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태도, 내 마음도, 내 생각도,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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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태도, 내 마음도, 내 생각도,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odms2
·4년 전
일단 멀쩡해요. 평소엔 아주. 제 생각엔 그래요. 근데 달라진건 있어요. 종종 자기 전 너무너무 슬퍼져서 울고, 샤워하다 꺽꺽거리며 울고, 버스 타고 가다 울고, 티비보다 가족과 관련된 뭔가가 나오면 울어요. 그리고 한 두번 정말 무의식적으로 생각의 단계도 없이 문득 죽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너무 단계도 없이 뜬끔없어서 정말 당황했어요. 물론 매일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당혹스러운 감정이예요. 왜냐면 원래 안그랬어요. 이렇게 운적은 거의 없어요. 죽고싶단 생각을 해본적도 없어요. 긍정적이거나 밝은 성격은 아니지만 원래 감정 폭이 크지 않은 타입이었고, 세상엔 좋은 일만큼 혹은 그 이상의 나쁜 일도 있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해서, 나쁜 일에 좌절해서 아무 것도 못하는 타입이랑은 거리가 멀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금 생각하면 잘 모르겠지만 1년 전 일이 있기 전엔 저의 감정에 이런 슬픔은 없었어요. 지금은 있다는게 슬프고, 그게 아빠 때문이라는 게 더 슬프고, 지금까지 그런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잘 키워놓고 이렇게 만들었다는 것도 너무 슬퍼요. 1년 전, 아빠와 엄마, 제가 저녁을 먹고 치우는 시간, 갑자기 아빠가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왜 숟가락을 놓지 않느냐고. 접시를 제 옆으로 집어던져 박살이 났고, 제 뺨을 수십대 때렸어요. 엄마는 놀라서 숨이 가빠져 누웠고, 그 와중에 아빠는 엄마만을 챙겼어요. 그리고 전 확신했죠. 이건 순간 화가 나서 때리거나, 이성을 잃고 때린것이 아니구나. 마음먹고 날 때린거구나. 누군갈 챙길 정신도 있고, 본인의 행동에 당황한 기색조차 없구나. 당시 계속 물어봤어요. 왜 이러냐고. 숟가락을 놓지 않아서래요. 5개월 후에도 트러블이 있어 물어봤어요. 왜 그랬냐고. 숟가락을 놓지 않아서래요. 최근에도 이유는 숟가락이래요. 숟가락이라... 말이 되나요? 전 안돼요. 날 때리고 화를 낸 이유가 진짜 숟가락 때문이라면, 숟가락 때문에 그렇게 화를 내고 폭력을 쓴거 자체를 이해못하겠고, 진짜 숟가락이 아니라면,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숟가락 때문이라고 핑계대는 것도 이해가 안가요. 다른 어떤 이유라도 전 저에게 한 일을 이해 할 수 없는데, 숟가락이 이유라면 더더욱 이해가 안되죠. 그 전에 숟가락 가지고 말 한마디 한 적도 없어요. 뭔가 저도 전에 잘못한게 있었겠죠. 알아요. 모든 트러블은 양쪽의 잘못으로 일어난다는 거. 근데, 전 이해가 안되요. 왜 이런 방식으로 나에게 화를 냈어야 했는지. 그 이후, 전 독립했어요. 가족이라 더 힘들더라구요. 엄마가 끼어있고, 동생들도 있고... 그래서 쇼윈도가족처럼은 지내야 되겠더라구요. 명절엔 시골집도 가야하고, 외할머니 생신에도 가야하고. 그래서 아빠를 '처음 보는 중년남자'로 생각하고 함께 있을 순 있게 되었어요. 이것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른 가족에게는 안그런대요. 처음엔 도대체 그 폭력이 납득이 되질 않아서, 다른 가족들에게도 그럴까 불안함도 있었는데, 그렇진 않더라구요. 다행인것 같으면서도 도대체 나한텐 왜 그런건지, 화가나기도, 슬프기도, 내가 잘못한 건가 싶기도 해요. 무료가족상담도 받았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사업이 잘 안되고, 가족이 자길 무시하는 것 같고, 그래서 외로워서 일 수 있다는데. 저 말과 글로는 이해가 될것같다가도, 이해가 안되고, 용서도 안되고, 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잘 평소처럼 지내다가도 뭔가 공백이 있는 순간, 그때 일이 떠오르거나, 가족이 떠오르면 울어요.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요. 힘들어요. 가끔 다음날 회사에 못가게 될 정도로 울때도 있어요. 그리고 머릿속도 정리가 안되요. 행동도 잘 모르겠어요. 그 상담에선 일주일에 한번 밥을 같이 먹으라는데, 전 못하겠어요. 어디까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어떻게 머릿속을 정리해야 할까요. 제가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너무 길었네요. 가족때문에 저보다 더 큰일을 겪는 사람도 많은 것 알아요. 그래도 이런 일이 흔치 않다는 것도 알죠.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고 싶었어요. 그럼 쫌 오늘은 덜 울고 잠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는데, 왠지 쓰다 더 운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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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yio
· 4년 전
많이 아프고 속상하고 당황하고 슬펐을것 같아요.. 지금도 이렇게 트라우마가 남아서 갑자기 슬퍼지고 그러는데.. 아빠는 자기자신조차 감당이 안되는 상태라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사과못하고도 보듬어 주지도 못하고.. 그냥 그상태로 지내고 있는것 같네요. 아빠는 너는 내 자식이니까 자식은 자기의 아래니까 내 통제하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나봐요. 내가 하는 일이 실패하고 내뜻대로 안되는데 자식마저 내뜻대로 안되 나는 가장으로 가족을 이끌고 권위도 있어야 내존재가치가 있는것 같은데 일에도 실패하고 자식에게도 내가 권위가 없는건 참을수가 없어.. 하고 사건이 터진건 아닌가 생각해봤어요. 아빠가 진짜 저런 생각을 하신거라면 잘못된 생각이시죠. 돈, 부모와 어른 , 가장이라는 권위보다 더 중요한 가족, 아빠라는 울타리 자식들의 마음의 의지처를 놓치고 있는거니까요.. 마음이 많이 아팠죠.. 님이 잘못한게 아니예요.. 잘못한게 하나가 있었더라도 그렇게 때려서도 안되죠. 감정조절을 못한 부모의 잘못이예요. 이제껏 관계가 평온했고 누구보다 믿고 따랐으며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의지처를 잃는 느낌일테니까.. 남이 그러는것보다 자신이 실수한것보다 더 아픈느낌이죠.. 그래서 아직까지 글쓴이님이 아파하나봐요. 많이 힘들었겠어요.. 많이 아팠겠어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