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까지 제 자신에 대한 정보를 남겨도 괜찮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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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어느 정도까지 제 자신에 대한 정보를 남겨도 괜찮을지 모르겠어서, 이왕 쓰는 거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배부른 고민인 건 알지만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싶어서요. 대부분 제 진로 이야기긴 하지만 가족 이야기가 아무래도 더 정확한 고민인 것 같아서 가족 카테고리로 바꿔요. 고3 현역 당시에 몇 달 간 집에서 칩거하다 운이 좋아서 흔히 말하는 명문대의 좋은 과에 진학해 일 년 동안을 다녔지만 결국엔 또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가족과 떨어진 건 좋았지만 그 외에는 나는 왜 살지, 나는 진짜 쓰레기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릴 적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긴 했지만 제 실수로 어떤 강의 중간 고사를 보지 못한 뒤에 그에 대한 위로를 바라고 부모님에게 전화했다가 비난 받았던 게 기폭제였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부모님이 정말 큰 존재여서 어릴 적부터 칭찬 한 번 받으려고 열심히 했는데 고작 이런 걸 갖고, 그런 보상심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결국엔 남 탓이네요. 그 이후로는 매일 차도를 지나다니면서 여기서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곤 했는데 그 직후에 내가 당장 죽어도 슬퍼할 사람은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장학금을 받고 있었는데 학점도 3 아래로 떨어지고, 여기선 내가 못 버티겠다 싶어 결국 일 년 다니고 일 년 휴학했습니다. 그 이후로 반 년 정도 놀다가 이대로 거기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반수......정도를 했고요. 동생이 저와 같은 해에 수능을 봤고, 둘 다 결국 못 봤습니다. 저는 현역 때랑 비슷한 수준에서 살짝 아래고, 동생은 굳이 밝히지 않을게요. 의대를 생각했는데 그게 안 되니까 부모님은 실망한 눈치셨고, 결국 방금 전에 이야기를 했어요. 가족에게 부담이 된다, 돈이 얼마나 들었는지 아느냐, 네가 이러면 안 된다, 노력 더 하지 그랬냐, 너 정신 좀 차려야 한다, 다른 과 가면 취직 잘 될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만 있는 거 아니냐, 너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아버지 앞에서 자꾸만 목까지 이런 소리가 치밀었어요. 내가 그 정도 머리밖에 안 되는 걸 어떡하냐고요. 그리고 대학 간판이든 과로든 따지자면, 아버지나 어머니나 솔직히 나한테 그러시면 안 되지 않느냐고요. 말했다가는 그대로 쫓겨나지 싶어서 말은 않았는데 지금 보니까 말 안 하길 잘했네요. 진짜 쓰레기 같은 생각이었네. 그건 둘째치고, 다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게 안 되면 그 감정들을 다시 느낀대도 원래 다니던 곳으로 돌아가겠다는 게 그렇게 안일한 생각인지도 모르겠어요. 두 분 속상하신 건 알겠는데 솔직히 제일 속상한 건 전데......차라리 일 년 더 해서 수능 보라고 반쯤 못 박으시고는 너 행복한 길 택하라고 하시는 부모님이 너무 현실적이시고 일관적이셔서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이대로 제가 제일 행복할 길은 자살인데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쓰는 거고 제 이야기니까 제게 유리하게 편집된 거나 마찬가지고, 읽으실 분도 그에 따라 판단하실 수밖에 없겠지만 전 제가 그렇게 이상적이라고 생각 않거든요. 매일 우리 집 빚이 얼만데, 동생들은 네가 먹여 살려야 하는데 어쩔 거니, 이런 이야기 듣고 자라서 뭐만 하면 그 생각하거든요. 막내가 발달이 좀 늦은 편인데 그것도 항상 저 때문이었고. 뭐......무슨......제가 엄마 뱃속에서 영양 다 빼갔다곻......그러니까 제가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그런데 이젠 다 너무 버거워요. 여기서 얼마나 더 가라앉아야 현실적일 수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감이 안 가고......하기야 내일 당장 원서도 써야할지 말아야할지도 모르겠는데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냐만은......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써서 읽으시는 분들 피곤하실까 갑자기 걱정이 되네요. 이만 줄일게요. 너무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써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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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joo
7년 전
마카님이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이 제게는 결코 사소한 것으로 들리지 않습니다. #무거운 짐 을 어깨에 올려놓고 살아가고 있을 님의 모습이 측은할 따름입니다. 마카님은 누구에게 무엇이 그렇게도 미안한 것인가요? 마카님의 #내면 모습 을 알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먼저 답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마카님이 #미안함 을 느끼는 대상은 결코 부모님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것, 부모님에게 부담이 된 것,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미안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고, 마카님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룰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달성하려는 삶을 살아갈 경우에 최종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은 당연히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불행한 것이겠지요. 한편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주지 않은 것, 마카님을 위한 선택을 하지 않은 것, 가족이라는 짐을 어깨에 올리고 살아가도록 한 것 등이 스스로에게 미안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충분히 관심을 주거나 돌보지 않은 부분이기에 얼마든지 건강하게 변화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마카님에게 부모님이란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존재로 보입니다. 마카님이 하는 선택의 기준이자 마카님이 하는 선택에 대한 보상이나 처벌을 제공하는 존재이기도 하네요. 유아동기에는 누구나 당연히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성장함에 따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분리되고 대등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지요. 그렇지 못하는 경우에 자신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되고 주변의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마카님은 지금 어떤가요? 마카님은 지금 자신이 무엇을 진정 좋아하는가를 알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지속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알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긍지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나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마카님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믿음 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 믿음에 의문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마카님의 내면에는 온전히 마카님의 행복한 삶을 위한 믿음이 아닌 부모님과 가족들 전체와 관련된 믿음이 존재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를 위해서 ~을 해야만 한다” 거나 “~는 나의 책임이다” 와 같은 형태가 되겠지요.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믿음은 이를 지지하는 증거들만을 내면에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새로운 믿음을 만들 수 있는 증거들은 의식에서 지워지도록 만듭니다. 그러한 면에서 현재의 삶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카님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내면 모습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행복을 위해서 진정 필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한 힘이 생긴다면 선택을 한 이후에 흔들림이 있다고 하더라도 굳건히 견딜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홀로 그 과정을 견디고 이겨내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마카님은 이제 혼자가 아닙니다. 마인드카페가 마카님에게 그러한 힘이 되고 싶습니다. #무거운 짐 #내면 모습 #미안함 #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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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kingbir
· 7년 전
에고 그간 마음고생이 어떠하셨을지 ... 이제는 다소 이기적이어도 됩니다. 마음의 짐을 좀놓아보도록 하세요. 일단 본인이 행복이 우선입니다. 그래야 주변도 행복해지는 거에요. 부모에게 받은것에는 고마움을 간직하되 반드시 갚아야할 의무는 없는 거에요. 이제 성인이 되셨으니, 본인 세상을 만들어 가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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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22
· 7년 전
제가 이런 말 쉽게 하는 건 아닙니다만 부모님도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위처럼 행동 하신 거라 생각합니다. 잘 잘못을 따지고 싶진 않습니다. 따진다면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편 가르기를 하면 감정 소비가 더 크게 일어날 거에요.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쪽도 잘못은 없다는 겁니다. 이런 감정 느끼고 있는 게 잘못, 이라고 정의를 내린다는 건 제가 제 주제를 넘는 것 같아서요. 우울증이란 게 하나를 안고 있으면 그게 꼬리를 물고 더 깊이 가라 앉는 법이라고, 저도 글 쓰신 분 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힘들었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글 쓰신 분을 비하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만 저도 남 탓을 참 많이 했었어요.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때의 저를 탓하는 게 아니에요. 그때 전 정말 그러고 싶었거든요. 누가 보면 이런 행동이 자기 합리화 라며, 손가락을 흔들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절대 이상한 게 아니에요. 그쪽도, 그때의 저도. 물론 지금도 포함해서요. 아무리 자기 자신을 비판해도 남을 비판해도 그 소리를 지르지 않는 한 자신이 듣는 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말 조심하라는 소리가 있는 것도 같다고, 전 생각합니다. 그 소리를 떠 안고 갈 생각에 힘들다면 혼잣말이라도 하라고 해드리고 싶어요. 속으로 모아두면 정말 어디 하나가 썩어도 모르거든요. 제가 바로 옆에서 들어 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정말 말 할 곳이 없어도 자신한테 몰아주지는 마세요. 분명 많은 얘기를 견디고 있을 자신도 힘이 들 거예요. 힘드시잖아요. 얼마나 들고 계신거에요 ! 장난이 아니라 내려놓는 연습도, 조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만약 증거를 찾으신다면 당당히 저라고 하고 싶네요. 벌써 새벽인데, 좋은 하루 보내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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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co
· 7년 전
부모님은 어릴때부터 님을 지지해 주는 존재였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요. 너무 마음고생 하시는 것 같아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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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0820
· 7년 전
본인을 사랑해주세요 저도 우울증심하게 앓앗지만 최근에 느꼇어요 내가 나자신을 지켜야된다는걸 세상에서 믿을사람?? 본인이예요 부모님 다 필요업어요 어차피 혼자살아가는거예요 저는 22이지만 혼자로살아온지 오래돼서그런지 충분히 마음 이해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