 반말로 적었는데 좀 건방지고 잘난척하는 느낌이었으려나? 그랬다면 사과할게. 혹시라도 나 혼자 주저리 주저리 적은 글이 누구 한 명에게라도 작은 위로가 된다면 내 나름대로 기쁠 것 같아서 뒤늦게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는 내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분명 다양한 생각이 있을테고 내 생각에 적대적일수도 있겠지. 그럴 땐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줘.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학생들아. 지금까지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어. 앞으로도 공부할 나날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겠지만 언제나 응원할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대단하고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들이니까 다른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주길 바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모두들 좋은 밤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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