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사건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자살|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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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사건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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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19살 때 일어났던 일이에요. 한창 입시 준비로 바쁠 시기였고 저는 예체능 쪽이었기 때문에 매일 학원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 날은 학원 친구들 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풀러 다같이 노래방을 갔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지만 노래방에서 재수하는 선배들이 사들고온 술도 같이 마셨구요. 술을 마신 건 명백한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후회하고 반성 중입니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저는 제 주량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했고 몇캔 마시고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몇달 전에 헤어진 전 남자친구도 함께 있었습니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잠시 헤어진 것이었으며 입시가 끝난 후 다시 사귀기로 했었기에 서로에 대한 호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였죠. 참고로 사귀는 동안 가벼운 입맞춤 그 이상으로는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놀고 있던 와중에 저는 화장실로 향했고 그 애는 저를 뒤따라왔습니다. 그 노래방 화장실은 남녀공용이었고 매우 협소했습니다. 그 애는 들어와서는 문을 잠그고 제게 키스를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저도 크게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점점 격해지더니 저에게 삽입을 시도했습니다. 저는 전혀 성관계 경험이 없었기에 두려움을 느꼈고 거부했으나 아랑곳 하지않고 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기에 사람들이 와서 기다리다 돌아가는 소리를 계속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생전 처음 느끼는 고통과 수치심에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아프다 그만해달라 라고 지속적으로 부탁하자 그제서야 그 애는 행위를 멈추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연인끼리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생각하여 이해하고 넘어가려 했습니다. 저도 크게 거부하지 않았구요. 그리고 나서 그 애는 비틀거리는 저를 부축해서 학원으로 돌아갔습니다. 당시 시간이 밤 11시 반 정도였고 학원에는 저와 그 애 둘 뿐이었습니다. 그 애는 다시 저를 붙잡고 연습실로 들어가 관계를 시도했습니다. 이미 한번 고통을 겪은 저는 더 필사적으로 거부했으나 몸부림을 쳐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썼으나 조금의 미동도 없었습니다. 학원 아래층에 있는 가게에 들릴까 싶어 소리도 질러 봤으나 제 입을 틀어막고는 행위를 이어나갔습니다.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체념한 저는 그저 울면서 제발 그만하라고 되뇌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애는 그런 저를 보고 문득 정신이 들었는지 한숨을 쉬며 그만할까? 라고 하고 저를 놓아주었습니다. 저는 허겁지겁 옷을 챙겨입고 도망치듯 학원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날 이후 몇날며칠을 홀로 괴로워했습니다. 그 애는 뻔뻔하게 학원을 나와 친구들과 웃고 떠들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그 애 얼굴을 보기가 두려워 원장선생님께 이 일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은 바로 그 애를 자르고 저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죠. 저는 그 이후로도 그 연습실에는 발도 못들였으며 입시 준비는 커녕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꿈에서는 매번 그 날의 장면이 나타났고 그게 두려웠던 저는 잠들지 않기 위해 카페인 음료를 미친듯이 들이마셨습니다. 발작 비슷한 증상이 일어나기도 했고 귀에서 그 애의 숨소리가 갑자기 막 들리고 음식을 먹으면 모두 게워내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한달도 되지 않아 5키로가 빠졌습니다. 부모님이 아시게 되면 너무 괴로워하실 것이 두려워 신고도 못했습니다. 그 애는 저에게 계속해서 사과 문자를 보내고 본인의 어머니를 통해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렵고 분한 마음은 전혀 풀리지 못했습니다. 손톱으로 살을 마구 긁어 상처를 내 자해를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아픈 마음이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제 손으로 제 팔을 온통 상처투성이로 만들었습니다. 자살할 생각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정신병원도 다녀보고 상담소도 가봤으나 저에게 신고를 강요하는 것이 싫어 그만뒀습니다. 이 일을 아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도와줘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은 회복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밤이 되면 무섭고 억울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고 심할 때는 숨소리가 귀에 들려오기까지 합니다. 일상 속에서도 관련된 것들이 나오면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마구 뜁니다.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아직도 꿈을 꾸면 그 날이 생생하게 재현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이제 괜찮은 척 다 잊은 척 살지만 혼자서는 잠도 못자고 자해하는 습관도 버리지 못했습니다. 막 죽고싶다는 생각이 예전처럼 들지는 않으나 가끔 열차 선로를 볼 때나 높은 건물에서 아래를 볼 때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면서 심장이 뜁니다. 언젠가는 정말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벗어날 수는 없는 걸까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한 번도 자세하게 풀어본 적 없는 이야기인데 다른 분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슬퍼하며 용기를 내어 적어 올립니다. 제가 지금 외국에 있는 상태라 이야기 할 곳도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좀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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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w6836
· 4년 전
지금도 고통받고계시는듯한데 일상생활하는데 지장은 없으신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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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yol
· 4년 전
남자로 참 할말이 없습니다 정말 꼭 이겨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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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w
· 4년 전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x놈때문에 왜 당한 사람이 수그리고 살아야되죠? 저도 저혼자고민하고 이럴때가 있었는데 더 위축되더라구요 그치만 지금부터 해결하려고 드러낸것 자체가 대단한겁니다 힘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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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gi0oO
· 4년 전
어느 미친 ***난놈 하나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시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요 ㅠㅠㅠ 진짜 왜 그렇게 남에게 피해를 줄까요 ㅠ 그래도 여기라도 털어놓으시고 좀 낫다니까 다행이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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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kkw6836 큰 지장은 없는 것 같아요.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는 등 불편한 점은 있지만 이젠 익숙해져서 그냥 사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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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cagi0oO @jungw @hansuyol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게 너무 힘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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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f7cc4eb2367fb21d2ef 감사합니다 말씀 하나하나가 너무 와닿습니다 강하게 마음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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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w6836
· 4년 전
요즘도 잘지내고는계시죠? 여기에서만봐도 님 응원하는분들만있습니다 님한데 드릴수있는것이 격려밖에없네여 언제가될지모르지만 님이극복했다는 글을보고싶습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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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erk
· 4년 전
성추행이 아니라 완전한 성폭력이네요. 트라우마는 극복하려는 강박도 스트레스여서 너무 힘들 수 있어요. 루틴을 안정적으로 정리하고 조금씩이라도 일상을 회복하는 게 필요할 것 같네요. 가족, 아주 가까운 친구와의 편안한 관계를 반복하는 걸 통해서 일상에 완전한 안정감을 느낄 때까지 지내시고 이후에나 그 문제를 정리하고 소화하는 게 가능할 것 같아요. 부디 행복해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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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felt001
· 4년 전
미친새 끼 고추 잘르고 싶네 작성자님 나중에 라도 그 놈을 마주친다면 거시기를 발로찰 정도로 당당해지고 자신감 넘치게 사세요. 그 놈때문에 인생을 못산다면 너무 억울할거같아요.. 저라면 복싱같은걸 배워서 그 트라우마를 이겨낼정도로 쎄지는걸 택할거 같아요.피할수 있지만 피하지말고 맞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