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점점 메말라가네요.
가장 가고 싶지 않은 곳이 집입니다. 엄마가 불쌍하고 자기만 아는 형제들이 미워죽겠네요. 잘해주려고 해도 욕심만 많고.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아요.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형제들. 싸우는 자식들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엄마. 아빠도 바람나서 나가고 혼자신데... 이러다 미칠것 같아서 저 혼자라도 좋은말 좋은생각하고 바르게 살려고해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장애물 같습니다. 계속 괴롭게 만들어요. 가족이 짐같이 느껴집니다. 안보고 살수있으면 안보고 살았으면 좋겠을 정도로요. 아낌없이 주는 엄마도 슬퍼서 보기가 싫습니다.
4살많은 언니는 출가해 자기 가정을 꾸리고 거의 교류없이 지냅니다. 매일 돈 없다 힘들다 그러면서 가족여행 다닐 거 다 다니고. 시부모님이랑 뭐 어쩌구 저쩌구. 엄마한테는 신경도 안쓰면서. 올 때마다 조카 선물이며 먹을거며 바리바리 싸줘도 고맙다는 말 뿐. 5년을 받는 거 없이 주기만 하니 이젠 우러나와 주고 싶지 않아요.
며칠전에 어떤 상황에선 그러더군요. 그건 엄마가 아들복이 없는거야. 그런거지뭐.
내 생각엔 딸 복도 없는 것 같다고 대꾸하려다 참았습니다. 자식키우며 엄마마음 이해한다더니 자식 복 없다는 소리가 잘도 나옵니다.
지들만 아는 자식 낳고... 불쌍한 울엄마...
2살 어린 남동생은 남보다 못합니다. 자기 하고픈대로 하고 엄마말이며 누나말이며 귓등으로도 안들어요. 지 여친한텐 벌벌 떠는놈이 엄마한텐 이거해줘 저거해줘. 초등학생도 안그럴텐데요. 버젓이 사회생활하는놈이 어떻게 하면 얻어먹을까 그 고민 뿐인가봅니다. 취업할때도 사회경력선배로 옆에붙어서 도와주고 고민있으면 진심으로 들어주고 조언해주고 했어요. 언니가 나가고 기분전환하라고 없는 살림에 외식도 종종 했습니다. 피부 안좋다길래 화장품을 사주기도 했고요. 많이 해준건 아닙니다. 그래도 태도가 저리 변하니 분통이 치밉니다. 기분나쁘면 니가 나한테 뭘해줬냐. 무슨 도움을 줬냐 이말뿐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배은망덕한 인물이네요.
며칠전 알고보니 사회생활 한참 먼저 시작한 저를 거의 따라올만큼 돈을 모앗다는 걸 알고 동생이 제게 씀씀이가 헤프다고 하더군요.
하.....
20살이후 대학도 제 돈으로 가고 엄마한테 손벌린적 없습니다. 밤엔 공부에 낮엔 일하고 살았어요. 크진 않아도 청소하며 일하시는 데 생활비 보태시라고 종종 용돈도 드렸습니다. 20살에 취업해서 쭉. 등록금에 용돈에 운전면허까지 손벌려서 딴놈이 그렇게 말하니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이 다 상해서 신경치료하느라 몇백. 집 기둥 들고 나르기를 여러번이었지. 벽돌 하나하나 채우느라 엄마 등골 휘는 거 모르고.
동생이 동생처럼 안보입니다. 안보고 살 자신 있어요. 뭘해도 궁금하지 않고 안쓰럽지도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다른 형제들에 비해 못받고 자랐습니다. 오히려 어렸을땐 당연한것처럼 살았는데 지금은 참을 수가 없네요. 시간이 지나도 비교당하는 건 사라지지 않아요....
내가 왜 주고도 이런말을 듣나 싶습니다.
만날 알아서 잘하는 딸...
지겨운 소리
행복하길 바랍니다. 서로 안보면서요. 이미 집 나가버린 아빠는 불행하길 바라고요. 어느새 훌쩍 20대 후반인데 모두 뒤도 안 돌아보고 자기 살길 찾아 떠나고... 가여운 엄마는 혼자 남겠죠. 이제 몸도 안좋으신데. 뭐 저도 혼자일 것 같고요. 가족마저 정이 후두둑 다 떨어져 진짜 혼자가 된것 같아요.
유년기를 불안정하게 보내서 그런지 독립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나이에.. 요즘은 계속 나이 생각만 들어요. 내가 나이값을 못하나 불안하고.. 하도 알아서 잘한다는 얘길 듣고 잘아서 진짜 제 자신이 알아서 잘하는 인간인줄 알았어요.
제 안의 양면성. 피해의식. 공격성. 짜부라진 자존감은 아마 가정환경에서 비롯 된듯 합니다.
가족도 이런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연애를 언제 해본건지..
결혼. 독립 이런거 생각하면 부담스러워 미칠것 같고. 행복할 자신이 없어요. 제가 겪어온 가족이 그랬으니까요. 영원히 혼자일 것 같아 그것도 무서워요..
이대로 살아도 되는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