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년후의 나에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자괴감|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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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1년후의 나에게
커피콩_레벨_아이콘gegury1125
·4년 전
오랜만에 쓰는 편지야. 6년전 쯤 보냈던 편지가 마지막이었지? 그때 나는 나를 위로할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감정에 충실하지 못했고 지금보다 훨씬 막혀있는 모습이었어. 늘 화를내고 주변과 내 자신을 학대했었지. 원하는 일을 하면서도 소리없이 병들어갔어. 가족은 가장 필요한때에 정신적 지지를 주지 않았어. 병든 내가 벌이는 방황이 힘겨워서 밀쳐내고 무시했어. 그게 어찌나 마음에 피눈물이 흐르게 하던지. 사람이 싫어서 깊숙한 내면 속으로 파고들어가 나만의 세계에 갇히고싶었어. 그래서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되고싶었던거야. 막상 시작해보니 피아노나 고상한 예술적 세계보다는 현실과 현실의 사람들에게 마음을 쏟고있었지. 그들을 신경쓰느라 다른일이 손에 잡히지않은적도 많아. 현실에 두발을 딛고서면 모순으로 가득한 감정들이 넘쳐. 가끔은 불안하고 괴롭고 숨이막히고 수치스럽고 공포스러워. 마음은 환상 속 그 어딘가에 가기를 원하는데 내 눈은 현실 속에 있어. 눈을 뜰때마다 현실이 보이는 한 나는 여기에서 살아가야한다는걸 알았어. 피아노를 그만두고 나서 나는 놀이나 게임에 빠졌어. 나를 현실에 살아있게 할 뭔가가 필요했는데, 몰두하지않으면 밀려오는 혐오감, 자괴감, 열등감을 감당할 수 없었거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서 나는 그 시간들을 좋아했지. 하지만 어느겨울, 나는 병든 내자신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어. 부모님도 내가 혐오로 가득하다는걸 알게됐고 , 타인에의해 진짜 내자신을 마주하게된 나는 무너져버렸어. 밤마다 심장이뛰었어. 잠을잘수가 없어서, 가만히 있으면 미쳐버릴것같아서 계속 핸드폰을 붙잡고 검색을하거나 다른화제를 찾았는데 도저히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 내 앞에 닥친 현실의 모습이 압도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거든. 나에대한 기억이 밀려오면 죽고싶었어. 하지만 이번에는 회피할 수가 없다는걸 알았어. 마음이 온통 찌그러지고 짓이겨진 상태로 글을쓰기 시작했어. 내 안의 감정들을 마주하고 해방시키기 시작한것도 이때부터였어. 온갖 불안과 혐오를 털어놓다보니 많은 생각을 해야했어. 그런데 웬일인지 생각하고 돌아보기 시작하니까 눈물이 쏟아지고, 미안한 마음이 들더구나. 내 병든마음으로 인해 상처받은 부모님에게, 나에게 한없이 속죄하고싶었어. 타인을 혐오하던 마음은 깊게 들어가보니 결국 자기혐오의 뿌리에서 나온거였어. 내가 나를 혐오해서, 내가 나에게 함부로해서. 그렇지만 누구도 내자신을 소중히하는법을 알려주지않았는걸. 타인을 대하는 태도보다도 못하게 나를, 내 가족을 대하고있었어. 눈물을 흘리면서 썼단다.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경멸하고싶으면 그렇게했어.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어. 오히려 전보다 나아진 모습으로말이야. 내게있어 피아노는 현실과 멀어지기만 하는 도피였는데, 글은 현실을 살게하는, 보다 생생하게 느끼도록 하는 도구였어. 이런 도구가있다면 언제까지나 깨어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지금 나는 작가를 꿈꾸고있어. 어릴적 나는 미래로보내는 편지를써서 힘들어하는 나를 위로하고는했지. 나는 어느순간에나 변화해왔어. 그걸 눈으로 확인하는데에는 글쓰기 만한게 없어. 지금 너는 어떤꿈을 꾸고있을지 궁금하다. 꿈을 지키고있니?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가고있니? 어떤 선택을하던 후회하지마. 그리고 항상 쓰고 읽고 생각하렴. 그러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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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charm486
· 4년 전
정말 진심이느껴지고 멋진글이에요 ..!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