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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lovelyyyyyy
8달 전
1999년 4월 봄에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여자라는 이유로 친할머니는 인상을 쓰시며 본인 집에 들이지도 말고 돌려보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내가 3살쯤에 엄마는 한글나라 과외 일을 하셨다. 엄마와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엄마와의 애착형성이 되지 않았던 나는 분리불안이 생겨 선택적 함묵증에 걸렸다. 특정 상황이나 사람 앞에서 마음을 닫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인데, 가족이 아닌 남들과는 거의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다. 5~6살쯤 아*** 어린이집 차에 나를 태우려고 하실 때, 나는 아빠와 분리되는 것에 불안을 느껴 서럽게 울었다. 결국 그날 어린이집을 그만 다니게 됐고, 유치원에 들어가게 됐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나는 또다시 입을 닫고 살았다. 정말 친한친구 몇명에게만 말을 했다.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막내라는 이유로 사랑을 많이 받아 낙관적이고 밝은 성격이었던 나는 웃음도 많았는데, 초2때 소리내어 웃으니까 옆에 앉은 짝이 "얘는 말은 안하는데 웃기는 하네" 라고 상처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멈추고 '나는 웃으면 안 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그뒤로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포커페이스로 살았다. 웃겨도 웃지 않고 슬퍼도 울지 않고 화나도 화내지 않았다. 그냥 감정 자체를 숨기는게 일상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친한친구에게는 말을 했지만, 고학년이 되고 애들이 머리가 크면서 조금씩 나를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친구들은 많았지만, 내가 벽을 뒀다. 처음부터 오롯이 혼자였지만 철저하게 고립됐다. 중학교에 입학했다.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소리없이 무표정으로 걷던 나는 '귀신'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나는 모르는데 나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장난으로 "네 뒤에 귀신 붙었다"며 웃는 아이도 있었다. 중2때는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부탁을 하셨는지, 나에게 인사하고 말을 거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깨인 시기였다. 대답할 기회가 많았는데, 말을 걸면 대답하고 싶었는데 목 끝에서 걸려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스스로가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았다. 내가 갑자기 말을 하면 애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어색하고 낯간지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강했다. 결국 위클래스 상담선생님이 나에게 친구들을 붙여주셨다. 나에게 자주 말을 걸던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은 시도때도없이 내게 말을 걸었고, 나는 그때마다 대답할 기회를 놓치곤 했다. 그 아이들은 점점 지쳐갔다. 결국 나는 버려졌다. 또다른 무리와 어울리게 된 나는 그 무리 안에서 은따를 당하며 힘들어했다. 또다시 나는 버려졌다. 2학기때 조금씩 말을 했지만, 제대로 말을 트기 시작한건 중3때였다. "응, 아니"부터 시작해서 긴 문장으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건 중3때가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대인관계가 생겼다. 그러나 한 친구에게 자주 끌려다녔고 이용당했다. 사회경험이 부족한 나는 순진할 수밖에 없었고, 내가 딱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한 친구는 그만큼 약을 수밖에 없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나와는 정반대인 사교적인 친구를 사귀게 됐다. 덕분에 나도 많이 밝아지긴 했지만, 서로 너무 다른 과거를 가진 그 친구와는 부딪힐 일이 참 많았다. 난 또다시 이용당했고, 버려졌다. 고3때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 한명한명 돌아가며 그 아이 욕을 하면서 쪽을 주셨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같이 밥먹는 친구 중 한명은 돈갖고 사기를 쳤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배신감이 컸다. 그 두 사람때문에 나는 분노조절장애에 걸렸다. 매일 집에서 소리지르고 계속 ***을 퍼붓고 집에 있는 욕조와 서랍장과 창문을 깨부쉈다. 점점 괴물이 되던 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다보니 분노가 가라앉았다. 새로 사귄 친구들과 즐거운 생활을 보내던 나는 대학교 친구들이 생각보다 순수하지 않다는 점과, 내 과거를 남에게 알리기 두려워한다는 점을 확실히 깨달았다. 나와 더 깊이 친해지고 싶어하던 친구들을 내가 밀쳐냈다. 단단히 벽을 세웠다. 미친 과제량과 대인관계와 통학시간으로 힘들어하던 나는 결국 휴학신청을 했다. 지금은 정신과와 상담치료를 병행하며 집에서 무기력하게 쉬는 중이다. 생각이 많은데 그 생각의 끝은 항상 '자살'이다. 여기에 다 적지는 못했지만 정말 아프고 고독하고 초라하게 살았는데, 상처가 언제쯤 치유될지, 치유가 되기는 할지 의문이다.
전문상담 추천 4개, 공감 7개, 댓글 4개
kikii
8달 전
저 다른건 몰라도 사기치거나 이용하는 애들은 뭘해도 그래요.. 님에게 있어 어떤 부분이 원인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런거죠
글쓴이
8달 전
@kikii 맞아요 싹수가 노랗고 앞으로도 파래질 일이 없는 애들이죠ㅋㅋ
ruzania
8달 전
아ㅏㅏ 정말 힘들으셨겠네요... 저는 엄청친한친구외에는 별로 말이 없는편이라 학교에서 거의 말을 안하는데요.그것때문인지 절 낮게보고 무시하는 얘들이 없지않아 있어요 하아ㅏ걍 상대하기 귀찮은건데...
kikii
8달 전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