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주의인데 부모님은 너무나도 가족주의에요.
가족간의 배려, 사랑을 중요시하고 미래에 제가 부모님을 모시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시네요. 물론 낳으시고 키워주신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또 저에게 그동안 써왔던 돈 같은것 모두 갚을 생각이에요. 그런데 그 이상을 바라시고 지금까지 당신들이 힘들게 살아온 것에 동정을 강요하고 아무 대답하지 않는 저를 천하의 배은망덕하고 못된 년으로 치부하시네요.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가요. 가족도 가족이지만, 그 전에 나라는 하나의 인격체가 있는데 왜 내가 나 자신보다 가족을 더 신경쓰고 위하며 살아야 하는거지. 그렇게나 가족 간의 배려를 강조하셨지만, 지금까지 제 의견을 존중해주고 배려해주신 적이 있었는지. 묻고싶었어요. 그렇게 물으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또 절 나쁜년 취급하겠죠.
지금까지 전 부모님의 기대에 미친적이 없어요.
고1까지는 공부를 잘 하다가 2학년이 되어서 사춘기가 왔어요. 학교의 의미도 모르겠고, 공부를 한다고 행복한 것 같지도 않고. 그 당시 제 꿈은 심리학자였는데 그런건 돈벌이가 안된다고 절대 안된다고 하셨어요. 수능스트레스로 어딘가에 의지하고싶었는데 제가 의지할 곳은 아무데도 없는 기분이었죠. 당시 학원비로 거의 백만원씩 나갔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 저도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있는데, 아직까지도 그 얘기를 꺼내며 넌 반드시 잘돼야 한다.라며 저에게 압박감을 주세요.
공부를 거의 싫어하는 정도라서 성적장학금은 받은 적이 없어요. 그래도 3.8은 유지하거든요. 그리고 전 제가 성적으로 못받을 거 아니까 항상 학과 활동 교내활동을 열심히 해서 그래도 한 학기 당 백만원씩은 장학금으로 받았어요. 그런데 엄마는 저에게 누구는 성적이 좋아서 전액장학금을 받는다더라 이런얘기를 꼬박꼬박하세요. 제 생각으로는 저도 그 대학 갔으면 그 성적 받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에요. 끊임없이 남이 잘된 얘기를 들려주며 저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뭉게요. 나도 저 백만원 받으려고 나도 노력했는데. 내 노력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지. 저도 노력했는데. 저보고 지금까지 팽팽히 놀았대요.
저는 휴학하고 여러가지 해볼 생각이었는데 휴학은 꿈도 꾸지말라는 듯이 계속해서 스트레이트로 학기를 마치길 원하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했어요. 왜 내가 내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부모님 뜻을 고지곧대로 따랐지?하고 혼자 또 후회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졸업하면 바로 취직이 되는줄 아셨나봐요. 나는 이뤄놓은 게 없는데 그래서 취직준비기간으로 1년을 잡고 있었어요. 학기가 끝남과 동시에 용돈을 끊으셔서 주말알바를 알아놨거든요. 시작하기 전에 말하면 또 뭐라고 하실게 뻔하니까 말하지 않고 있다가 당일이 되서 말씀드리니까 취업도 못하고 빌빌대다가 알바나 하고있다며 또 혼났어요.
집에 오면 주눅만 들어요. 집에 오기싫어요. 그래서 술을 먹고 취하는 날이면 그렇게 집에 안갈거라고 했었나봐요. 그것도 싫어하세요. 그리고 집에 안 들어오려는 저를 악마라고 해요. 엊그제는 아침에 학원갔다가 오랜만에 제일 친한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점심먹고 얘기하다보니 술도 마시게 됐어요. 오랜시간을 밖에 나가있었던 건 맞는데 밤 10시도 안되서 전화하시더니 좀만 더 있다가 가겠다고 하는 저에게 니 친구들 정말 나쁜애들이구나? 하면서 이번에는 친구들을 욕하시는거에요. 취업도 못한 애를 붙잡고 술이나 마시고 있다는거에요. 하.. 정말 그순간 너무 화가 나서 끊으라고 신경질적으로 말했어요. 그리고 3일 째 저를 무시했다가, 이모한테 저 들으라는 식으로 욕을 했다가, 차라리 밥을 주지를 말지 또 밥은 주세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건지.. 이런게 엄마의 사랑인건가요? 이게 가족 간의 사랑이에요?
과보호와 신경질 섞인 언행을 함께 하시니까 저도 엄마가 절 사랑하시는 걸 알겠는데도 불구하고 괴롭고 뿌리치고 싶어요.
나는 취업하면 바로 독립할거다라고 선언했을 때도 절대 안된다고 적어도 3년은 있다가 독립하라며 또 저를 싸고도셨어요. 진짜 진절머리가 나요.
내 인생은 내가 알아서 살고싶고 내가 하고싶은 것도 내 마음대로 하고싶고
많은걸 경험하고 스스로 느끼고 싶은데. 부모님 눈에는 제가 아무것도 못하는 어린 애로만 보이는지. 아니면 내가 부모님 마음대로 움직여줬으면 하는 꼭두각시인건지. 제가 하는 모든 일을 그들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제제하고 거의 대부분을 안된다고 옳지 않다고 해요.
사랑도 사랑이지만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아왔고 이제는 성인이니까 제발 내가 알아서 살고싶은데. 제일 사소한 것부터 제일 큰 문제에까지 간섭을 하려드시니까 그게 너무 싫고 벗어나고 싶은데, 그렇게 시도하기도 전에 제제받고 수긍하는 삶의 방식이 익숙해진 건지. 이제는 저 자신도 모든걸 시도하기 전에 겁부터 나고 틀린 것 같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만 드네요.
가족애를 거부하고 제 개인을 우선으로 하고싶어하는 마음이
부당하고 고약하고 잘못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