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무력감이 너무 심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학업|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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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 무력감이 너무 심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loomydays
·4년 전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별탈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상위권을 장악할 정도의 높은 성적을 유지한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길고 힘들었던 고 3 생활을 마치고,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대학에 불합격 통지를 받았네요. 수능 전에 발표 났던 세 대학의 불합격 통지를 받고 나서는 정말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잠도 못자고 학교 생활에도 문제가 있을 정도로 정말 하루 종일 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그렇게 우울감에 빠진 채로 수능까지 어떻게 어떻게 쳤습니다. 수능 이후 받은 나머지 세 대학의 불합격 통지에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무덤덤했어요. 수능 전 발표났던 불합격이 너무 저를 무덤덤하게 만든 것인지 .... 놀랍게도 정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더군요. 제 스스로가 무기력하다고 느낀건 11월 말쯤 부터에요. 수능이 끝나고 나서 친구들은 모두 못해본 것들을 하러 돌아다니네요. 아르바이트라던지 친구들과 소소하게 만나서 놀러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데 저는 집에 틀어박혀 정말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네요.. 친구들이 나오라구 불러도 얼굴 보기가 싫고 밥먹기도 싫고 무기력해요. 이유없이 눈물이 나고 힘들었던 12년의 학업생활이 다 부질없게 느껴져요. 정시 성적으로 갈 대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다시 불합격을 마주할까봐 너무 두렵고 더 이상 부딪혀볼 용기가 나질 않네요. 저는 드라마나 웹툰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라서 방안에 틀어박혀서 정말 과장 좀 보태 아무것도 하지 않네요.. 느지막하게 일어나 무기력하게 앉아있다가..계속 자다가 오늘 하루도 쓸모없이 보낸 스스로가 한심해져서 울다가 또 잠들기를 반복해요.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일찍 출근하고 늦게 들어오시느라 제가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잘 모르시고, 저의 대학 불합격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많은 실망을 비추셨지만 지금까지는 별 말씀 없으시구요...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여기다 쓸데없이 길게 써보네요... 무언가 저한테 취미라도 생겼으면 하여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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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11
· 4년 전
제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드실것 같네요.. 일단.. 결과가 어떻든 12년동안 고생하셨어요. 그 고생이 지금 바로 찬란한 결과로 나오지는 않았더라도 분명 언젠가는 보답받으실거에요. 또, 조금 더 힘을 내서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봐요.. 일단 정시대학 지원을 하고 반수를 하든 재수를 하든 그냥 정시로 대학 진학을 하든 기다리는 동안은 하고 싶은 걸 맘껏해봐요. 노래방가기, 그림그리기 등 소소한 즐거움이라도 가지면 좋을 거에요. 힘껏 달리다가 잠깐 남들보다 뒤쳐지는 것처럼 보여도 멀리서 바라보면 그만큼 더 값진 길이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길을 걸어갈 때는 잠깐 쉬는 타이밍도 필요하다는 걸 잊지 말고 힘들겠지만 어서 힘내서 즐거운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마카님의 gloomy가 happy로 바뀔 날을 고대할게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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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omydays (글쓴이)
· 4년 전
@qw11 댓글 읽고 마음 추스리다가 잠들어버리구... 멍하니 있다가 정신차려보니 10시가 다되었네요ㅠㅠ qw11님 정말 감사드려요ㅠ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말하기 두려워서 혼자 숨기고 있다가 뭔가 해결책이 절실하다기보단 제 상황을 들어줄 분이 정말 필요해서 글 썼는데, 마지막 멘트에 특히 정말 감동받았어요..정신차리고 한번 열심히 살아볼게요.! 감사드립니다 정말루!!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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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11
· 4년 전
제 댓글이 힘이 된 것 같아 기쁘네요! 작성자님도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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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hovah
· 4년 전
제가 볼때 선생님 본인은 정말 훌륭한 사람이에요. 진짜로. 근데 그걸 선생님 본인이 모두 망쳤어요. 끝까지 최선을 다했어야죠. 정말 끝까지 그랬어야죠. 안그런가요? 위에처럼 말하면 속상하죠? 울 것 같죠? 근데 어쩌겠어요. 그게 사실인 것을. 자 다시 하는 거에요. 다시 1년을 공부하는 거에요. 전 힘들거나 우울하거나 마음이 가라앉거나 기쁘거나 슬플 때 시를 써요. 그리고 소설도 써요. 제 직업은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복합리조트 카지노 피트보스에요. 내꿈이요? 나 이거 고3 기말고사를 치루는 도중에 생겼어요. 그전까지 나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날라리였어요. 일진들이 하는 거 다 했죠. 싸움 담배 오토바이 술 등등등. 정신차려보니 이대로 졸업하며누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게 눈에 보였죠. 난 수능만 보고 공부했어요. 5개월이었죠. 딱 5개월. 나도 놀고싶었어요. 나도 친구들과 게임하고 술마시고 당구치고 쌈박질하고 싶었고, 그렇게 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 컴퓨터 동생 주고 휴대폰 해지하고 인터넷도 끊고 5개월간 평일에는 학교에서 주말에는 카페 문 여는 시간에 가서 문 닫은 시간에 나왔어요. 그렇게 죽어라 공부해서 수학 영어 국어 한국사 올 1등급을 맞았어요. 저랑 놀던 애들? 연락 다 끊었어요. 친구를 아예 바꿨어요. 그리고 나서 대학에 와서 내가 원하던 과목을 공부하니 너무 행복했고, 전 과탑을 유지했죠. 학교에서 수석으로 취업이 되었어요. 그래서 호텔 오픈 멤버로 2017년에 이곳에 들어오게 되었죠. 2년만에 과장직인 피트보스를 달았어요. 영화같죠? 실화에요. 내가 이렇게 살았어요. 밥도 잘 안먹고 공부에만 몰두했어요. 왜? 두려웠으니까. 근데 선생님은 어때요? 다시 수능을 본다라고 하면 1년. 저보다 7개월이란 시간이 더 남아있어요. 죽어라 공부하세요. 하소연 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하세요. 공부하다가 오는 스트레스가 정말 심각하거든요. 저처럼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떤가요? 전 선생님 본인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잘 버틴 것에 대하여 우선 자신에게 칭찬해주세요. 그리고 혼내고 꾸짖으세요. 하나에 실패에 기가 눌려서 다른 일도 망쳐버린 것에 대한 벌을 내리세요. 먼저 자신을 사랑한 이후에 자신을 미워해도 안늦어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긴 글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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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omydays (글쓴이)
· 4년 전
@Jehovah 일단 Jehovah님께서 쓴소리 해주신 점 감사드려요 .. 저는 저한테 좀 더 관심을 가져주고 이런 저를 좀 혼내줄 ?? 사람이 필요했는가봐요 ㅋㅋㅋ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뭔가 배워가는 느낌이엇구 깨달음을 얻었거든요. 아직까지 1년 더 할 자신은 안생겨요. 제가 사실 꿈이라는 뚜렷한 목표에 공부를 해온게 아니라 대학만 바라보고 공부해왔다고 하는게 더 맞는말이거든요. 그래서 이루고 싶은게 없으니 1년 더 할 자신이 안생기는거죠... 그래도 댓글 읽으며 힘 얻구 , 자격증 시험 공부 시작했고 간간히 친구들과 연락두 주고 받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 가장 어려운 말이지만 달려온 저를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칭찬하는 것두 참 시도해야할 일인고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