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저와 함께 그 시간들을 지나가는 동안
첫째, 나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많은 조건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요. 아무리 가족, 친한 친구라 할지라도 무조건적인 사랑과 이해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한 명 쯤은 있는 그대로의 나로 바라봐준다면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둘째, 내가 경험하는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을 매 순간 경험하며 감정으로 인해 삶이 즐겁기도 힘들기도 합니다. 내 감정을 접촉하고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감정을 잘 표현하고 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셋째, 세상과 연결된 생각을 확장해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이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다른 것들은 생각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나를 더욱 몰아세우고 때로는 나를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우물 밖의 세상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내가 그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제 내담자 중 한 분은 오로지 죽을 생각만 들었습니다. 가정 형편은 말이 아니고, 취직은 하기 힘들고, 주변에는 나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자꾸 남들의 말이나 시선이 의심스럽고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자꾸만 죽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자신도 너무 괴로워 몇몇 병원, 상담센터를 전전하였지만 지속적으로 관계가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의사, 상담자가 모두 자신에게 관심이 없고 비웃었다고 하더군요. 이 분의 생각과 마음을 온 마음으로 이해하고 지지하며 저와의 관계는 매우 안정적으로 형성되었고 지속적인 상담이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람들과 거의 단절되어 있으셨는데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맺고 싶다는 계획도 말씀하시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약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추천 드린 병원도 꾸준히 다니신다며 종결 후에도 메일을 통해 연락을 해 오시기도 했습니다.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삶의 의지가 다시금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감사한 사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