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나르시시트입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중독]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저는 나르시시트입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jj34bn
·4년 전
오래전부터 제 정서가 약간 불안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우울증도 아니고 조울증도 아니라고 나와서 도대체 제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글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글의 내용을 읽으니 어딘지 알수없었던 가려운 부분을 누군가가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기서 설명하는 나르시시스트의 특징과 제 모습은 굉장히 유사했습니다. 사실 아직 나르시시스트인지 아스퍼거인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두가지 모두 저와 공통점이 많았습니다. 하나씩 설명을 해보자면, 저는 외모가 예쁜 축에 속합니다. 고등학생때까지는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었는데 대학에 오면서 엄청나게 살을빼고, 성형수술을 해서 연예인을 할정도로 빼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종종 남자들의 대시를 받고 지인의 친구가 저를 소개시켜달라고 했다거나 과팅 같은데서 항상 애프터 신청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의 행동으로만 저의 외모에 대한 확신을 가집니다. 나 정도면 예쁜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들이 그걸 말로써 얘기해주는것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남들과 얘기할때 제가 예쁘다는 말을 유도해내려고 합니다. 아무리 예쁜 사람과 있더라도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무작정 상대의 외모를 칭찬하는 일은 드물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저는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밖에 나갈때는 화장을 했고, 화려한 옷을 입었고 쇼핑도 거의 중독수준으로 했습니다. 항상 남들에게 주목받아야 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다른 사람과는 달리 저는 특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막연한 성공의식도 있었구요. 저는 이게 갑자기 생긴 외모의 변화 때문인줄만 알았는데 저는 오래전부터 그래왔습니다. 반장이나 학생회 같은 권력에 집착했고 저는 남들보다 뛰어남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예쁨받고 싶은 욕심은 뚱뚱하고 못생기던 시절에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비난에 꽁꽁 숨겨놨을뿐, 저는 항상 제가 남들과는 조금 우월한 존재라는것이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잡혀있었습니다. 알수없는 근자감이 마음 속에 있었고, 그냥 제 존재만으로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가 생기길 원했습니다. 제가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 와서 말을 걸어주고, 나를 필요로 해주고, 특별하게 대우해 주길 바랬습니다. 하이틴 영화 속의 여왕벌처럼, 제가 주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저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처음왔을때는 연애도 서로 마음이 맞아서 하는건데 그걸 모르고 그저 남자가 절 공주마냥 예쁘다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헌신하길 바랬습니다. 나중에서야 깨닫기 전에 저한테 저렇게 했었던 남자가 하나있긴 했지만 저는 웃기게도 저를 좋아하는 남자들에게는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새롭게 만났을때에는 이 사람에게 나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온갖 행동을 다하고, 그 사람이 내게 호감을 표시한다 싶으면 그 사람이 싫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그 사람이 자꾸만 선을 넘는다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약간의 삐뚤어진 자존감을 채우기도 했구요. 학교든 약속이든 어딘가를 가기 전에 항상 저를 주인공으로 해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을 상상하고, 비슷한 상황이 생기도록 연출했습니다. 중심이 되고 싶었으니까요. 저는 겉으로는 상냥하고 남을 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들의 일은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거의 항상 제 얘기 위주였고 다른 주제로 얘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제 이야기로 넘어왔습니다. 반은 의도적이었고, 반은 무의식적이었습니다. 저는 제 얘기가 아니고 다른 내용으로 대화를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저와 관련이 없는 분야라면 무서울 정도로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저는 정말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런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누군가가 제게 고민상담을 하면 그럴듯한 충고를 하고 마치 사람의 심리에 대해 다 알고 있는것처럼 얘기를 했습니다. 물론 그 내용에는 여전히 관심은 없었구요. 하지만 남이 제가 고민상담을 했을때 비슷한 반응을 하거나 제가 한말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면 알수 없는 짜증이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표현하지는 않고 참았고, 그렇기에 모두가 저와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주 어릴때부터 이유모를 애정결핍을 가지고 있었고, 아직도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공감능력 부족과 반사회적 성향이 높게 나와 학교에서 하는 상담 프로그램도 받았습니다. 그때는 단지 제가 자존감이 낮아서 인줄만 알았는데, 지금보니 아니더군요. 외모의 수준이 올라가서 자존감도 함께 높아져 제 정서가 비로소 안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제 외모에 따라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고 그 모습이 제가 원하던 것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만족감을 느꼈던 것 뿐이었습니다. 부모님께 말해볼까도 고민했지만, 기억을 되살려보니 저희 부모님도 상당히 공감능력이 낮습니다. 항상 제가 속상하거나 힘든일을 말하면 해결책부터 찾았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며 답답해 하셨으니까요. 왜 저는 제가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미디어에서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안좋게만 얘기합니다. 애인이라면 헤어지고, 친구라면 손절해라. 고칠 수도 없다고들 하는데 제가 정말로 고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모든것을 느낀 뒤로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식욕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꼭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된것만 같습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yomyo
· 4년 전
저와 증상이 정말 유사하네요... 저도 최근에 제가 내향적 나르시시스트라고 느꼈는데요. 찾아보니 나르시시스트는 보통 자신이 나르시시스트라고 인정하지 않는 특징이 있더라고요. 만약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을 의향과 의지가 있다면 개선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저도 곧 시간내서 상담소에 방문해볼 예정입니다. 글쓴이 분도 너무 낙담하시지 말고 함께 개선될 가능성을 찾아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