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놀고 있는 스무살입니다.(긴글이지만 전문상담사님께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우울증]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집에서 놀고 있는 스무살입니다.(긴글이지만 전문상담사님께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4년 전
20살이 되면 바로 독립해서 다른 지역으로 자취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막연한 생각이었죠. 별로 가고 싶지 않았던 대학교가 비리가 터져서 그걸 핑계삼아 안 간다고 했고 웹툰작가지망생이라 알바하면서 그림 배우는 학원을 다니려고 했었어요.여전히 친척할머니께서는 대학생과 고졸은 월급부터가 다르다며 지금이라도 전문대를 가라고 하시지만 저는 그냥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보내요. 한편으로는 대학이라도 갔다면 나았을까 싶기도 해요. 굳이 2시간이나 걸리는 다른 지역에 가서 학원을 다니려고 했던 것도 집에서 멀리 떨어져있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술담배 중독이었요.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번 저녁에 나갔다 들어오시지만 가끔 낮에 술 먹고 들어오실 때도 있어요. 계속 그 모습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에 정말 지겨워요. 아빠는 감정적인 사람인데 지금은 많이 참고 화를 덜 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여요. 어릴 때 사소한 일로도 정말 많이 맞고 컸거든요. 제가 큰딸이고 5살터울나는 여동생이 있는데 불안한 가정탓인지 동생과 틈만 나면 싸웠어요. 솔직히 제가 동생한테나 엄마한테 정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부모님이 가정에 소홀하신 건 아니에요. 경제적으로는 별 문제없이 컸지만 엄마가 아빠한테 받은 휴대폰비로 돈갚는데나 유흥비로 쓰세요. 동생은 작년부터 일주일에 한번 정신병원 상담치료를 받고 있어요. 공황장애, 우울증이라고 하더라고요. 학교도 아예 안 가고요. 사소한 것도 곱씹게 받아들이고 무조건 가음지르고 욕부터 내뱉어요. 대화가 안돼요.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동생과 함께 방을 썼는데 저도 너무 지쳐서 제 방을 따로 만들었어요. 밥도 저 혼자 방에서 먹고 부모님과 동생은 같이 먹어요. 어릴 땐 싸워도 금방 풀어졌는데 이제는 둘다 머리가 크고 사춘기를 겪어서 그런지 쉽게 안 되더라고요. 동생과 거의 2년 다 될정도로 말섞은 적 없거든요. 하지만 저는 동생과 화해할 생각없어요.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둘이 싸우면 항상 제가 동생 앞에서 혼나면서 맞고 그래서 얘가 절 많이 무시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오냐오냐 키워서 어른한테 예의가 없어요. 자기 기분나쁘면 위아래가 없습니다. 부모님과 밥먹는데 밥상에서 폰하고 있더라고요. 옛날같았으면 아빠가 못참았을텐데 이제는 체념하신 것 같더라고요. 외식도 따로 합니다. 아빠가 엄마한테 욕하고 소리지르니까 당연히 자식도 그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겠죠. 저희 부모님은 서로 간의 존중, 배려 따윈 없습니다. 사실 저도 아빠가 아직 무서워서 제 의견을 쉽게 못 꺼내요. 그래도 평소에 대화는 거리낌없이 잘 합니다. 여기 글로 다 적진 못하지만 다들 이런 집구석에서 제가 잘 큰게 용하다고 신기해하세요. 제가 잘컸던 이유는 아빠가 답답하기도 하고 절 많이 때리고 엄하셨던 분이지만 그래도 여린 분이셨거든요. 첫째인 저를 더 아끼신다는 걸 알고 있고요. 제가 사람을 참 좋아해요. 정도 많고 이런 것도 아빠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아빠'라는 단어가 나오면 울컥하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바르게 자라고 버틸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다음주부터 다시 알바를 시작하게 됐어요. 얼마 안 되지만 용돈이라도 벌어서 그 돈으로 그림도 배우고 사회경험도 쌓을겸. 지금 당장 자취는 못하더라도 용돈이라도 벌어서 사람구실을...ㅎㅎ 에휴 동생은 학교 갈 생각도 없는 것 같고 며칠 전에 엄마와 동생이 학교 가서 상담했다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선생님들 앞에서 제대로 된 결정도 못내리고 속이 안좋다, 아프다면서 울더래요. 학교에서는 동생이 원하는대로 하겠다고 했다네요. 제가 이 집을 나가면 스트레스 안 받고 편하겠지만 한편으론 아빠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하루라도 빨리 이 집을 나가야 한다는 거죠. 맨날 엄마랑 동생이 붙어있기만 하면 동생이 욕하고 가음지르는 소리가 제 방까지 들리거든요. 저는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고 엄마와 동생이 따로 나가서 살길 바라요. 엄마 말로는 동생도 아빠랑 떨어져서 살고 싶다고 하더래요. 아빠는 혼자 살아야 할 분인 것 같아요. 동생이 병원상담치료를 받고 있지만 집에서 여전히 화를 내시거든요. 하지만 동생의 행동은 이해가 안되는게 많아요. 자신이 원하는 걸 다 누리면서 아빠가 싫다고 그러거든요. 아빠가 화내는게 싫고 불안한 건 저도 알지만 학교도 안 가고 집에서 하루종일 티비보면서 폰해요. 말그대로 팔자좋게 살고 있어요 지금. 아빠는 동생이 자신을 싫어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한다는 건 모르세요. 무서워서 말을 못하고 있거든요. 동생이 아빠랑 떨어져서 살고 싶은 이유는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어서 그러는 것 같아요. 동생은 집에서 하는 일이 없어요. 밥 먹고 설거지도 안 하고 엄마랑 나가서 살고 싶은 것도 미성년자이기 전에 엄마가 모든 걸 다 해주거든요. 사람들과 말도 잘 못해서 엄마한테 맨날 카페 음료수 사오라고 시키고 그래요. 그 외에도 화풀이도 하고 엄마가 다 들어주니까 애가 더 우쭐거리는 것 같아요. 엄마 말로는 남한테 피해가는 걸 인지를 못한대요. 병원에서도 공감능력이 남들보다 많이 떨어진대요. 그래도 다행인건지 집에만 있는 건 아니고 평일 하루 2시간정도 컴퓨터학원을 갔다와요. 앞으로 좀 나아지려면 아빠랑 떨어져 사는게 제일 좋지 않을까요? 저희 엄마는 계속 내일 생각해보자. 기다려보자. 하는 식이어서 대책이 없으시거든요.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아무한테나 털어놓고 싶었어요.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