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이 납득이 안돼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고민|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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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신이 납득이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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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과거엔 생각없이 밝게 살았어요. 학교 끝나면 8시까지 그냥 놀이터에서 놀다가 엄마가 집에 들어오라고 하면 집에 가서 밥먹고 잤어요. 뭔가 자아가 없는 아이같았다고 기억하긴 하지만, 사실 기억이 잘 안나요. 갖고싶었던것도 장난감 몇개뿐이였고, 하고싶은거, 미래 이런생각 자체가 없는 아이였던것같아요. 하지만 이사오고나서부터 가정에 문제가 생겼어요. 사실은 이사 전부터 그랬다던데 워낙에 눈치도 없고 생각도 없어서 그랬던가? 알지못했었는데 그냥 부부싸움으로 끝났으면 될 일이 이혼까지 가버린것이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이혼에 반대했고, 엄마는 이에 관해 답답한 마음에 주방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하셨어요. 저와 언니는 주방 마주편에 있는 방에 들어가있다가 눈치가 빠른 언니가 날카로운 소리를 듣고 방 문을 열자 엄마 손목엔 수건이 감겨있었어요. 저는 순간 엄마가 힘이 쎄고, 운동도 하셨대서 순간 손목이 잘린줄 알았는데 손목이 잘리면 과다출혈로 바로 죽는다고 해요. 다행이 서계셔서 언니는 119 전화하고, 아빠와 엄마는 몇분뒤 도착한 119대원들과 함께 이송됐어요. 집엔 저와 제 언니만 남았고, 키우던 강아지는 엄마가 나간 길목대로 흘러버린 피를 핥고 있었어요. 코피가 나도 그랬거든요. 저는 그래서 설거지를 하고, 주방***로 피를 닦고.. 그 뒤론 기억이 안나요. 언니는 강아지를 안고 울고있었어요. 그 이후론 합의이혼하셨어요. 소송하면 오래걸리고, 돈도 써야하거든요. 엄마는 양육권을 잡으려 자살예방센터에서 오는 전화도 꼬박 잘 받으셨다고 해요. 언제인진 모르겠는데 엄마랑 아빠 누구 따라갈거냐는 종이에 아***는 글씨를 적었다가 낙서로 바꾸고 엄마로 썻던것같아요. 엄마는 많이 외로워보였거든요. 그거대로 저는 언니랑 엄마랑 아빠에게 돈 받지않고 집을 나왔어요. 그 후엔 생각지도 못한 경제적인 문제가 생겼고, 제 성격은 이때부터 뒤바뀌었어요. 엄마는 많이 힘들어했고, 경제적인 상황을 모두 알려주셨기에 저는 시험기간 문제집 지출빼곤 무엇을 살때마다 카드에서 잔액부족이 뜨진 않을까, 이걸 써도 될까 엄청 고민하며 살았어요. 학원도 한번 안다녔고요. 지금은 "삼촌"이라 부르던 엄마의 전남친?과 헤어지고 아빠와 주말부부로 살고있어요. 경제적인 여유는 생겼지만 아빠의 과거부채가 남아 아직도 위의 글대로 살고있어요. 이제 제 인생인 위 글에서 생긴 고민은 두가지인데 첫번째는 감정적인게 너무 어려워요. 엄마에게 공감해주는것도 힘들고, 더 나아가서 제 자신에게 공감해주고, 토닥여주는것도 힘들어요. 토닥여주는게 아니라 합리화시켜버려요. 엄마는 위의 문제뿐만 아니라 허리디스크, 목디스크와 두 부분 협착증까지 갖고 계셔요. 퇴행성으로요..(다음주 수술) 그래서 많이 힘들어하시는데 솔직히 어쩌라는건지 모르겠어요. 쓰면서도 죄송한데 처음 들을땐 정말 걱정됐어요. 처음에만요. 옆에 감정적인 친구를 가겼기에 배웠던 여러가지 말들을 섞으며 이입해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점점 귀찮아지고 엄마는 힘들다고만 하시니 곁에있기 싫어요. 항상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는것도 너무 죄송해요. 차라리 제가 부모였으면 모성애라도 있을텐데, 사랑이란게, 애정이란게 없어요. 엄마를 보면 그냥 슬퍼요. 한번사는 생인데 그따구로 살게된게 너무 안타까워요. 과거에도 일이 많았거든요 지금도 생기고 있지만.. 제가 옆에서 힘이 되어드려야하는데 애정이란 개념을 인식하고 난뒤론 더 어려워요. 이런 상황이면 더 애정이 생겨야되는거 아닌가요? 애틋한 그런거?? 모르겠어요. 두번째는 가끔 너무 무감각하거나 아무렇지않게 나쁜생각을 해요. 위의 상황이 연개되는 과정에서 슬픈일이 많았는데 처음빼곤 모두 무감각해지더라고요. 이것도 애정과 관련이 깊어요. 첫번째로 햄스터 3마리를 데려왔고(이혼 전), 그 뒤로 앵무새 2마리를 데려왔어요(이혼 후 이사온 집에서). 근데 앵무새를 안고 자다가 제가 압사시켜버린거에요. 깔리면 꽥꽥대는데 엄마가 하필이면 평소에 제가하던 설거지를 해서 못들은거죠. 일어났는데 제 무게에 눌린 침대가운데로 앵무새가 죽어있는거에요. 화들짝 놀라서 바로 베게위로 올려놓고 살아있나 확인했어요. 죽었죠... 그때도 울지 않았어요. 엄마때처럼요. 그 이후론 햄스터가 한마리씩 죽어나갔고 처음엔 심지어 방치까지 해서 죽은 좀 뒤에 치웠어요. 그 이후로 한마리가 또 죽었고, 흔들리면 안되니까 종이컵에 넣고 봉지에 싸서 묻진 못했고 버렸어요. 그 이후로 한마리가 애매하게 남으니까.. 죽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짐같이 느껴졌어요. 죽어야 내 방이 깨끗해지는것처럼, 새로운 생이 시작될것같은것처럼 느껴졌어요. 너무 미안하게도요. 죽은이후엔 아무생각도 안나고 이인증처럼 세상이 좀 꿀렁하더니 말았어요. 첫 앵무새에게 너무 모든걸 쏟았나봐요. 그 이후론 다른 한마리도 죽었어요. 그이후 추가로 새 앵무새 2마리 데려온건 죽었고 강아지 한마리를 데려와서 잘 키우고 있어요. 이 아이에게 그나마 현재의 저에게 애정이라고 할 수 있는게 발현되는것같아요. 죽는다고 생각하면 슬프거든요. 삶의 의미도 가족보단 이 아이에게 치중되어있는것같아요. 현재 학업관련해서 독학으로 잘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있는게 이 아이와 작은집에서 미니멀하게 살고싶어요. 그거 하나를 원동력으로 살아요. 원래 부모에게 이래야하는거 아닌가요? 아빠는 솔직히 내가 자기를 사랑하든 말든 상관치않는데 엄마가 처음 제가 사랑을 잘 모르겠다고 했을때 배신감과 충격을 많이 받으신것 같아서 정말 죄송했어요. 정말 어떡하죠. 나중가서 나쁜맘이 엄마에게도 생기면 어떡하죠. 심지어 지금은 외할아***에게도 그런맘이 생기고 있거든요. 엄마가 할아***땜에 많이 힘들어하셔서요. 참고로 할아***는 엄마 친아빠 아니에요. 그리고 중간에 친구가 약먹고 자살시도 했었는데 그때도 무감각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도 그랬나? 내가 몰랐나? 그때 자살시도한 친구가 단톡에 약이 바닥에 흩뿌려진 사진을 보냈었는데 애들은 그때 단톡에 아무말도 올리지 않았고 저 혼자 뭘 바래서 보낸 사진이냐고 물었었어요. 살았길래 그때 너무했나 싶어서 개인톡으로 과거 이야기를 들어줬어요. 이혼 가정이 많더라고요. 위의 두 문제와 제 행동으로 제 자신이 납득이 안가는것같아요. 애초에 저를 확립하여 정의하는것부터 잘못된 걸까요... 허무주의.. 아 그리고 저는 아마 힘들었던일을 잊으려 하는것같아요. 뇌에서 바로 삭제하려 한달까요.. 사실 공부빼고는 평상시엔 물건 위치도 엄청 잘 까먹어요. 그냥 뇌 용량이 이상한것같기도 한데 뭔가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면 뇌에 각인이 되어야 하는데 기억이 안나요. 심지어 위의 글에서의 모든 사건은 순서가 틀렸을수도 있어요..ㅎㅎ 제가 제 자신을 외면하고 회피하는 느낌이랄까요. 근데 저는 잊으려고 한적이 없는데 말이에요... 그 외론 제가 제 사연에 너무 몸담고 싶어하는것같기도 해요. 사회 나가면 다 힘들텐데 이런 생각으로 살면 안될것 같기도 하고요. 글을 너무 길게 쓰기도한것같은데... 어차피 한두번 쓸것같으니까 많이쓴것같아요.. 글이 좀 뒤죽박죽일수도 있어요. 참고로 중3입니다. 가끔은 태생부터 그냥 제가 공감능력이 부족한걸까요 솔직히 공감을 그렇게 바라는 그 친구도 공감을 잘 하는것 같진않더라고요. 그냥 감정적인거나, 감정조절 못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요. 제가 엄마에게도 그랬던 걸까요. 또 죄송하네요. 엄만 진짜 저를 사랑하는것 같던데 말이에요. 저도 사랑해주고 싶지만 인위적인 사랑은 본질을 잃는다고 생각해서 그냥 챙겨드리고, 꾸역꾸역 이야기 듣고 리액션 해드려요. 전보단 감정이 가끔은 조금씩 동요하는것 같기도 해요. 노력하면 될까요. 저는 정말 부족한 사람인것 같네요. 덜 자랐고, 잘 자라지 못했어요.
자기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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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애 (리스너)
· 3달 전
꾹꾹 여러가지 일들을 겪어오다가 이렇게 글로 털어놔 주신 것 같아요. 성인에 가까운 나이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마카님 아직 중학생이시더라고요. 그럼에도 현재 오히려 마카님이 어머니의 감정을 받아주는 역할을 하고 계신데 오히려 엄마가 너무 힘들어보이고 안쓰럽기도 하니까 감정을 받아주는 데 지친 마음에 죄책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마카님이 공감해주는 게 어려운 건 마카님이 이상하신 게 아니라 당연한 부분인 것 같아요. 마카님 어머니는 자살시도를 하신 적이 있고, 그런 우울감을 겪었던 분들의 치료는 전문 훈련을 받은 상담사분들께서 다뤄주시는 부분인데 돌봄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 마카님이 감당하시기에는 너무 크고 힘든 일인 것 같아요. 마카님의 감정을 돌보는 것이 먼저이고, 그런 마음이 든다고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음해요. 그리고 무감각하거나 아무렇지 않게 나쁜 생각을 하는 게 고민이라고 하셨는데 이혼 뿐 아니라 어머니의 자살 시도를 목격하시고 충격적인 일들을 많이 겪으셨던 것 같아요. 전문가가 아니라서 제가 깊이 알 수는 없지만, 그냥 제 일이라고 이입하고 생각해보면 강아지가 엄마의 손목에서 흘러나온 피를 핥는다거나 애정을 줬던 존재가 실수로 갑자기 죽는다거나 하는 일을 겪으면 충격이 너무 크고 슬프고 상처를 받고, 다시 되돌아보기에도 무서운 마음이 들 것 같아요. 힘든 사건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마카님의 마음이 아픈 상황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어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마카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도움을 받거나 하면 좋겠어요. 마카님 부족한 사람 아니에요. 마카님도 상처를 받고 슬픈 상황에서 엄마를 생각해서 위로해드리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인데, 감당하기 힘든 크기의 일들이 몰려와서 그런 것 같아요. 죄책감 가지지 않으셔도 된다고 위로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