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도 말못할 고민과 제 감정을 여기 털어 놓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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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친구에게도 말못할 고민과 제 감정을 여기 털어 놓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는항상 반 1등 전교 5등안에서 놀던 학생이었습니다. 참 독하게 공부를 했어요. 친구랑 논 기억도 거의 없었으며 체육시간에도 영어단어장을 들고 나갈 만큼 공부에 대한 애착과 집착 열정이 컸습니다. 공부에 대해선 내가 할 수 있는한 최선을 다하자며하루 온종일 공부에만 매달리던 학생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쉬는시간에도 공부하고 밥먹을때도 공부했어요. 사실 저는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던 케이스였고 그렇게 미친듯이 공부해서 5개월만에 전교 200등에서 전교 1등이된 이례적인 학생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자부심도 컸구요...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선생님들의 주목과 관심, 그리고 부모님의 기뻐하시는 표정을 보며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던것 같습니다... 수능을 잘치고 기뻐하던 제 모습을 보며 어머니께선 많이 우셨습니다. 왜 우시냐고 물어보니 3년동안 모든것을 포기하고 공부에만 올인하던 너가 혹시라도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너가 겪을 좌절감과 실패감을 생각하니 늘 초조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하셨어요. 이젠 다끝났구나... 결국 잘됐구나 생각하니 안도의 눈물이 나신다고 하시더군요.... 주변 모든 사람들이 안타까워할만큼 독하게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꿈에 그리던 SKY 중 한곳에 합격을 하고 지방대에도 합격을 했어요. 형편도 어렵고 집도 지방대 근처라서 고민 끝에 지방대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때 공부만 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대학에 온 순간부터 공부는 일절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친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친구를 많이 만들자라는 생각이 강해서 이것저것 활동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외부 동아리에 열심히 참여해서 회장까지 맡았습니다. ㅇㅇ이가 회장맡아서 동아리가 더 잘 굴러가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어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동아리 활동에 푹 빠졌어요.. 술도 악으로 깡으로 마시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어딜가나 쟤 참 재밌게 산다, 열심히 산다, 독하다 라는 말을 듣고 지냈습니다 맞아요... 저는 고등학교때 부터 독종이라는 말을 들으며 생활했고 그말을 최고의 칭찬으로 여겼습니다 뭘해도 악착같이해서 제일 잘하고 싶다... 는 욕구가 제 마음속에 항상 있었던것 같아요. 그러다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대학교 3학년때부터 고시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믿고 있었어요. 나는 독한놈이고 SKY도 합격했던 사람이니깐 나는 충분히 잘할수있다구요. 아니 어쩌면 잘해야만해 라는 생각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휴학을 하고 하루 10시간 이상씩 공부를 했습니다 저에게는 안좋은 습관이 있어요.. 완벽주의.... 고등학교때 생긴 버릇인것 같은데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아예 스스로에게 노는 시간을 허락하질 않아요... 공부를 하다 분명 집중이 안되고 지칠때가 있는데 어떻게라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효율적으로 공부하지를 못했던거죠.... 그렇게 공부를 시작하고 9개월쯤 됐을 때, 불안이 찾아 왔습니다... 패닉...공황상태도 겪었구요... 미칠듯한 심장 두근거림과 과호흡이 1주일 정도 지속되고 설사와 구토를 반복하는 제자신을 보며 아 내가 너무 무리했구나를 직감적으로 알게되었고  그때부터 무작정 공부를 쉬고 있습니다. 사실 공부를 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내가 실패했다는 사실에 큰 좌절감을 느꼈어요. 정신과 상담도 몇차례 받았는데 지나친 완벽주의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이 의심된다고 말씀하시네요.... 그러던 중 상담사 선생님께서 상담 중 저에게 "학생 정말 열심히 살아왔네요" 라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순간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어요.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구요. 저는 인정받기 위해 아둥바둥 열심히 참 열심히 살았어요. 뭘해도 제일 잘하고 싶었고...  저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든 따라잡고자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내 삶을 위해서 열심히 정말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자 했는데 나에게 남은건 만성 불안과 초조함이라니.... 허무하고 또 좌절감이 느껴집니다. 아 내가 그동안 너무 남한테 맞추려고 했구나. 나를 위한답시고 했던 모든것들이 나를 죽여가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만 들고 너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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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6년 전
참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무슨 일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에 대해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오셨네요. 공부면 공부, 술이면 술, 동아리면 동아리. 스스로에게도 후회없이, 남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게 항상 노력하고 또 노력하시며 사신걸로 보여집니다. 정말 대단하고 훌륭하신 분이네요. 하지만 그 노력하는 과정이 무언가 내 꿈을 성취해나가고 행복을 찾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노력 그 자체의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단순히 맹목적으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여태껏 달려왔던 것 같기도 하구요. 친구랑 놀지도 않고 체육시간에도 영어 단어장을 암기하며 공부에 매달리는 모습. 무엇을 위해 그렇게 공부하셨나요?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되는 앎의 기쁨?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부담감? 혹은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대단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자부심? 많은 학생들이 왜? 공부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빠져있는 것이 사실이죠. 님 역시 그냥 목적지에 가야 하는 이유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가는 걸음 걸음을 정확하고 완벽하게 내딛으며 나아갔던 건 아니신가요? 그것도 남들로부터 대단하다, 대단해보인다는 말을 듣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리고 대학에 가서도 그 생활을 즐기기보다는 무언가 미션을 추구하는 것처럼 하나하나에 완벽을 추구하셨네요. 남들에게 독종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열심히, 악착같이 모든걸 해내려 하셨구요. 또한 고시 공부를 시작하고도 하루 10시간 이상 9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조금의 틈도 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인 것 같아요. 일단 쉬기로 결정하신 것은 무척 용감하고 잘한 결정입니다. 지난 세월 너무 쉼없이 달려오셨어요. 지금은 멈춰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긴장을 털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어야 할 타이밍입니다. 그리고 남이 보든 말든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원하는 인생이 무엇이고 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한번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고 시험을 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적이 있어 성적이 잘 오르면 당장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를 조금 더 채찍질하는 동기가 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약없이 오랜시간 매달려야 하는 고시공부는 이런 식으로 동기부여를 하기 힘듭니다.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어필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지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우리 모두 가지고 있는 마음입니다. 잘못된 마음은 아니에요. 그 마음은 투지를 위해서 중요한 동기가 될 수도 있지요. 하지만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지나치면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고 살 수 있어요. 그 상태가 지속이 되면 지금처럼 힘든 상황이 닥칠 때마다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방향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나 자신에 대한 고찰이 빠져있으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과정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없고 충분한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님은 그동안 너무너무 노력하며 열심히 사셨어요. 행복을 추구하고 즐겁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충분히 쉬면서 자신을 알아보고 즐기며 인생을 걸어가는 방법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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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o
· 6년 전
저랑 비슷한 측면이 많이 있으시네요 저도 고등학교 때 성적이 갑자기 오른 편이라 그걸 지키기 위해 말씀하셨던것 처럼 체육시간에도 공부할 것을 가지고 나가서 모래가 풀풀 날리는 곳에서 공부를 했었죠. 또 지금은 그만두었지만 고시공부도 꽤 오래했었어요. 그만둔 이유는 여러가지지만 가장 큰 이유는 더 이상 열심히 할 자신이 없을만큼 공부를 했기때문이예요.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제가 이 정도 말을 할수있는 정도니 정말 제 개인적인 생활 건강 취미 인맥 모든것을 포기하면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빨리 지친 측면도 없지않아 있어요. 실제로 지인들 중 고시공부를 10년씩하시는 분들이 계시답니다. 작년에 고시공부로 인한 건강악화(?)로 병원에 갔었는데 의사분께서 올해만 살고 말꺼냐고 지금 쉬어야한다고 젊으니까 버티는 것이지 나이든 사람이면 쓰러졌다고 말씀하시는 정도였지만 제 욕심에 하루 12시간 정도씩 공부하는 생활을 밀어부쳤었네요. 고시 실패자인 제가 감히 첨언을 한다는게 이상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자신을 아끼고 내가 모든일을 다 잘할수 없다는걸 인정하시면 조금 편해지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요즘은 그것을 연습중이예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고 완벽하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빛나다는 것을 항상 마음에 가지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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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6년 전
@!32b86a67677473203c0 눈물나네요.... 감사합니다 무척 겁이 많은 마음, 함께 위로해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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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6년 전
@daso 비슷한 경험을 하신 뒤에 해주신 말씀이라 더 크게 와닿는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님께서는 저와 달리 이미 많이 단단해지신 것 같으세요 앞으로도 건강 챙기시고 결과가 어떻든 꼭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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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syu
· 6년 전
완벽주의라는것이 정말 자기자신한테 제일큰 학대인것같아요 저도 시험준비할때 하루에 4시간자고 공부하고 그랬었는데 어차피 결과론이잖아요 합격못하면 그간 해왔던 노력은 그냥 시간낭비 돈낭비 되는거니까 또 나자신한테 채찍질 인생은 채찍질의 연속인것같아요 국립대로 갔으면 학비는 훨씬 저렴했을텐데 저는 1300정도 든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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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jude77
· 6년 전
당신 참 수고 많았어요 이제 조금 쉬고 다시 나아갈 에너지를 비축해도 괜찮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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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in1501
· 6년 전
대단하시네요 분명 대성하시리라 믿어요 지금은 너무 열심히 살았으니 좀 쉬어가라고 준 기회같아요 맘편히하시고 충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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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life1
· 6년 전
본받고 싶습니다... 저는 그런 노력이 없어서 문제인데.. 의욕을 불태울 수 맀는 방법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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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byelife1
· 6년 전
본받고 싶습니다... 저는 그런 노력이 없어서 문제인데.. 의욕을 불태울 수 맀는 방법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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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aya
· 6년 전
님 마음 완전 이해하네요.. 저도그렇거든요 ㅠ 아마 본인 고유의 행복보다는 부모님의 행복이 우선시되어서 부담이된것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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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jjsss
· 5년 전
늦게 이 글을 보았지만 저랑 너무 비슷합니다... 저는 중단 후 몇 년을 쉬다가 지금 다시 공부 중입니다. 지금은 완벽주의가 아니라 천천히 하고 나를 위한 시간도 확보해서 하고 있습니다... 저와 너무 비슷한 사연이네요.. 고등학교때와 대학교까지... 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