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폭력|검정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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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hari0000
·한 달 전
안녕하세요 24 여자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1, 검정고시1년 까지 쭉 학교폭력을 당해왔습니다. 지금은 잊고싶고 길가다 저를 보던 학창시절 애들은 아직도 저를 무시하는 게 보여서 너무 밉더라구요 초등학교때는 거의 다 저를 싫어했어요 항상 화장실 갔다오면 제 실내화가방이랑 실내화랑 바닥에 널부러져 있고 남자애들은 저 보면 더럽다고 으으 거리면서 피해가고 수업할때 머리 치우라고 하고 제 물건 던지고 중고등학교 때는 청소도 저 혼자 두고 가버리고 돈 갈취 당하고 자리 뺏기고 뒤통수 때리고 그래왔어요 근데 성인이 되고도 기억이 지워지지 않고 더 깊어지기만 해요 지나가면서 애들 우연히 마주치면 너무 무섭고 학교폭력 당했다는 말을 하는 것도 너무 창피해요.. 엄마아빠도 그런거 얘기하고 다니지 말라고 지난일 자꾸 끄집어내지 말라고 하고..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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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Blake44
· 한 달 전
감정은 해소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심리는 마무리를 짓고 싶어해요. 도중에 끊긴 문장을 보면 이야기를 읽다가 마지막장이 없으면 화가 나고, 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팬픽션이라도 써서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예요. 힘드시겠지만 안전한 공간에서 감정을 천천히 마주하셔야 합니다. 창피한 것도 아니고, 지난 일도 아니에요. 지금 영향을 받고 있으면 지금 일이지요. 저도 한참 괴로웠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길 가다가 멈춰서 중얼중얼 욕설을 하기도 했고, 갑자기 벽을 때리거나, 그 사람에 대한 저주를 하기도 했어요. (그 사람에게 범죄를 당한 건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ㅎㅎ 성적인 거 절대 아닙니다.) 외면하면 사라질 줄 알고 한참 떠오를 때마다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상담을 받으며 처음으로 그때 상황 자체가 아니라 내 감정, 내 욕구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내가 분노한 건 상대방이 아니라, 무력하게 당하기만 했던 내 모습이더라구요. 그런데 그때 제가 어렸거든요. 상대방은 어른이었고, 심지어 선생이었고. 그럼 제대로 대항할 수 없는 게 당연하잖아요?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을 달래줬어요. 그 이후로는 거짓말처럼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자연스럽게 하나의 기억처럼 떠올릴 수 있어요. 그땐 그랬지, 하고. 글쓴이님도 상담을 받아보시는 건 어떤가요? 부모님 탓에 상담이 꺼려진다면 제가 받았던 질문 두 개 적어드릴게요. 스스로 답을 찾아보셔요. 1.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 애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나요? 2. 그때의 자신에게 뭐라고 해주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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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nru
· 한 달 전
마카님보다 조금 더 살아온 언니로서 댓글 남겨요.. 마카님의 고통과 슬픔들을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저 또한 과거의 트라우마들로 안 좋은 선택지들만을 골라온 사람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냥 살아지더라고요.. 바쁘게 일만 하다 보니 몸이 지쳐 잠 들어서 매일 밤 눈물로 지새우는 날이 줄어들더라고요. 일하다 보니 통장 보면서 위안을 삼기도 하고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조금 생기니 취미도 생기고 운동도 해요. 정신과도 다녀오고 약도 처방받아보고 상담도 받아보고 조금 더 건강하게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어요. 그러다 보니 학창 시절 친구라고 부를 수 없는 애들은 벌써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더라고요. 그 나이쯤 되면 이십 대 중반까지 그때의 트라우마들로 고통스러워했던 게 무색하게도 기억이 흐릿해지더라고요. 우리 그렇게 살아요.. 마카님은 저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이라고요. 예쁜 나이잖아요.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연애도 해보고 못한 거 다 해봐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