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남편은 참 예뻐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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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남편은 참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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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저는 상가에서 장사를 해요. 원래 남편과 함께 하다가 장사가 시원찮아 지금 남편은 다른 일을 하고 저 혼자 하고 있네요. 아침에 문 열어놓고 정신 없이 준비 하는데 옆 가게 사장님이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하더라고요. 남편과 냉전 중이라 굳어 있던 얼굴에 나도 모르게 웃음꽃이 피며 인사 했지요. 그 사장님이 참 싹싹하고 밝고 명랑해요. 상가 벽이 가벽인지 옆 집 소리가 잘 들리는데 장사 하는 내내 손님들과 수다 떨며 하하하 웃는 소리가 끊임이 없고 손님이 오갈 때 마다 인사 소리는 또 얼마나 우렁찬지 몰라요. 볼 때 마다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엄청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에요. 그런데 오늘 그런 사장님의 밝은 모습에 기분이 좋다가 와이프 눈치를 많이 보고 많이 혼난다고 했던 소리가 떠올라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옆 집 사장님을 보면 웃음이 나는데 우리 남편을 보면 분노와 눈물이 먼저 나고, 많은 부부들이 남에겐 그리 좋은 사람인데 서로에겐 그렇지 못 한 아이러니에 실소가 나더라고요. 내가 그렇게 나를 다 죽여 남편 밖에 모르고 살았을 때 남편도 자기 밖에 몰랐고, 서서히 지쳐갈 때 쯤 어느 새 남편이 먼저가 아닌 이해득실을 따져 행동 하기 시작했고, 그즈음부터 남편은 입버릇처럼 저더러 이적이고 지 밖에 모른다고 했었죠. 그러다가 헤어질 뻔한 위기를 지나 지금은 남편도 애를 쓰려고 노력은 하지만 이제는 제가 별로 기쁘지도 않고, 눈에 차지도 않아요. 그냥 이런 삶이 참 지칩니다. 결혼이란게 해도 지옥, 안 해도 지옥이라면 한 번쯤 해보는게 좋다고 했던 사람들은 '나 혼자 죽을 순 없지,'라는 심술을 부린게 아닐까요. 겨울이라 당연하지만 참 춥네요. 주방에 쭈그려 앉아 맛동산 하나 입에 넣다가 뚝뚝 떨어지는 눈물 훔치며 주저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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