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가 너무 심해서 대인관계를 이어나갈 수가 없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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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혐오가 너무 심해서 대인관계를 이어나갈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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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어머니와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혼을 고민하셨고,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다른 집 할머니의 손에서 자라왔습니다. 아무래도 가정환경은 경제적으로 부족하진 않았으나 정서적으로 불안했습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공부를 잘 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고, 친구를 사귈 땐 헌신하는 자세가 컸었던 것 같습니다. 한글을 떼기도 전에 영어를 배웠고 왕따라는 것을 자각하기까지 2년이 걸렸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지나오면서 난 정말 친구를 못 사귀겠구나 싶었을 때 5학년, 그 때 새로운 친구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제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았고 절 떠나가더군요. 그럴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 최대한 인정받기 위해 선생님들께 노력했는데 그것이 친구들에겐 좋은 시선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외고에 진학했고 이 악물고 울면서 공부하며 전 친구관계가 좁고 깊다고, 넓게 사귀기엔 그냥 나랑 안 맞는거라고. 그렇게 세뇌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는지 성적은 떨어져갔고 친구들은 원래 없었고.. 외로워졌습니다.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나아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거기에서마저 타인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고있던 제 자신을 보고 혐오스러워졌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잘 나고 싶었던 것이구나. 난 끝까지 나를 솔직하게 말할 수 없겠구나 하면서요. 고2때 둘도 없는 친구 2명을 사귀게 되었지만 고3이 되어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그 친구들에게 고민상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잘 들어주는 그 친구들을 보면서 수도꼭지가 고장난 것처럼 그 얘기만 하고있더라고요. 아 이 친구들이 힘들겠구나. 나와 함께 있는 게 즐겁지 않겠구나. 난 계속 상처담긴 말을 할거고 그걸 들을 한계치를 넘어버릴 수도 있겠다. 너무 미안하다. 그 시간들은 정말 그 친구들에게 버리는 시간들인데. 난 정말 나쁜 친구네. 이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엄쳤고 자살을 생각하다 친구들에게 또 얘기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친구들은 막아줬지만 전 그 이후로 그 친구들과 고민상담말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살았는지 전혀 기억도, 실감도 나지 않더라고요. 제 우울은 심해져갔고 친구 중 한명이 재수를 하게 되면서 제가 그 친구들을 지탱목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하여 대학에 붙었지만 제 우울증은 심해져갔고 3주동안 10키로가 빠지면서 거식증환자처럼 살았습니다. 부모님이 대학에 붙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더 답답해졌습니다. 좋아하는 모습이 절 사랑해서가 아니라, 제게 사랑할 이유가 생겨서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어제 공책을 사서 편지를 쓰듯 유서를 쓰기 시작했고 그 친구들에게 '우리 친구하지말까.'라는 이야기로 카톡을 보냈습니다. 재수하는 친구는 이 얘기를 들은 이상 원래처럼 너를 대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얘기했고 다른 한 친구는 외로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 절교를 받아들였습니다. 우울은 나누는게 아니라 전영되는 거라 생각했고, 제 자기혐오가 강해질 수록 친구들에게도 영향이 가는 것을 느끼면서 절교하는 것이 가장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그 친구들에게 너무 큰 상처를 입혔습니다. 유서를 쓰면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왔습니다. 그리고 깨달아졌습니다. 난 정말 사회생활을 못하겠구나. 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대학에 합격해도 난 사회부적응자가 되겠구나. 자살을 하고싶어도 방법이 없고, 무서웠습니다. 자해는 못할 찌질함이고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서 더이상 말할 곳이 없어요. 절교를 하고 미안하고 힘들고 다시금 혼자가 된 기분에 빠져 잠만 자려고 합니다. 20살이 되어서도. 30살이 되어서도.. 이 상태를 지속할 것 같아요. 나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라, 나를 사랑해라.. 너무 어렵네요. 사랑받지 못해서일지, 누군가의 동정을 바라는 것일지. 전 매번 절 채찍질합니다. 내가 쓰레기라고 외칩니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기분입니다. 외롭고 외롭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이 슬픈건 그 우울조차도 싫어할 힘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저는 우울함을 즐기는 축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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