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마다 도망쳐버려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독|불안|사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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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마다 도망쳐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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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그 시절이 그렇듯 가정이나 학교에서나 조금만 어긋나면 맞는 게 당연했지요. 저는 아픈 게 너무나도 싫었고요. 아픈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도움을 받는 방법을 몰라서 교내에서는 최대한 맞지 않도록 숨죽이며 지냈고, 가정에서는 도움 받을 사람도 없고 설령 일어난들 방관하듯 도움 주는 사람이 없어서 늘 도피하다시피 살았어요. 가정사는 밖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 된다는 거라고 배웠기에 피멍이 든 후에도 누가 물어보면 이렇게 답하라는 부모님 말씀이 옳은 거라 생각해서 당시에 누군가에게 말한 적은 없었어요. 사과도 제가 요구한 후에야 몇 번씩 받아냈지만 금세 잊어버려서 이제는 포기했고요. 지금은 스스로를 우선으로 보살피면서 나아가려는데, 너무 오래 묶여있었는지 마음처럼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요. 오랫동안 불안을 바탕으로 회피하면서 버텨왔더니 무얼 하려든 외면하려는 태도부터 튀어나와요. 낮은 자존감 탓에 누군가에게 제 것을 보여주려할 때는 더욱이요. 옛날부터 책임감이 강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는데 아무리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들 과정이든 결과든 결국 타인에게 폐를 끼쳐버리니 역설적으로 책임부터 기피하려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게 되어요. 그러다 결국에는 저 스스로를 향한 책임마저 버리디시피 하고요. 현실을 직시하려니 생각과 몸이 어긋나면 불안이 너무 높아져서 금세 제 풀에 지쳐버리고, 무너질 쯤에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까 무서워 방어적인 태세로 도망치기를 반복해요. 어린이가 아닌 성인이 된 지금도 이러니 사회생활은 도전조차 못하고 있는 건 당연해요. 오랫동안 좋아했던 것도 사실상 현실도피의 목적과 유희의 중독이었으니 이제는 의미를 잃어버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단순히 아픈 게 싫어서 하루하루 버텨가는 중이에요. 그런데 살아가려면 계속 아파야하니 지쳐서 힘이 없어요. 남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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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123
· 4년 전
때리다니 너무 해요 ㅠㅠㅠㅠㅠ 피멍이 들정도면 진짜 아팠을 건데 ㅠㅠㅠ 저는 심리 상담가가 아니라 진지하게 얘기할 순 없겠지만 오래 걸려도 괜찮고, 님이 힘이 없어지거나 지쳐도 괜찮아요.. 남들은 100정도 에너지에서 80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면 님은 100에서 남들보다 묶여있는 부분이 좀더 많을 뿐이에요. 님의 상처를 돌봐주지 않았더니 더 커진 거 같은데요,, 하지만 님은 이제 성인이고, 님 스스로를 지킬 수단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차근차근 해봐요.. 전 개인적으로 상담을 해야 할거 같으면 상담을 하고, 가해자에게 얘기를 해야 할 거 같으면 얘기를 해보고 이런 식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많이 나아진 것 같아요.. 이미 오랜 시간 지난일에 이런게 받아들이기 힘들고 스스로 싫을수도 있지만 어린 시절을 일은 누구에게나 큰 일걸요.. 남은 시간이 언젠가는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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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nick123 단순히 제가 남들보다 약한 줄로만 알았는데 남들보다 많이 묶여있다는 말씀이 무척 와닿았어요. 아직 완전한 자립은 못했지만 천천히 다독이면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 다 풀어내는 날이 오겠지요..ㅎㅎ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카님께도 소중한 시간들이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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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73e7b397ac7c28ad2a8 저는 단순히 외면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신중하다고 봐주시니 무척 기뻐요. 지금은 신중한 외면에 그쳐있지만 말씀해주신 신중한 도전을 목표로 찬찬히 성장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분명 달라지겠지요. 격려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부디 좋은 한 주가 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