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공부를 좀 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무기력증]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비공개
·6년 전
고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공부를 좀 하는 편이었고, 장래에 대한 목표도 꽤 구체적이어서 집안에서 다른 또래 친척들에 비해 칭찬이나 기대를 많이 받았어요 주변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런데 수능을 친 후 생각보다 급이 낮은 대학에 가게 되었고, 제 자신에게도 너무 화가 나고 부모님 친척들 앞에서 얼굴을 들기가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견뎠어요 재수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어쩌다 질문이 들어와도 유야무야 얼버무리며 넘어갔고 그냥 그때만 잘 견디면 끝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니까 이젠 취업이 걸림돌이네요 졸업한지 일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정식으로 취직을 못했어요 나름대로 취업준비를 하긴 하지만, 그걸 핑계로 집에 마냥 붙어있기에는 부모님 눈치가 너무 보여서 졸업 후에 틈틈이 알바를 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알바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로 인해서 마음의 상처도 너무 많이 받았고 그때문인지 일하면서도 계속 무기력증이 오더라구요. 취준은 커녕 일끝나면 집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누워있고만 싶고... 결국 알바 자체도 오래 못 버티고 몇달하고 그만두고. 몇주하고 그만두고. 이런식이었어요. 현재 알바도 이번달까지만 하고 그만둘까 생각중이구요 친구들은 그 시간동안 차근차근 스펙쌓고. 공부하고. 취직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자기 길을 찾아간다는데 전 혼자 상처받은 마음과 무기력증을 어떻게든 이겨내보려 버둥버둥했네요. 전 형제자매도 없고 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는 친척도 없구요,연락 자주하는 친구도 거의 없어요. 그나마 지금 연락하는 친구들도 그냥 일상적인 연락이고 가끔 그 친구들이 저한테 본인 고민을 털어놓는 식이에요. 전 지금까지 살면서 남들 얘기만 들어줄 줄 알았지 남한테 제 얘기를 털어놓은적이 거의 없어요. 그냥 남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서요 또 나만의 슬픔과 고민을 남들이 아는것도 부끄럽고, 무엇보다도 나를 보는 시선이 미묘하게 달라질것 같아 싫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무조건 그냥 혼자 마음속으로 삭이는게 습관이 됐어요. 겉으로는 즐거운척 활발한척 하면서요. 게다가 이 과정에서 밖으로 풀 수 없으니 대신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살도 많이 쪘어요. 원래도 날씬한 편은 아니었지만 점점 맞는 옷은 줄어들고 뭘 입어도 거울을 보면 돼지같기만하고 그게 모두 스트레스로 다가오더라구요 살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단 한번 살찐게 본인 눈에 보이면 사람 만나는거 자체가 또다른 스트레스가 돼요. 알바는 일이니까 어떻게든 나가지만 그외 친구나 지인들하고는 약속을 못잡아요. 어떻게든 핑계를 대고 되도록이면 안나가요 오래간만에 만났을때 예전엔 안그랬는데 왜 이렇게 됐냐는 듯한 그 눈빛을 상상만 해도 울고싶어지거든요. 그러면 방에만 있게 되고, 마음이 허해서 그런지 배가 안고파도 나도 모르게 가게에 가서 먹을걸 잔뜩 사와서는 입안에 우걱우걱 쑤셔넣어요. 배가 터질듯한 느낌이 올때쯤 후회가 밀려와요 내가 왜그랬지 안그래도 돼진데 미친거아냐? 너 진짜 어떻게하려고 그러니 그러면서 자책하고 스트레스받고 스트레스받으면 몇시간후에 견디다못해 또 먹을거 사러가고. 이 악순환을 어떻게 해보곤 싶은데 막상 뭔가를 시작하는거 자체가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알바비 들어오는 족족 맨날 맞는옷 몇벌 새로 사고 틈틈이 먹을거 사고 하다 보니까 저축도 못하고 매월 말일쯤 되면 돈도 없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이걸 아시면 너무 실망하실것 같아서 그냥 돈 다른데 썼다고 거짓말하고 다음 월급이 들어올때까지 버텨요. 이 생활을 일년... 아니 이년정도는 한 것 같네요. 제 이런 생활에 대해 부모님이 잘 알고 계신 건 아니에요. 단지 취직은 못하고 계속 살은 찌고 있으니 한심해 보이시겠죠 부모님은 가끔 절 보면서 한숨쉬세요. 살좀 빼라 그몸으로 무슨 취직을 하냐. 우린 부모니까 널 사랑하지만 널 모르는 사람들은 널 겉모습으로 판단한다 적어도 남들정도의 체격은 돼야할거 아니냐 넌 니몸을 보고도 어떻게 뺄 생각을 안하냐, 양심없다,의지박약이다 언제까지 알바로만 살거냐. 취직은 언제하냐. 이런 말씀도 하세요 이런 말들이 제 마음을 막 갉아먹어요. 한번 들으면 찾아오는 죄책감과 상실감이 예전엔 그 말을 들은 하루만 좀 우울하면 없어졌었는데 이제는 며칠간 시도때도없이 절 찾아와서 낮이나 밤이나 갑자기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그런 대화가 몇번 반복되다 보니 이젠 그냥 티비를 보다, 혹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가 취직의 취자만 나와도 날선 반응을 하게 돼요 부모님께 너무나 죄송하고 상처주기 싫은데 저도 모르게 그렇게 돼서 너무 속상하고 제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싶어요 퇴근후 잠깐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면 침대에 누워서 생각해요 이대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없어도 부모님은 잠깐은 슬플지 모르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다 잊고 아마 전보다 나은 삶을 사실텐데. 부모님의 미래를 위해서 그냥 내가 없어지는게 낫지 않을까?하고요 전 가끔 SNS에 들어가서 동창들 근황을 보곤 하거든요 다들 취직도하고 연애도하고 심지어 어떤 친구는 결혼해서 애도 가졌더라구요. 저보다 한참 성적이 낮았던 같은반 여자애는 성형하고 예뻐져서 멋있는 남친 사귀고 전문분야에 취직도 했구요 고등학생일때 ***같았던 어떤 친구는 군대갔다오더니 정신차려서 지금 완전히 새사람이 됐더라구요 공부 열심히해서 장학금도 받고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니고 제가 꿈꾸던 삶처럼.... 알차게 살더라구요. 다들 너무 행복해보여요. 그리고 삶이 반짝반짝 빛나보여요. 부러워서 미칠것 같아요. 나도 당연히 그렇게 살 줄 알았는데... 정신차리고 싶은 생각이 없는건 아니에요 저도 맨날 아직 젊은데 왜 이렇게 사나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와요... 제 삶은 마치 멀리서 보면 멀쩡하고 둥근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시작과 끝이 어딘지 알 길이 없는 마구 꼬인 실타래 같은 느낌이에요. 나도 분명 한 십년쯤, 아니 오년쯤 전만해도 내 미래계획이 확실했고 내 미래가 너무나 기대됐는데 왜 이제는 다 없어지고 희망도 없고 껍데기뿐인 미련 곰퉁이밖에 안남았는지 모르겠어요. 너보다 더 힘든 사람도 있는데 복에 겨운 소리한다고 할까봐 어디다 말도 못해요. 물론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에 놓인 분들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이 있다고 해서 제 아픔과 고민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것도 아니니까요. 그냥... 털어놓고 싶었어요. 제가 솔직히 느끼고 바라보는 제 모습을요. 아마도 전 오늘 이후로도 이 얘기를 평생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냥 여기에 익명의 힘을 빌려 털어놓은 것으로 만족해요. 그래도 이렇게 글로라도 풀고 나니까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길고 조잡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전문답변 1, 댓글 7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심리
6년 전
마인드카페에서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님의 이야기는 잘 읽었습니다. 세상사가 참 내 마음 같지 않지요?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건 알겠는데 이 고리를 어디서부터 끊어야 할지 모르겠구요. 매일 매일 돌아가고 있는 악순환을 인지하고, 설사 그 고리의 절단 부위를 알았다고 해도 본인의 의지로 끊는 건 마치 관성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 것처럼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매일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일들이 본인에게 해로운 것이 뻔히 보이는 데에도 말이죠. 님은 지금 좌절하고 우울해지고, 우울이 심해지면서 미래가 없어지고, 미래가 안보이니 그 미래를 위해 당장의 욕구를 참고 지연시키는 의지가 약해지고, 그래서 눈앞의 욕구(먹는 것)를 푸는 것에 집중하고, 살이 찌고, 이런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안 들어서 더 자괴감이 들고 우울이 지속되는 고리에 빠져 있습니다. 글을 굉장히 조리있게 잘 쓰셔서 읽는 내내 그 답답한 마음을 잘 전달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촘촘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쓴 이 글을 읽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남습니다. ‘이 분이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지요. 님은 sns를 통해 보여 지는 지인들의 삶에 대해 화려해 보인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괜찮았다고 느끼는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비교하고,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계속해서 초라하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변하고 싶은지,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잘 보이지가 않아요.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변하고자 하는 동기 부여, 즉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명확히 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진짜 원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집중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남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는 부족합니다. 님은 과거에 자신보다 성적이 안 좋았던 친구가 성형도 하고 예뻐지고 자기 일도 잘 하고 있는 걸로 열등감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없는 모습들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으로는 지금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님이 보이고 있는 막연한 부러움은 정말 본인이 간절히 원하는 그 무언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적당히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사회적 시선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좌절이 시작된 원인이라 할 수 있는 ‘급이 낮은’ 대학에 간 것과 현재 취업이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적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잘 보이고자 하는 마음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자기 자신만의 시선, 자기 자신만의 꿈이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잘하는 것, 잘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우선 생각하세요. 그것을 명료하게 할수록, 그것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님의 현재 삶의 패턴을 끊어낼 수 있는 강한 동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인과 본인이 원하는 것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사회 속으로 자신을 던져봐야 합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상처를 받았다면 무엇이 나에게 상처로 다가오는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받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찾아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까지 님이 세상을 살아온 방식을 봤을 때, 남들이 인정해 주는,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적당한 회사에 취직을 하고 살이 빠져도 계속해서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초라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 님의 인생입니다. 어느 것 하나 내 노력 없이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느끼려면 우선은 나를 알아가는 노력이 시작되야 하는 것이지요. 마음 상태가 나아질 미래를 위해서도 지금부터 단순히 부끄러움을 피하기 위한, 사회적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신만의 욕구를 포함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본인만의 의지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적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더 깊은 우울을 만들어 가지 마시고 엔젤상담소의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상담을 통해 내 모습에 대해 알아가면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마인드카페는 님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목표와 노력을 응원합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sho7987a
· 6년 전
저도 비슷한고민하고있어요 글쓴이님이힘든데 제 힘든것도 털어놓는거같아죄송합니다.. 저도 첫수능을 굉장히망했습니다 기대받던 똘똘한 애였던 저라 아버지덕분에 재수를해서 원하던 대학에 갔어요.. 감사하게도 재수까지 해서 갔으니 잘살아야할거아니예요?..근데 첫수능망한것에 은근사로잡히기도했고 일이 꼬이다보니 저는 어떻게 먹고살아야할지모르겠고 제가 한 선택이 다 후회되고 재수까지시켜주셨는데 한몫못하는게 ㅂㅅ같고 살도 엄청쪘어요 대입때에비해25쪘더라고요.. ㅎㅎ 큰도움은 못되지만 좋은일있길바래요
비공개_커피콩_아이콘
비공개 (글쓴이)
· 6년 전
@sho7987a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니ㅜㅜ 저도 마카님 이야기에 너무 공감되네요....... 상실감이 너무 크실 것 같아요.. 어떻게 먹고 살아야할지, 나는 고작 이것밖에 되지 않는건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힘내시길 응원합니다ㅠㅠ!!
커피콩_레벨_아이콘
qoo3579
· 6년 전
저도 취준생이라... ㅠㅠ 고민들 중에 겹치는게 있네요 그 심정 잘알아요...ㅠ 우리 엔젤님말씀대로 힘내봐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shfdlxj94
· 6년 전
저도 대학교 졸업한지 1년 됐는데 피차일반이라고 제가 알바를 구하고 있는 것 빼고는 똑같네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happy1973
· 6년 전
힘내세욤. 적성에 맞는 직업 찾길 바랍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digna16
· 4년 전
저도 님과 상황이 비슷해요.ㅜㅠ 그래서 저한테 안 좋게 행동했던 친구들이 취직해서 놀러다니고 예쁜 옷 입고 사진 찍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 질투가 나더라구요.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돈을 벌게 되었을 때 저 친구들처럼 하게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니 그렇진않더라구요. 직장이 있다고해서 제가 취직했을 때 그 사람들과 삶이 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런 생각이 들고 나니 마음이 좀 누그러졌어요. 사실 취준하는 입장에서 님께서 아예 노력을 안 하셨다고는 생각되지않아요. 원체 취업이 요즘은 너무 힘드니까요. 스펙 좋은 사람들도 취업은 운빨로 다가오고 생각했던 대로 취업이 안 되는 사람들도 많아요. 저도 같은 입장이라 이 말들이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희 모두 언젠간 빛을 볼 겁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
bennylee
· 2년 전
과거의 저를 보는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근데 저는 지금도 나는 왜이렇게 사는가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중이네요. 글쓴이님은 부디 얼른 이 굴레에서 벗어나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