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마카 안하겠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별|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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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마카 안하겠지!
커피콩_레벨_아이콘seop0604
·4년 전
군대에 와서 좋은 점을 꼽으라면 몇개 없지만, 그래도 꼽아보자면 내 삶을 돌아볼 시간이 생겼다는거야. 자기 전에 누워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보면 내가 이런 삶을 살았구나 싶거든. 그렇게 얘기 하다보면 네 이야기는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 같아. 그도 그럴 것이 넌 나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인걸.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고등학교랑 대학교까지 우리는 같이 다니고있잖아. 그래서 우리가 친한가 싶기도 한데, 생각 해보면 우리는 한 번도 같은 반이 된적도 같은 학과도 아니라서 어떻게 친해졌나 싶어. 그래서 너한테 우리가 어떻게 친해졌는지 물어보면 넌 모른다고 대답하지. 그러면서 나한테 역으로 물어보면 나도 모르겠다고 대답하는데 그럴 때마다 궁금하긴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싶어. 그냥 너가 내 친구라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야. 어떤 노래 가사처럼, 우린 서로의 사랑도 많이 봤었고, 슬픈 이별도 함께 했었던 것 같아. 너가 나한테 울면서 전화 하는 날에는 내가 우는 것 처럼 슬픈 기분이 들었어. 왜인지는 모르겠어. 너가 나한테 많이 소중한가봐. 그래서 나도 너한테 내 이야기 많이 하기도 하고, 너한테 의지 많이 핬던 것 같아. 너한테 있어서도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한테 소중한 사람이라서 가끔 너가 나한테 '그냥 연애하지 말고 너랑 결혼 할까?'하고 물어본거겠지? 아니면 말고. 나 입대 전 마지막 토요일 저녁에 너네 기숙사 앞에서 내 이야기 했던거 기억 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만 집에 남겨두고 군대 가기가 너무 무섭다고 했던거. 어릴 때 우리 부모님 이혼 하셔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 키워 주셨는데, 이젠 두 분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 걱정된다고 했었잖아. 그냥 그 이야기 들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웠었어. 그렇게 난 너한테 감사한 마음으로 훈련소를 갔지. 그리고나서 수료식날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만났는데 할머니가 나한테 대뜸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시는거야. 나는 여자친구가 없는데 무슨 말씀 하시나 했더니, 우리 집에 키 작은 여자애가 포도 한 송이를 들고 찾아와서는 내가 있는 훈련소 주소좀 알려달라고 했다고 하시는거야. 편지 쓰고싶다고 하면서 내 주소 받아갔다고 하는데 키 작은 여자애가 그랬다고 하시니까 딱 너인거 알겠더라고. 그 때에, 부끄럽지만, 너가 가끔 나한테 물어본 것 처럼 연애 하지 말고 너랑 결혼 한다해도 후회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직 22살. 그런 생각하기에는 이른 나이이지만, 그런 생각을 하게 됐어. 아무리 네가 내 소중한 친구라지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 너한테 해. 그런데 누군가한테 이런 얘기 하고는 싶고 해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에 써 보는거야. 음, 사실 너랑 사귀고싶다기 보다는 내 마음을 모르겠어. 널 설레이게 해줄 자신도 없고 또, 실수로 더이상 내 소중한 사람이 아니게 되면 어떡해. 그래서 고민이야. 너한테 물어보고싶지만, 그럴 수 없는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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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mohae
· 4년 전
그런 친구가 있다는게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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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p0604 (글쓴이)
· 4년 전
@nickmohae 힣 맞아요 힘 많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