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도 없고 중요한 선택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중독|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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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도 없고 중요한 선택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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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안녕하세요. 올릴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따로 상담할 곳이 없어 올려 봅니다. 저보다 인생 경험이 많으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 이야기가 좀 깁니다.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해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크게 따돌림을 당한 이후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사이버 상의 사람들에게 의존하게 되었고, 인터넷 중독 증세가 심각하다 느꼈을 때 즈음 말도 못하게 떨어진 성적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극복을 위해 다시 펜을 잡았지만, 사라져버린 1년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고 저는 결국 수능에서까지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사정에 재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마저 없었던 저는 결국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와 제가 원하지도 않았던 학과가 있는 지방 전문대에 진학했어요. 그 때까지는 아, 그래도 편입을 준비하면 되지 않을까.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도 같습니다. 허나, 그 이후는 매일 매일이 절망의 나날이었습니다. 대학 입시 실패로 안 그래도 낮았던 자존감이 바닥을 치게 된 것은 맛보기에 불과한 일이었고, 처음 경험하는 타지 생활 때문인지 사회공포증이 심해져 사람 사이에 섞이는 것 조차 힘든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규칙적으로 손이 벌벌 떨릴만큼 불안한 감정이 찾아오는 것과, 지속되는 우울감과 무기력증 덕분에 저는 그저 버티는 것을 목표로 1학년 생활을 마감했어요. 정말 진지하게 정신과에 찾아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취업에 불이익이 있다는 소문에 단념하고 마는 하루가 제게는 예삿일이었습니다. 사는 것과 살아내는 것의 차이를,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한 분들은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2학년이 되었고, 저는 의욕도 의지도 없는 상태로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하라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며칠간 심각하게 고민하며 이전의 일을 후회하다가도, 이어진 실패의 영향인지 의지라고는 쌀 한 톨만큼도 없었던 저는 다시 본래의 생활로 돌아갔습니다. 남들이 본다면 나태하다고 말할 만한 한심한 생활로요. 며칠 열심히 공부하다가, 무기력한 생활을 하고, 후회하고, 공부하고, 무기력하게 살고, 후회하고. 이런 사이클을 돌리며 시간만 축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어느샌가 21살. 졸업을 눈 앞에 두고 있더라고요. 죄책감은 죄책감대로 학벌에 대한 열등감은 열등감대로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두려움대로 감싸안은 채로.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퇴보한 것만 같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한심하다고 하십니다. 공부를 하고 싶었다면, 편입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지. 지금 같은 마음가짐으로는 아무 것도 못 할 거라고. 분명 우리가 계속 말해왔지 않냐고. 공부하라고. 맞습니다. 제가 제 기회를 걷어 찼죠. 작년 이맘때쯤 1년 학원비까지는 대줄 수 있다는 부모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놓고는 그깟 사람이 무서워 학원에 상담 받으러 가볼 생각도 못 했고 회피만 했습니다. 지나간 일을 잡아 세워놓고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자, 되뇌고도 과거의 일을 후회했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든 결과적으로 제가 잘못 행동했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사회공포증에 시달리는 것도 정신이 나약하기 때문이니 제 잘못이라면 잘못이죠. 극복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고요... 노력하지 않은 데에서 온 후회와 죄책감으로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선택지가 남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의 저는 지방 4년제 전적대 성적 편입과 취업 중에 고민하고 고민하다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정말 공부를 더 하고 싶지만 지금 상태로 취업에 별 다른 이점이 없는, 4년제이기만 한 대학에 들어가 휴학을 하고 편입 준비를 하기에는 등록금의 액수가 너무 큽니다. 졸업 후 편입 공부로 1년을 그냥 날려야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리지만, 그렇게 공부했는데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시간도 돈도 모두 잃게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결말을 맞이하는 게 두렵습니다. 쟁쟁한 경쟁자를 이길만한 무엇인가가 제게 있을까요. 없으면 어쩌죠. 고민 하기 보다 행동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 고민이다 보니 쉽게 답을 못 내리네요. 이런 시험 준비하는데 있어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고 해서 생각해봤는데 저는, 원래 이럴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되었든간 이럴 사람이었던 거죠. 저에게는 능력도 끈기도 머리도 아무 것도 없었던 거예요. 될 사람이었다면 독하게 뭐라도 했었겠죠. 공부는 독한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만 할 수 있다고 하잖아요. 중학교 때까지 공부 잘한다 이야기 듣고 기대 속에서 자랐던 건. 딱 그때까지인 머리였던 거겠죠. 저는 원래 안 될 사람이었던 거예요... 하지만 이렇게 살기 싫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뭐라도 시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도 제 삶을 바꾸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죄송합니다. 쓰다보니 감정 기복이 심해지네요... 집안에 짐이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선택하지 못하겠더라고요. 하지만 자꾸 미련이 남습니다. 이번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실패하게 될까봐. 원래 나는 안 되는 사람이다, 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되는 꼴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제가 선택하는 모든 것이 실패의 지름길이면 어떡하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노력하면 된다. 라고들 말하지만, 지금 취업을 하면 편입 도전은 커녕 더 좋은 직장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일 거라고 생각하니 그저 암담합니다. 저처럼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아버지는 취업을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니 엄청 화를 내시더라고요. 아쉬움에서 나온 말이었겠지만, 저도 압니다.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 쯤은요. 하지만, 어떤 게 나은 선택인지 모르겠어요. 학벌 콤플렉스를 떠안은 채로 취업을 하고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임금을 받으며, 일과 병행해 전문 자격증 공부를 할 것인가. 아니면 4년제 어디라도 들어가서 휴학을 하고 더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편입 공부를 할 것인가. 취업은 그 후에 일이겠죠. 성공하면 선택지가 늘어날 테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물론, 학교는 제가 알바라도 해서 다니는 게 맞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없습니다. 그냥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게 상상조차 가지 않아요. 제 삶은 이미 망가져서 돌이킬 수조차 없어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번 선택이 중요한 만큼,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면 어쩌나 무섭습니다. 노력으로도 극복 못하는 한계가 보이면 어쩌지. 내가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은 맞을까. 힘내보려고 하다가도 불안감에 잠식 당하곤 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선택하실 것 같나요. 더불어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는 법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두서 없는 글이지만 혹시라도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부디 둥글게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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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mavera04
· 4년 전
비공개 님의 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사실 학창시절 때 누구나 고민을 많이 하죠. 친구 관계, 학업 문제, 더 나아가 취업 문제 등... 하지만 삶이 망가졌다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아직 너무나도 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돌이킬 방법은 언제나, 반드시 언제나 있습니다. 제 생각엔 취업은 너무 급하게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공개 님께서 천천히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세요.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 있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항상 말해 보세요. "난 할 수 있어." "난 누구보다 멋진 사람이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야." 작은 말 한 마디가 당신의 인생을 바꿉니다. 사람은 말하는 대로 믿으니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생각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인격이 되고, 인격은 당신의 인생이 됩니다. 지금 당장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세요. 차차 안개가 걷히고 앞이 보일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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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huiya
· 4년 전
글쓴이님이 심적으로 얼마나 힘드셨을지 느껴집니다.. 우선 은 지금 당장 글쓴이님께서 한게없다고 생각될지라도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오셨잖아요. 불안하고 힘든시간들을 견디신것만해도 대단하신거같아요. 지금 결정을 내려야하는 시기여서 마음이 더 조급해지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게 되시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이건 저의 생각입니다만...만약 제가 글쓴이님 상황이라면 편입이건 취업이건 상대적으로 달성하기 쉬운 쪽으로 갈 것 같아요.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상태에서는 좀 더 쉬운 목표부터 접근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요.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일지라도 일단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는데, 자신감 부족한 사람은 엄청난 노력과 더불어 내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자기의심에 대해서 컨트롤을 해야하거든요. 많이 힘드실거에요. 그러니 상대적으로 쉬운 목표부터 이뤄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나를 이뤄내면 다른것도 해낼수있을거라는 자신감이 붙게되거든요. 그 자신감이 또 해낼수있게끔 사람을 인도해주고요. 사실 지금은 암흑같으시겠지만 21살의 나이는 너무나 젊고, 모든것에 대해 가능성이 열려있는 나이인거같아요.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셨을지라도 앞으로 찾아가면 됩니다. 글쓴이님은 해내실 수 있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