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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420
8달 전
군대가는 남자친구, 헤어졌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사람입니다. 저는 가벼운 우울증/불안증/공황이 있는 사람입니다. 중학생때 동네 청소년과에서 자살 고위험증이라는 진단만 받았습니다. 청소년과 선생님은 그걸 제 진료기록에 올려만 놓고, 정작 필요한 도움은 주지 않았습니다. 심하게 엄한 아버지와, 미국으로 이민와서 적응하는 어려움을 겪어,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는데도 의사선생님은 그냥 “잠을 제때 안자면 우리는 그냥 너를 약으로 재울수 밖에 없으니 그냥 알아서 잘 자라” 이러셨죠. 뭐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도 아닌건 이해하지만, 저랑 저희 가족한테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의사를 추천해줬다면 제가 이정도까지 망가지지는 않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요. 그때 당시에는 몰랐어요. 너무 어려서 우울증이 뭔지도 몰랐으니까요.. 아무튼요.. 저는 최근에 이별을 했습니다. 만난 기간은 그닥 길지 않아요. 150일 정도입니다. 남자친구는 저돌적으로 저한테 호감을 표시했고, 저는 “나에대해 뭘아는데??” 이러면서 처음엔 부담스러워 하고 밀쳐냈습니다. 왜냐하면 전 끔찍한 연애에 대한 기억이 있었거든요. 낮은 자존감과 불안 때문에,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고, 나쁜 사람이란걸 알면서도 내가 먼저 이별을 고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결국 2년쯤 고통받다가 제가 용기를 내서 이별을 고하긴 했지만, 이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받았을 땐 전의 나쁜 연애에 대한 트라우마가 강력하게 남아 있었어요. 남자친구는 저에게 정말 잘 해주었어요. 제가가진 트라우마, 불안과 우울을 무시하고 정말 절 너무나 사랑해 주었습니다. 저도 닫힌 마음을 열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죠. 여태까지 한 연애에 대한 기억을 전부 날려버릴 만큼 정말 좋은 사랑을 했습니다. 저도 많이 배웠고요, 남자친구가 나에게 잘해주는 것 처럼 나도 잘해주려고 노력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집안 사정과 군대 문제로 한국으로 돌아게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에게 군대 기다려달라고 물어봤죠. 저는 많은 고민이 되었지만 내 불안때문에 이렇게 좋은 사람을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제 불안을 누르고 또 눌렀습니다. 군대갔다 와서 나를 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들이 많이 올라왔지만. 그 사람을 믿기로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한달 후 남자친구가 저에게 갑자기 이별을 고했습니다. 평소처럼 웃으며 30분동안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정말 갑자기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낼래?” 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즉시 전 그냥 무너져 내렸습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눈물이 뚝뚝 흐르고 머릿속은 새하얘지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평소같으면 과호흡을 하면서 공황발작이 일어났을 충격보다 더 큰 충격이어서 그런지 제 예상과는 다르게 공황발작도 안일어나더라구요. 머리는 멍 했지만 오히려 머리가 팽팽 과부화를 일으키며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큰 충격이어서 그런지 또 횡설수설 하며 “난 너같은 사람 놓치기 싫어서 내 불안을 누르고 또 눌렀는데 너가 그런 말을 하니까 너무 슬퍼” 라던지 “힘들게 내린 결정이니까 이해해” 이렇게 마음에도 없는 착하고 이성적인 소리를 하더라구요. 속마음은 “너 가면 나 죽는다” “너가 먼저 군대 기다려달라 했으면서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였는데 말이에요. 나름 이유를 설명하면서 군대 기다려주는게 부담스럽다니, 집안 문제가 안좋다더니 핑계를 대더라구요. 진실은 몰라요. 제가 생각하기에 핑계 같았어요. 집안 상황이 어떻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나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는게 이유겠죠. 끝까지 내 멘탈을 생각해 주면서 예쁜 말로 이별을 말하더라구요. 친구로 남자 라던지, 계속 연락해도 된다 라던지 여지를 주기도 했어요. 저는 감정에 휩쓸려 “절대 너랑 친구 못한다” 라고 했어요. 남자친구가 너무 미워요.. 자기가 먼저 기다려달라 했으면서.. 저를 찼어요. 근데 너무 보고싶고 아직도 많이 사랑해요.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음식이 도저히 입에 들어가지 많아서 살이 쪽 빠졌어요... 학교도 가야하고 과제도 해야하고 심리당담가님도 만나러 가야하는데 그냥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제 정신건강 상태를 아는 친구가 절 걱정해줬어요.. 자해를 적당히 하라는 말도 해줬어요.. 극한 스트레스 받으면 손등을 이로 무는 자해를 해요. 정말 너무 아파요. 내 방에 남자친구가 남기고간 물건들이 가득해요. 미니 냉장고, 미니 티비, 기타 앰프.. 공학용 계산기.... 팔아버리거나 버리고 싶은데 그럴 힘이 없어요. 지금은 화장실 가는것도 너무 힘든데 어떻게 그 물건들을 버리거나 팔아버릴 수 있을까요... 그 친구가 군복무를 끝내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지 안올지도 모르는데.. 저는 솔직히 정말 잡고 싶은데.. 이별이 처음이 아닌데.. 경험해 본 적 있는데도 너무 아파요. 남자친구가 너무 안쓰럽고, 그 말을 꺼내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힘들었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동시에 화도 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마카님들.
혼란스러워사랑해우울해섭식트라우마우울어지러움공허해호흡곤란두통무서워불안외로워괴로워힘들다화나신체증상조울불면공황슬퍼의욕없음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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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hang
8달 전
너무나 힘들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길고 차분하게 글을 써주셔서 고마워요. 마음이 바닥을 쳐서 의욕이 없을때, 이해가 너무 안되고 답답해서 정말 죽겠다 싶은데 아무것도 해결이 안될 때, 얼마나 나 스스로에게 폭력적이 될 수 있는지 저도 알아서 일까요. 이렇게 글을 쓰고 버텨주고 있는게 감히 고맙네요. 지금은 푹, 자주 쉬어요. 그리고 나서 조금씩 마카님을 위해서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