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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RiRin06
·4년 전
세상은 어둠에 먹혀버렸다. 아니, 내 세상은 어둠에 먹혀버렸다. 이곳은 안대로 눈을 가린듯 앞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내 손바닥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어디인가. 거리를 걷고있는건지, 어디에 갖혀있는건지 헷갈린다. 차소리도 사람소리도 들이지 않는다. 오로지 내 숨소리와 작은 발걸음 소리. 팔을 뻗어 몇발자국 걸으니 딱딱한 벽이 닿았다. 벽을짚고 어느정도의 공간인지 알고싶었다. 알아낸건, 그리 좁지않은 공간이라는것. 창문이 없다는것. 오른쪽 한 구석에 화장실이 존재하단것. 이곳엔 불빛하나 없다는것. 무겁고 차가운 철문이 닫혀있다는것. 작은 침대하나가 구석에 존재하고 있다는것. 침대쪽으로 걸어갔다. 보이지 않는 침대끝에 발이 닿앗다. 아파서 절로 구겨지는 인상. 소리는 일제내지 않는다. 찬 바닥에 앉아 침대에 기대어 본다. 무릎을 품안가득, 얼굴도 무릎에 묻는다. 슬프고 우울하다. 눈물도 안나올것 같고 그리 큰 화가 날것같지도 않다. 기쁘지도 않을것 같다. 우울함만이 점점 커지고, 점점더 어두워 지겠지. 먹은것 없는데 속에서 자꾸 무언갈 개워낸다. 무엇에대한 역겨움인가. 나 스스로에 대한 혐오? 증오? 아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장실을 찾아 뛰어간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큰소리가 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고통도 밀려오지 않는다. 몇번을 부딪히고 화장실에 들어와 변기를 붙잡는다. 아마, 변기겠지. 세면대 앞엔 거울인듯 싶은데 보이지 않는다. 수도꼭지를 찾는데도 손을 허둥댔다. 물이 쉬원하게 나오는것도 아니였다. 대충 손을 씻고 얼굴에도 물을 묻혀본다. 정신이 들기는 무슨, 더 몽롱해지는 기분이다. 비틀거리며 벽을 짚어 한 구석을 찾는다. 그제서야 부딪히고 박아댓던 몸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철문이 손에닿고 곧 모서리에 머리를 꿍- 박고 주져 앉았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몸은 무겁고 눈뜨기조차 힘들어졌다. 숨쉬기 벅찼고 허기가 지는것 같지만 먹고싶은 생각은 없다. 입안이 바짝 마르지만 여긴 아무것도 없었다. 아, 세면대에서 줄줄 나오는 물? 아님, 변깃물? 헣, 헛웃음이 나온다. 팔에 힘을줘 몸을 일으켜보려고 하지만 힘주기도 전에 다시 쓰러졌다. 숨은 더 가파졌다. 머리는 몽롱함에 지끈거리는 고통이 몰려왔다. 온몸은 누구한테 맞은듯 화끈거리며 아팠다. 한참을 끙끙대다 쓰러지듯 기어 침대위에 올라왔다. 사람온기조차 느껴지지않는 이 찬 공기에 침대도 무척 차가웠다. 이불속도 마찬가지. 몸을 한것 움츠렸다. 두 다리를 가슴에 닿게 올렸고, 두 팔로 두 다리를 감쌓다. 머리도 내 품에 파고들게 숙였다. 머리끝까지 쓰여져있는 이불속은 금방 따뜻해졌고 곧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침대커버는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아, 나 아프구나. 깨달았다. 몸에선 뜨거운 열을내며 땀을 흘리면서도 덜덜 떨리고 손과발이 차웠다. 온몸을 쑤셔대듯 아파왔고 머리는 반으로 깨질듯 아파왔다. 숨쉬기는 더욱 버거워졌다. 눈을 감았다. 다음은 떠야하는데.. 눈을 움직일 힘도 남아있지 않앗다. 사실 한참 전부터 내가 눈을 뜨고있는건지 감고있는건지도 햇갈려 손을 눈가에 가져다 대고 있어야 했다. 내가 잠에 든건지, 꿈속인건지. 기절을 한건지조차 모르겠다. 그저 가파르게 숨을 내쉬고 몸은 꺼질듯 침대에 파고들었고, 덜덜 떨림이 온전히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숨소리를 제외하곤 아무런 소리도 없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라도 울려퍼질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조용해서 이상한 다른 소리라도 들릴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붕 뜨는 느낌과 날아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끝인건지, 아님 조금 긴것일 뿐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사실 이 쇠로된 문 너머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이 문앞에 나를 아는 사람들이 모여 울고, 소리치고 문을 쾅쾅 두드리기도 한다. 저기 안에 있는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 문은 안에서 잠긴 문. 스스로 들어갔단 말인가? 문 앞엔 마실것과 맛있는 음식부터 먹기 편할 음식까지 너무 많은것들이 놓여져있다. 많은 사람들이 울고있다. 왜지. 왜. 그들에게 묻고싶다. 그들은 왜 여기에 있나요. 누굴위해 울고있는건가요. 누가 이기적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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