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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매력은 무엇일까.
커피콩_레벨_아이콘hanarin
·5년 전
나의 매력은 무엇일까...? 퇴사하고 그림을 배우려 학원을 다니고 있다. 예전에 입시학원에서 긴 시간을 겪고, 이번에는 진짜 원했던 게임 원화 학원이고. 그런데 요즘 자주 불안하다. 과연 내가 이 나이에 원화를 할 수 있을까. 사실 아니라면 어떻게 하지? 예전에 입시 미술때처럼 다들 내 그림을 비웃는 건 아닐까. 내가 학원을 다녀봤자, 가족들은 돈이나 벌라고 하고... 예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5살 때 기억나는 건 엄마의 우는 모습뿐이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나중에 내가 커서 성공하면 엄마 울지 않게 해줄게.' 였다. 그렇지만 할 줄 아는게 없었다. 공부도 이해를 못하는 편이라 똑똑하지 못했고, 피아노를 배워도 언제나 혼났다. 심지어 내 손을 자로 언제나 때리거나 찢으면서 도에서 도까지 닿으라고 역정을 내곤 했었다. 7살이 되고, 그림 위주의 유치원을 다니고 원장선생님을 잘 만나서 내가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내 꿈은 화가에서 애니메이션 감독 그리고 만화가에서 게임 원화가로 바뀌었다. 초등학교때 폭력까지 휘두르며 여자에 미쳤던 아빠와 이혼한 엄마는 새아빠를 들였지만, 직장생활을 못했고 정신 질환이 있던 분이었다. 물론 지금은 직장생활을 잘 하고 계신다. 나와 많은 마찰도 있었지만 매력과는 상관없으니까... 중학교 때 까지는 좋았다. 언제나 자신감이 넘쳤다. 내 그림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꼭 성공하리라 믿었다. 날 의심하지 않았다. 힘든 일이 있어도 꿈을 위해 버텼다. 엄마가 청소년기만 버티면 내가 무슨 일이던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말만 믿었다. 고등학교 때. 대학은 꼭 가야한다는 엄마의 성화에(그래야지만 날 버렸던 전 아빠한테 떵떵거릴 수 있지 않냐며) 입시미술을 다녔다. 여기서 문제였다. 입시미술에서 언제나 빨리, 빨리, 빨리 그리라고 했다. 빨리 그리지 않으면 학생들 다 모아놓은 가운데에서 매를 맞았고, 시퍼런 멍이 들면서 집가는 도중에 울었다. 어느 날은 내가 그린 그림이 웃기다면서 학교 대문에 떡하니 걸어두었다. 물론 좋은 의미가 아니라 내가 그림이라도 보면서 애들 스트레스 풀라고... 웃으라고 걸어놓았다. 대학교 때. 난 편입을 해서 입시 준비를 또 했다. (이 때도 무조건 2년제는 안된다, 4년제는 가야한다는 엄마의 성화였다.) 거기에서는 아예 내 그림을 찢는 선생님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원장은 내 그림을 비유하며 '아무리 ***를 빨고 또 빨아도 깨끗한 손수건은 되지 않아.' 한마디로 처음부터 내 그림이 ***라는 거겠지...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 장학금을 받으려고 애썼다. 그래... 이 때부터 난 내 인생이 지쳤었다. 졸업을 하자마자 엄마가 나보고 회사를 구하라고 했다. 그것도 콜센터... 집에 돈 없으니까 이제 회사 구하라고. 4년제까지 다녔으니, 인정도 받을거라며. 난 싫다고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지 않냐며 마찰이 일어났고, 엄마는 나한테 '솔직히 말해서 너 못 그리잖아. 너보다 더 잘그리는 사람이 원화하는 거지. 넌 가지도 못해. 내가 엄마니까 그나마 너한테 잘 그린다고 해준 거야.' 이 말을 듣고 난 미쳤다. 정말 미쳤다는 말밖에 못하겠다. 2년을 천장만 바라보며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했다. 난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가치없고, 그저 돈 버는 기계로 날 키웠고, 겉으로는 위하는 척했지만 사실은 날 제대로 봐주지 않고 인정을 안한 건 엄마였다는 사실에 몇십번 자살하려고 한강 근처를 다녔다. 이때 세군데 상담사분들은 내게 철이 없다던가, 엄마가 불쌍하지도 않냐며, 너무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했다. 미쳤던 나를 동생이 도와줘서 일어서긴 했다. 그래서 회사를 다녔고 직급도 달았다. 하지만... 이대로 살아도 되나. 내 인생은 이정도 였나? 정말 안주하면서 한달벌고 그 맛에 사는 소확행... 그것이 내 인생에 정말 필요했던 걸까. 과감하게 때려쳤다. 그리고 몰래 모아둔 돈으로 학원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입시미술때 생각이 나서 맨날 갈때마다 두렵다. 무섭고 불안하고, 그림에 매력을 넣으라는데 그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봐도 내 그림엔 매력이 없다. 공허한 느낌...? 뭔가 부족하다. 그림의 매력이란 무엇일까? 나의 매력은 무엇일까? 난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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