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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8달 전
내일 세상을 떠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두어 번 썼었어요. 감정에 휘말려 쓰는 바람에 두서 없고 내용도 없던 걸로 기억하는데... ㅎ 이제는 차분히 글을 쓰게 되네요.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니까.. 그런지는 몰라도.. 제목대로, 저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등지려고 해요. 이전에 글을 썼을 때, 스스로 한심스럽다며 자책감과 자괴감에 글을 썼었는데 이제는 자책하기도 지친다고 해야 할까요. 자책하는 이유는 성적 때문이에요. 저는 22살, 올 해로 3수를 마친 남학생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3수에 실패했고 3수를 했음에도 이름 있는 대학은 커녕 지방에 있는 대학 마저도 위태위태 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지방에 있는 국립대학교에 원서를 넣고 오늘 결과가 나왔는데, 예비 30번대를 받았네요. 합격 확률이 없진 않은데.. 합격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냥 제가 많이 싫어서요. 그 동안 스스로 포장하고 합리화하기 급급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안 할 거예요. 그래요. 올 1등급 수준의 성적은 아니더라도 2~3등급 언저리의 성적도 얻어내지 못 한 건 전적으로 저의 노력 부족이었고 게을렀던 저에 대한 잔혹한 인과응보이겠죠. 변명도 안 할 거고 그냥.. 참.. 뭐라고 해야 할까.. 그냥 모든 게 뿌옇게 보여요. 제 앞 날도 그렇고, 살아온 날도 그렇고, 집에서는 고개를 못 들고 있겠고요. 밖에 나가서도 그렇고.. 그냥 숨만 턱턱 막히고 심장이 아파요. 이렇게 모든 것이 뿌연 와중에 유일하게 선명한 느낌은 참 짜증나게도 내가 싫다는 생각 하나. 아주 잔인하리만큼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손에 잡히는 감정이 나에 대한 혐오라니.. 솔직히 글도 잘 못 쓰겠어요. 차분히 쓰려고 했는데... 점점 두서 없이 갈팡질팡 쓰고 있다는 게 또 느껴지네요. 저는, 제가 제법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어요. 공부도 잘하고 외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출중하게 잘 생기거나 한 건 아니지만 키도 185가 넘고, 괜찮게 생겼다는 소리만 듣고 살았으니까. 어른들껜 언제나 착하고 예의바르다는 소리를 들었고 친구들과도, 날을 세우지 않고 두루두루 잘 지냈어요. ㅋㅋ 갑자기 이렇게 나에 대해 좋은 소리를 하자니 영 어색하네요. 다 끝나는 마당에 뭐.. 아무튼 운동도 나쁘지 않게 하고 글도 잘 써서 초등학생 때부터 중, 고등학생까지 글쓰기 대회도 많이 휩쓸었고 백일장도 많이 나갔고 지금 쓰는 글은 참 형편없지만.. ㅋ 그 과정에서 부모님 기대치가 많이 높아지신 듯 해요. 나는 괜찮은 아들이다, 좋은 장남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근데 시간이 흐르고,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경쟁하고 점점 무대가 확장되기 시작하니 저는 별 게 아니더라고요. 공부도 훨씬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모든 면에서 저보다 출중한 친구들이 많았고 저는 많이 초라한 사람이었어요. 기대치는 점점 충족시키지 못하고 우울증이 찾아왔던 것 같아요. 우울증에 걸리니 생활이 축축 처지고 무기력해지고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능력치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느낌. 우울증을 겪어보신 분들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떨어지는 학업성적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재수, 삼수.. 난 더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미련한 실수만.. 목숨 걸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죄스러워서 고개를 도무지 들 수 없네요. 집은 가장 편한 안식의 공간이어야 하는데 지금 저에겐 가장 불안하고 힘겨운 공간이에요. 공기가 무겁고 심장이 아프고.. 더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오늘 대학 발표가 나고 끝끝내 참다 못한 아버지로부터 책망을 들었는데.. 뻔뻔하게 철면피 깐 셈 치고 살아나가려고 해도 더 이상은 아닌 것 같아요. 하나 뿐인 내 동생은 어쩌지, 이제 고등학교 입학하는 철없는 내 동생. 떳떳하게 좋은 대학생 형이 되어서 이것저것 조언도 해주고 공부도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바보 같이, 진짜 바보 천치 같이 지금 난 뭐지? 매사에 이래요. 공부 뿐만이 아니야. 난 자신감도, 자존감도 없어. 그리고 다시 회복할 수도 없어. 사람을 대하는 게 무섭고 이젠 무엇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떠나는 마당에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으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글도 잘 안 써지고 이 쯤에서 줄여야 할 것 같네요. 무슨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쓴 건 아니고 그냥, 어디에다든 후련하게 글로 모든 걸 털어놓고 싶었어요. 생각만큼 잘 되지도 않았지만... 댓글로 나약한 놈이라고 욕을 한 바가지 적으셔도 좋고 뭐라고 이야기하셔도 괜찮아요.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고맙습니다.
혼란스러워불안해강박우울해외로워호흡곤란의욕없음스트레스
전문상담 추천 3개, 공감 5개, 댓글 10개
yrom
8달 전
굳이..? 꼭 대학 아니라도 방법은 많잖아😧...22살이면 한참 젊은데.. 일단 내일 하루 놀고 다시 생각하자 좋아하는 음식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그동안 죄책감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을거 아녀 어짜피 살다보면 지천에 널린게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야 3수 말고 4수 5수한 사람도 많고 결혼전에만 졸업하면 되지 뭐 아니면 직장다니면서 야간대 다녀도 되고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일단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봐 죽는게 답은 아니야
doridori1201
8달 전
제발 그런 생각하지 마세요.아무리 지금이 죽고 싶을만큼 힘들어도 어떻게든 해결되고 새로운 길을 찾을 겁니다.22살이라는 젊은나이에 자살을 생각하는 건 너무 극단적입니다. 살아가면 많은 기회가 생길테고 행복한 일 또한 분명 있을 겁니다.그러니 자살같은 생각말고 제발 살아주세요.
wlclsekd
8달 전
지금까지 주변사람들에 기대 속에서 많이 지치신 것 같아요. 일단 지금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버리시고 내가 지금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해보세요. 아직 시간은 많아요. 아직 파릇파릇한 20대잖아요? 누구나 공부때문에 사람들에 기대감에 자기자신을 잃을 때가 있어요. 내가 이렇게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허무할 때가 있죠. 그래서 포기하기도 하고 다시 도전하길 반복하죠.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고 지금 하고 싶은 걸 찾으세요. 공부가 대학이 전부가 아니에요. 당신의 행복을 찾으세요
holypatos
8달 전
25살 대학교1학년인데 난ㅋㅋ 그맘 알죠..
ourhappyday
8달 전
저는 수시로 대학을 가려고 맘 먹고 내신 관리를 했는데 정작 수시 면접에선 광탈... 운 좋게 1차에 붙어도 2차에 떨어져서 스스로 너무 못나보이고 공부 좀 더 열심히 할걸 후회도 엄청 했어요.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티는 안 냈지만 매일매일 무너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수능 준비 해야되는데 그렇게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공부를 하다 수능날. 너무 긴장을 해서 답을 밀려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점수가 처참하게 나왔어요. 담임선생님도 제 눈치를 살피면서 말씀하실 정도로 진짜 점수가 그동안 본 모의고사 점수에 훨씬 못 미치는 그런 점수..,를 등급을 보는데 너무 부끄럽고 대학을 갈 수 있을까 싶고. 속상하고 화도 나고 엄청 복잡한 마음으로 대학 진로 상담을 마치고. 죄송한 마음으로 주눅 들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요. 재수를 할까... 취업으로 뛰어들까... 엄청 고민한 끝에 눈을 낮춰서 대학에 들어갔어요 한 6개월 가량 방황했던게 생각이 나네요. 올려주신 사연 끝까지 읽으면서 그때 기억이 떠올랐어요 고3 수험생 시절이 생각 나면서... 마음고생한 것도 문득 ... 저와 마카님은 분명 다르고, 마카님이 지금 겪고있고 느끼고 있는 모든 상황, 감정들은 지극히 타인인 저는 온전히 헤아릴 수 없을지도 몰라요. 저는 지금 20대 중반입니다. 대학은 졸업을 안 했어요. 안 한건지 못 한건지는... 말을 아낄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마카님, 사연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감사해요. 미숙한 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고 감사해요. 마카님. 조금 더 일찍 댓글을 달고 싶었는데 타자 치는 속도가 좀 느린 편이라... 날을 넘겼네요. 미안해요. 아침 해도 보고 지나가는 구름도 보고 해 질 무렵도 보고 밤하늘도 같이 봐요. 오늘 하루 부디 살아주세요. 이기적으로 말해서 미안해요. 오늘 하루 부디... 마카님의 마음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바라고 있을게요. 부디... 아침도 낮도 저녁도 밤도 새벽도 함께해주세요.
sjsj1010
8달 전
경제적인 여유가 되신다면 9급 공무원 준비를 해보는건 어떠세요? 수능과목이랑 크게 다르지 않고 추가되는 과목 몇개 있긴한데 대학 들어가셔서 취업 준비하시는것 보다 어쩌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몰라요 이렇게 젊고 이쁠 나이에 조금만 더 무르익는 시간이 필요하다 라고 생각해봐요 저도 교대 준비하느라 삼수까지 해서 겨우 들어갔고 올해 임용고시 준비중이에요 공부라면 치가 떨리는데 내가 공부가 길이 아님을 알면서도 다른 거에 재능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붙잡고 있어요 지금까지 해오신게 너무 아깝잖아요 우리 같이 조금만 더 견디면 안될까요? 힘드시면 따로 연락 주셔도 돼요 기다릴게요
글쓴이
8달 전
@yrom 좋아하는 음식도 생각이 안 나고 같이 노래방 같은 곳 가 줄 친구들도 이젠 없어서.. ㅎㅋ 그리고 제가 고생했다는 말 들을 자격이나 있을까, 싶기도 해요... ㅋㅋ 그래도 따뜻한 글 정말 고맙습니다.
글쓴이
8달 전
@doridori1201 새로운 길이 분명 열릴까요? 답글 감사합니다. ㅎ
글쓴이
8달 전
@wlclsekd 따뜻한 답글 고맙습니다. 부디 금방 지나가는 아픔이었으면 좋겠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걸 잃은 것 같아요. 자신감도 자존감도, 친구들도.. 누구와도 마주하기가 힘들어요. 분명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도 많았는데 전부 가물가물하고 용기도 차마 안 나고.. 죽어야 하는데.. 지금 막상 죽으려니까 무섭고 힘드네요.. 죽지도 못하는 제가 한심하고.. 참 막막한 악순환 같아요.
글쓴이
8달 전
@holypatos ㅎㅎ 답글 고맙습니다. 고생하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