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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로 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remem
·4년 전
싸운 것도 아니고 나 혼자서만이 너의 행동에 서운해 할 뿐이라면. 나는 그냥 그러기로 했다. 너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나는 손이 많이가는 주제에 하는 것도 없는 인간이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한심한 인간이라서. 그저 그러기로 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깨달은 것은, 나만이 참으면 모든 것이 원활하게 굴러간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너를 놓고싶어지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어딘가에서 숨을 죽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샌가 너의 기억속에서 잊혀진다면. 그것은 완벽한 죽음이 될 것이다. 나는 그러기로 했다. 죽는 날까지 너는 너로서 살게 할 것이고 나는 나답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어차피 어리고, 너는 나를 다 헤아릴 수 없으니. 한번 터놓은 진심을 이렇게 숨기기로 했다. 너는 너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에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서로가 좋아하는 만큼 기대를 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숨기자. 숨기다가 그러다가. 나는 어느날에 죽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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