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소방관입니다.. 구조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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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현직 소방관입니다.. 구조팀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익숙해질때도 되었을텐데... 아니.. 업무는 익숙해졌죠... 하지만.. 피구조자분을 구해내지 못하였을때 저는 심각한 무력감을 느낍니다... 조금만 더 빨리도착했다면.. 내가 대처를 조금만 빨리했다면.. 이런 생각이들고 꿈속에서 제가 살리지못한 분이 나오셔서 우는모습도 보았습니다.. 유가족분들의 원망이 가득한 눈빛을보면 저는 끝도없는 낭떠러지로 빠지는것만 같습니다... 네.. 물론 구해드린분들이 더 많습니다.. 압도적으로 많죠..... 하지만 구해드리지못한.. 살려내지못한 그 귀한 목숨의 무게를 잘 알기에... 그럴때마다 제 자신을 추스르기가 너무 힘이듭니다... 반응이없는 제세동기와.. 맥박을 확인할때마다.. 교대후 소주한병씩 마시며 자책을합니다.. 다 기억하고있습니다.. 제가 지켜내지못한 그 목숨들을요... 가끔 견학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저를비롯한 소방관들을 영웅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영웅이라는 말을 들을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 일을 하기에는 너무 약한걸까요... 제 눈앞에서 얕은 숨을 헐떡이는 학생에게 살수있다고 버티라고 버텨야한다고 조금만 버티면 된다고 내가 구해줄거라고 그렇게 괜찮을거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학생이 제 눈앞에서 호흡을 멈추었습니다... 교통사고현장에서 후송중 맥박이멈춘 환자분의 피를 온몸에 묻혀가며 CPR을 하다가 너무늦었다고 소용없다는걸 알면서도 CPR을 멈추지않고 계속 하다가 절망한적도 많습니다.. 그들을 살리지못했다는 그 생각들이 날 짓누르는것만 같습니다.. 괴로워하는 저를보시곤 짧은휴가를 주셨지만 그걸 받는것조차 죄스러워서 오늘도 이렇게 대기를합니다... 전화벨소리가 싫습니다... 사이렌소리가 두렵습니다.. 아니 가장 두려운것은... 또 살려내지못할까봐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이 일을 그만둬야하는걸까요...? 난 영웅이 아닌.. 그저 영웅도아닌 악당도아닌... 난...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 감정도.. 복잡합니다..... 제발 소원이니까 제 눈 앞에서 생명이 꺼지는건을 보고싶지않습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난 타인을 구해내기엔 형편없는 인간인것만 같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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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6년 전
마카님 안녕하세요. 엔젤입니다. 마카님의 마음이 담긴 글을 읽었습니다. 이렇게 아프고 힘든 마음을 지니고 하루하루를 지내시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서 제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분들 중에서 자신이 큰 잘못을 하고 있다고 여기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분들은 대부분 스스로 설정한 기준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죄인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점점 더 마음의 상처가 커져만 갑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기준을 지니고 계시며, 그 불가능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자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고자 하기에 매일 실패 경험이 누적이 되고 점점 더 자신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이지요. 마카님께서 지금 지니고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영웅”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그 단어에 담기는 수많은 의미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완전무결해야 하고, 모두를 구해야 하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도 들어있지요.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우리가 듣고 보는 수많은 영웅들은 그러한 모습을 지니고 있고 그러한 모습을 요구합니다. 자연스럽게 현실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기대하게 되지요. 소방관 분들께도 그러한 영웅의 모습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방관으로 근무하는 분들 스스로도 그러실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요? 앞에서 말한 영웅에게 기대하는 요건들이 현실에서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도 완벽할 수 없지요. 어떤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해결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를 구해낼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타인을 구하는 것이 모든 상황에서 언제나 옳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럼 마카님께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마카님의 현재 목표는 무엇인가요? 소방관으로서의 목표와 마카님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카님이 자신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면, 부디 이를 건강한 방향으로 수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이시지만 동시에 마카님 자신임을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소방관의 역할을 수행하며 동시에 마카님 자신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바꾼 목표도 변함없이 마카님에게 고통을 준다면 그 때 다시 소방관의 삶을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카님은 결코 형편없는 분이 아닙니다. 영웅이니까 언제나 영웅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혹은 두려워한다고 해서 악당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소방관의 삶을 살고 있지만 마카님은 여전히 마카님입니다. 부디 본래의 자신을 잃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카님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카님이 자신을 망가뜨리고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면서까지 그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소방관 #영웅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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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yes89839
· 6년 전
다 같이 마음이 아프겠지만 소방관님은 자책을 계속 할꺼지만 유족분들은 그래도 보내주는 법을 살아가면서 배우겠죠? 옆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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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yes89839
· 6년 전
그러니까 사는게 다 그런건가봐요 보내줄때도 있고 맞이할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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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sky7
· 6년 전
적어도 구하신분들 그리고 그분들의 가족 지인들에게는 영웅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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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wpaw
· 6년 전
소방관님이 누군가를 살리려고하는 마음과 그 과정들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유가족분들은 몰라서 그렇겠지만 먼저 하늘나라에 간 사람들은 소방관님의 마음을 알거에요 소방관님은 아이들의 영웅일지도 모르지만 같은 사람이고 평범한 직장을 가진 그냥 평범한 사회인이에요 신이 아니니까 그리고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초인적인 영웅도 아니니까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구해낼 수는 없겠죠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지금까지 버티면서 사람들을 구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잘 해내고 계신거잖아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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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1del
· 6년 전
하지 못한것이 무능력한게 아니라 하지 않으려는것이 무능력한거라 생각해요. 마카님은 유능력을 넘어 초능력하시다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스스로를 너무 짖누르지 마세요. 온전한 내가 없으면 남도 없는거 아닐까요.. 타인을 향하는것 모두 나로부터의 시작이니 죄책감 갖지 마시고 안한 선택보다 한 선택을 더욱 소중히 생각해주시길 바래요. 어줍잖은 잡설이었습니다. 죄송하고 정말 감사합니다.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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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6sad
· 6년 전
마카님 잘못이 아니예요. 절대로 아니야. 나는 어리지만, 소방관분들을 보면 영웅생각보다는 '수고하셨어요'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영웅은 대단한 것일수도, 대단하지 않을 것일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두 개 다 영웅이 맞습니다. 무심코라도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학생들. 야단보단 격려를 해주시는 부모님. 자신의 새끼를 먼저 챙기를 어미. 친구를 도와주는 직장인. 잠이든 아이들의 이마에 뽀뽀하는 아빠. 고기를 찢어 입에 넣어주시는 할머니. 모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보는 영웅 맞습니다. 영웅이란 어떠한 거대한 대단한것이 아닙니다. 영웅은 모두 대단하고, 생각보다 주위에 많습니다. 사실 영웅에 신경쓰시지않아도 괜찮습니다. 저는 쓰레기빼고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 영웅에 생명의 무게를 넣는다면, 확실히 무거워질겁니다. 그렇다고해도 당신의 잘못이 있을까요. 없어요. 당신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당신을 본다면. 당신은 당신에게 어떤 말을 할건가요. 마카님위 잘못이다. 마카님의 잘못이 아니다. 이 두개중 저는 아니다를 선택할거예요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이 살린 사람이 더 많습니다. 저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죠. 당신도 사람이니깐요. 당신도 사람이라서 기대야 할때가 있는거죠. 사람이라서. 이 하나의 단어가 우리 모두에게 같은 공감을 만들어내고 있는거니깐요. 당신도 저도 사람. 사랑받고 사랑주고. 그런 사람. 존중받고. 사랑받고. 그런 사람. 오늘도 살아줘서 고마워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내일은 당신에게 미소가 주어졌으면 해요. 마카님의 어깨가 좀 더 가벼워 지기를. 잘 잤으면 해요.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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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lody0420
· 6년 전
자책하지 마세요 당신은 영웅이 맞습니다 구하지 못하신 분보다 구한분들이 더 많다고 했잔아요 그분들은 당신덕에 살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그 많은 사람들을 구한 영웅이죠. 하지만 영웅이라고 모든사람을 구할순 없잔아요 당신도 인간인데..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마시고 힘내세요! 언제나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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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0409
· 6년 전
토닥토닥 ❤❤❤❤❤❤❤ (*ฅ́˘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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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0409
· 6년 전
힘내세요 홧팅 ❤❤❤❤❤❤❤ (*ฅ́˘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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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you (글쓴이)
· 6년 전
@!9b0206dccb5fc9622c6 많은분들이 위로해주셔서 기운이나네요.. 힘들죠.. 동료선배님들은 항상 괜찮아졌다 라고 하시기보단.. 무뎌졌다 라고 표현을 하십니다.. 그 현장감이라는게 더 와닿더라구요.. 죽음이라는걸 티비나 영화에서 보는것과는 달리... 현실이라는게 더 무겁더라구요... 버티다못해 주저앉았었는데 감사하게도 힘을내보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