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너무 예민해요. 그래서 저랑 지내는 법을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불안]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저는 너무 예민해요. 그래서 저랑 지내는 법을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2pace2hip
·4년 전
스무살 여자 휴학생이고, 생각을 정리할 줄 몰라서 글이 길고 뒤죽박죽일거예요. 힘드시겠지만 읽고 도와주세요. 저는 몸도 마음도 안 예민한 데가 없어서 너무 힘들어요. 생각도 너무 많아서 한가지 생각을 깊이 하지도 못해요. 생각때문에 뭔가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집중해봤자 삼십분도 못 가서 딴생각이 들고,생각은 마구마구 뿜어져나와서 정리도 못하고 뒤죽박죽 섞인 채로 머릿속에 쳐박혀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생각은 많았지만 그때는 남들도 저처럼 사는 줄 알아서 힘들지 않았어요. 겉보기에도 제가 튀지 않았어요. 그런데 점점 크면서 또래와 생각하는게 다르다는 게 티가 났던 것 같아요. 매번은 아니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면 엉뚱하다, 사차원이다 이런 말을 자주 들었어요. 평범한 건 싫어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너무 힘들어요. 저는 개의치 않는 걸 못해요. 저는 '그냥'같은 것도 없고 '대충'도 할 줄 몰라요. 십년도 더 지난 사소한 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억울하게 혼났던 날이 떠오르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아주 예전에 화가 났던 일을 떠올리면 그날처럼 화가 나고, 재밌었던 날을 떠올리면 지금인 것처럼 행복해해요. 상상하는 것도 똑같아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해보다가 눈물이 날 만큼 화가 났던 적도 있고, 그 상상속의 인물이 미리 미워진 적도 많아요. 저한테는 이게 당연해요. 제가 일부러 떠올린 날들이 아니에요. 갑자기 영화를 튼 것처럼 과거가 머릿속에 보였고, 끄는 법을 몰라서 볼 수밖에 없었어요. 여태 겪었던 길고 짧은 영화들을 저는 셀수없이 보면서 울고 웃고 화냈어요. 그러니까 다른사람들에게는 먼 옛날 같아도, 저한테는 바로 어제같아요. 어제도 그날을 떠올리면서 그날 운 것과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안 산대요. 그래서 나보고 뒤끝이 길다, 미련하다 했던 건가봐요. 이렇게 계속 과거를 보면서 사니까, 남들이 말하는 '쓸데없는' 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게 많았어요. 그치만 저한테 그것들은 쓸데없지도 않고, 오래된 기억도 아니라서 놀랄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말에 놀라고 상처받았던 적이 많아요. 제가 생각해도 저는 예민해요. 얼마전에 추운 날 고막이 아픈 것에 대해 얘기했더니 아무도 공감하지 않았어요. 저는 한여름만 아니면 선선한 저녁에도 귀 깊숙한 곳이 아팠어요. 여태 그렇게 살아서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어요. 근데 친구들이나 엄마나 아무도 추운 날 귓바퀴가 시린 것 외에 귀에서 뭘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어요. 저는 고막이 아파서 귓바퀴가 시린 걸 느꼈던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병이 있나 싶어서 오늘 병원에 갔더니 감각신경이 예민해서 그렇다고 했어요. 치료하거나 약을 먹을 수도 없으니 그냥 살아야 한다고요. 그자리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꾹 참고 집에 와서 엉엉 울었어요. 차라리 모르는 게 나았을거예요. 저는 겨울을 엄청 좋아하는데, 귀가 아픈 것만 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살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저는 영원히 고막이 아프지 않은 겨울은 지낼 수 없다는게 너무 슬프고 억울해요. 오늘 받은 충격에 얽매여서며칠은 오늘처럼 울거고, 또 귀가 아플 때마다 오늘이 떠올라서 우울할거예요. 저는 모든 상처를 이렇게 데리고 살았어요. 자꾸 떠오르고, 울고, 아파하고. 절대 잊지 못해요. 받았던 상처로부터 나아지지 못해요. 상처를 엄청 잘 받고, 상처를 놓지도 못해요. 머리도 마음도 너무 예민한데, 귀처럼 그냥 저는 예민하지 않은 구석이 없는 사람이에요. 추운날 귀가 아파도 개의치 않는 사람도 있을텐데, 저는 그러지 못하는게 한심하고 억울해요. 상처를 잘 받아서 항상 기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해요. 저는 받은 게 있으면 꼭 받은만큼 돌려줘야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받아놓고 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돌려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말아야 하는데, 저는 그것도 못해요. 제가 저한테 상처를 주는 일도 많지만, 그 상처들도 결국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다가 주는 거라서, 사람들에게 정을 붙이지 않고 저도 그사람들처럼 그들을 가볍게 생각하려고 하지만 그건 또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한테 상처를 자꾸 줘서 사람을 싫어하고싶은데, 저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게 태어난 것 같아요.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다 배려하면서 살면 좋을텐데 그런 사람들이 왜 있는 걸까요. 이기적인 사람들한테서 저를 지키려고 이기심을 배우면서 컸어요. 그래서 제 걸 챙기려고 하다가 피해를 준 것 같으면 제가 한 행동에 제가 너무 큰 상처를 받아요. 나쁜사람이 싫은데 제가 똑같아 하고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어릴때부터 소심하고 자기주장이 약했어요. 눈치를 엄청 보고, 다른 사람들 시선을 엄청 신경썼어요. 제가 기억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는 계속 이렇게 살았어요. 그래도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친구들을 자주 웃기면서 잘 지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저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건 재작년 부터인데, 맨 처음 발견한 건, 저는 새 환경에 놓이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고 적응하는데 오래 걸린다는 거였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심해 1학기가 끝날 쯤까지 우울증인가 싶게 우울했어요. 적응은 2학기가 돼서야 겨우 했고요. 2학년이 돼서도 비슷했어요. 1학기동안 우울해했고, 2학기엔 적응을 했지만 우울이 갔다가 다시 왔다가 가고 그랬어요. 우울했던 2학년 때 저를 돌아보면서 제가 남들과 달리 생각이 너무 많고, 그걸 정리할 줄도 모르고, 산만하고, 굉장히 예민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덜 신경쓰고 덜 마음쓰고 예민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방법을 찾기로 했고, 아직까지도 찾는 중인데 그걸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제가 우울증에 걸린 것 같아요. 원래는 잘만 했던 것들이 귀찮아졌어요. 씻는거, 걷는거, 앉는거, 먹는거. 음식만 보면 숨이 턱 막히고 먹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밥을 못먹고 영양실조에 걸리기까지 했어요. 그때쯤부터 울지 않고 잠든 날을 세는 게 훨씬 빠를 정도로 거의 매일 울었고, 짜증도 많아졌고, 예민하다는 걸 신경쓰느라 더 예민해진것같아요. 작년에는 대학교 입시 문제로 (다른 엄마들과는 다르게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하신 적 없고 대부분을 제 뜻대로 하게 하며 키우셔서 제가 정말 존경하고 신뢰했던) 엄마가 무작정 엄마 뜻을 따르라는 식으로 하셔서 엄마에 대한 존경과 신뢰가 깨져서 매일 짜증내고 말도 안 건 채로 지금까지도 지내고 있어요. 저는 우울하면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는 것 같아요. 제가 세상에 피해만 끼치는 것 같아요. 제가 없으면 엄마도 편할 거고 친구들도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저 하나라도 없으면 지구가 덜 더러워질 것 같고, 맛있는 걸 먹고 싶다가도 그게 제 입으로 들어가는게 아까워서 좋아하던 음식들도 못먹어요. 제가 피해가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잘 모르겠어요. 정말 제가 없으면 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어쨌든 이런 우울함이 지속된 건 작년부터예요. 더 어릴때부터도 우울했던 적은 있지만, 대체로 괜찮고 가끔 우울했는데, 작년부터는 거의 매일 우울하고 매일 울고 가끔 괜찮아요. 그나마 울지 않는 날도 언제 또 우울해질까 생각하면서 온전히 괜찮지 못해요. 작년에 엄마는 절 생각하셔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라 하신 거 알지만, 그래도 너무 실망이 커서, 집에 있는게 불안해요. 집에 혼자 있는 건 괜찮지만 엄마랑 같이 있으면 방에만 있어요. 엄마가 말을 걸까봐 긴장하고 또 상처되는 말을 할까봐 겁났어요. 지금도 그래요.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싶은데 엄마가 자꾸 엄마 생각을 주입하시는 바람에 안그래도 엉망이던 머릿속이 완전이 무너져서 결국 엄마가 바란 대로 대학에 입학했다가, 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휴학했어요. 한 학기 다니는 동안에 제 머릿속은 그냥 텅 비어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가고 싶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아빠는 언니얘기를 하면서 언니처럼 성적장학금 받고 다니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학창시절에도 새본 적 없는 밤을 대학교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처음 새봤고, 결국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그게 더 우울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학과는 맞았지만, 제가 바랬던 생활이 아니었어요. 그나마 1학기때는 친언니랑 살아서 다녔는데, 2학기때는 언니없이 혼자서 점점 비어져가는 머릿속을 가지고 살다가는 정말 죽어버릴 것 같아서 개강하기 일주일 전까지 텅 비어있던 머리에 휴학이라는 글자가 들어오자마자 휴학했어요. 정말 삶이 너무너무 힘들어서 저는 절 살리려고 했던 거거든요.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었어요. 먼저 엄마랑 언니한테 말을 했어요.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말리지도 않았어요. 다음으로는 아빠한테 말했는데, 아빠는 다 듣기도 전에 화를 냈어요. 욕설까지 섞어가며 저를 큰소리로 비웃었고, 또 언니랑 비교를 하고, 아빠는 출근이 행복해서 하겠냐고 하면서 자기랑도 비교했어요. 그래서 저는 끝까지 말하지도 않았어요. 언니는 언니고 저는 저잖아요. 언니가 해낸걸 제가 못할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리고 아빠는 돈을 벌려고 일하고 있는 거고, 저는 이제 스무살인데, 이제 꿈을 찾아야 하는데, 어떻게 아빠랑 비교를 해요. 그런 사람한테 제 얘기를 더 해봤자 제대로 듣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안그래도 자존감이 제 인생에서 제일 낮다고 생각했었는데, 존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이라는 사람한테 무시당했다는게 저를 더 끌어내렸어요. 그런 사람 자식이라는게 너무 화가 났어요. 며칠을 죽고싶다며 울다가 생각을 고쳤어요. 보란듯이 성공해서 코를 짓밟아 없애버리겠다고요. 원래 저한테 들이던 돈이라고는 언니랑 같이 지내던 방의 월세뿐이었으면서 이제 저한테 한푼도 안들어갈 거라고 협박했어요. 그래서 내가 꼭 성공해서 돈 한푼도 안주는 그거 내가 꼭 똑같이 갚아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만 했지 당장 뭘 할 수가 없었어요. 당장 씻고 밥 먹는 것도 제대로 못하는데, 무슨 일을 하겠어요. 그래서 조급해하지않고 저만의 할일을 만들어서 천천히 일어설 생각이었어요. 근데 엄마가 이것저것 하라고 권유를 해서 생각해보겠다고 몇번이나 했는데 계속 권유하시고, 걱정되는 마음은 알겠지만 저는 당장 영어공부같은게 아니라 마음이 괜찮아지는게 필요한데, 엄마는 '시간많으니까''시간있을때'라고해서 힘들어요. 제가 휴학까지 하면서 만든 시간은 저한테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일단 시간을 만들고 할 일을 찾는게 아니에요. 근데 제가 제일 의지하는 친구도 그런 말을 했어요. 친구는 제 사정을 다 아는데도 컴퓨터를 배워봐라 뭘 해라. 당장 밥 먹는 것도 힘든데 그런걸 어떻게 해요. 그래서 천천히 하려는 머리와는 달리 마음이 조급해져서 차근차근 할 일도 못하고 매일 잠만 자요. 뭘 하고싶은 마음은 있는데 할 수가 없어요.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게으른 게 아니에요. 하고싶은데 안돼요. 제가 제일 힘들어요. 제가 안하는건데 누가 저보다 힘들겠어요. 그래서 맨날 뭐해야지 뭐해야지 생각만 하고 누워만 있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불쌍해요. 어떡해요. 어떡하지. 제가 무슨 말을 듣고싶은지도 모르겠어요.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도 모르겠어요. 매일 자고 울기만 해요. 근데 잠도 안 와서 해가 뜨고 나서야 잠에 들어요. 점심때 깨서 밥을 먹고 또 누워있어요. 그러다가 저녁을 먹고 티비를 좀 보다가 일찍 누워도 아침에 자요. 잠이 안오는 것도 서럽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한것도 서러워서 울어요. 계속 울다가 지치면 잠들어요. 그냥 죽고싶은데, 그럴 용기는 없는 것 같고. 죽지못해 살고는 있는데 아무런 의미도 없고 기만 죽어가고 제가 저인데 저한테 제가 없는 것 같아요. 살려주세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