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너무 답답해서 마카에 그냥 일기 쓰듯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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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오늘따라 너무 답답해서 마카에 그냥 일기 쓰듯이 털고 갑니다. 나는 여태껏 과분할 정도로 너무 많은 걸 받으면서 살아왔는데 특별히 힘든 일도 당하지 않았는데 왜 항상 죽고 싶은 걸까. 사는 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이 딱인 것 같다. 노력하고 싶지 않고, 일어나고 싶지 않고, 숨을 쉬는 것도 귀찮다. 매일을 어거지로 버티면서 살아왔다. 주저앉으려는 나를 억지로 끌면서 '그래도 이건 해야지, 이것까지는 해야지' 하고 살았다. 약을 먹어도 상담을 받아도 나아지지 않는다. 예전에 먹었던 약은 너무 멍청해지는 느낌을 받아서 끊었다. 새로 먹기 시작한 약으로 이상한 불안감과 수전증을 얻었다. 죽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데 우울증 약을 처방해서 뭐해. 라고 생각만 했다. 그래도 충동적인 ㅈㅏ살은 면해주겠지 하면서. 상담사는 "왜 그럴까요?" 하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도 이해할 수가 없다. 학교도 학점도 괜찮고, 집안 사정도 괜찮고, 많지는 않아도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친구들도 있는데. 상담사는 내 학창생활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는 듯 고등학교 중학교 심지어는 초등학교 때 일까지 캐물었다. 하지만 우리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저는 원래 그래요. ㅇㅇ씨가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마음이 아프네요. 나의 이런 성질이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건 한 두번 일이 아니었다. 미안하다고 말할 필요도 이제는 못 느끼겠다. 뭐 어떻게 해. 내가 눈이 두 개라는 사실을 남들이 슬퍼한다고 눈을 세 개 가질 수는 없잖아. 사는 건 중노동이다. 굉장히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다. 일어나야 하고 밥을 먹어야 하고 씻고 나가야 하고 과제를 하고 눈치를 보고 안 굴러가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 생각하고 배우고 외우고 글씨를 받아적고 타자를 치고 사람과 말을 하고 어울리고 친구들에게 온 카톡에 호들갑을 떠는 듯 와 대박이다 하고 답장하고 여행 가자는 종용에 가까운 제안에 떠밀려 쓰기 싫은 돈을 쓰고 찍기 싫은 사진을 찍고 주변은 항상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하고 불협화음 보기 싫은 것들 먹기 싫은 것들 맡기 싫은 것들 따끔거리는 피부 다리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솔직히 고역이다. 다들 어떻게 이런 걸 견디고 사는지 모르겠다. 아 하긴, 다들 가족 생각해서 죽지 못해 산다고들 하지. 진짜 다들 이렇게 사는 건가? 진짜? 나도 뭐 지금 죽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울기만 해도 나보다 아파하는 엄마 아빠를 두고 죽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이 천하의 불효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를 상상해 본다. 그 때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고 죽을 방법을 구상한다. 그 날이 오면 정말 평화롭게 행복하게 걱정 없이 잠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내심 부모님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할 때마다 너무 죄송스러워서 마음이 힘들다. 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이렇게 또 늘어난다. 그 때까지는 억지로, 세상에 끌려다니면서, 힘들더라도, 무리해서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남들이 슬퍼한다는 이유로 내 인생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못 한다는 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 진짜 싫다. 인생 극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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