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하고 싶어도 마음이 내키지가 않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침대에서 일어나고 싶지도 않다. 외롭고 내가 불쌍하다. 혼자 밥먹는 것도 혼자 이불 덮고 우는 것도 위로도 못 받아서 술, 담배 그런 유해한 것들을 찾는것도 그런데도 마음대로 못하는 것도 불쌍하면서 동시에 싫다. 집에다가 전화하면 공부하라는 말밖에 없다. 공부도 안할거면 뭐하러 먼 곳까지 갔냐고 국립대나 가지. 그러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생활비는 네 돈이냐고. 그러게, 돈 때문에라도 그냥 없어져버리고 싶었다. 밥 먹을 때마다 가격 계산하는 것도 지겹다. 그것때문에 먹고싶은걸 몇 번이나 못 먹었다. 이걸 쓰다가 울었다. 기숙사 살아서 마음대로 울지도 못한다. 울 곳이 없어. 어릴 때부터 우울했을지도. 슬픈건 모르겠고 늘 해가 지는 느낌이 싫었다.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외치는 동시에 안타까우면 그리고 동시에 싫다면. 엄마는 내가 한밤중 길가다가 사고를 당할까봐 걱정하지만 나는 내가 죽어버릴까봐 걱정된다. 입학 초에 나한테 그런 짓을 한 룸메가 원망스럽다. 덕분에 더 비참해졌다. 내일도 시험이다. 모르겠다. 상담을 받았는데 이제 방학이라 집에 가야해서 못 받는다. 관련 기관에서 받으라고 권해서 신청했는데 대기만 한달 반이다. 모르겠다. 정신과에 가고싶다. 갔는데 아무것도 아니라 하면 어쩌지. 엄마 친구 딸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했다. 나는 여기서 죽어가고 있는 것 같아. 꿈에서 누가 날 죽이려고 했다. 나는 늘 살고싶지 않아 했는데 죽고싶지도 않았다. 돈얘기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것만 생각하면 내가 죽을 것만 같다. 어차피 다 빚이다. 먹고 마시는게 버거울 때가 있다. 눈빛이 죽었다. 아무것도 상관쓰고 싶지 않다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