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잡고 있는 무언가를 놓았다. 제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불행|회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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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어제. 내가 잡고 있는 무언가를 놓았다. 제대로 놓았는진 모르겠다. 아직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까, 내가 놓은 것은 뭐였을까. 뭐였기에 날 그리 붙잡은 것인가. 내면을 알고 싶어 하는 강박이었을까. 나는 왜 그걸 놓길 두려워했을까. 생각 속 한마디로 몸도 마음도 새것처럼 가벼워졌는데. 이 생각을 자주한다. 이제 너무너무 편안한데. 이제 너무 느긋하고 행복한데, 왜 잘못된 선택인 것 같을까. 왜 다시 돌아오질 못할 선택을 한 것 같을까. 그건... 어쩌면 날 보호하는 것 같았다. 날 잡아주는 것 같았다. 후회..는 아니다. 불안이다. 그 결과로 인한 새로운 결과에 대한 불안. 근데 알겠다. 온몸이 회피한다는걸. 내면과 과거에 깊이 있게 생각해 보려 단어 하나, 상황 하나만 생각해 내면 가슴이 불에 덴 것처럼 아프다. 너무 아파서 깜짝 놀라 생각이 달아난다. 머리도 잠깐 그걸 떠올리려 하면 그 생각이 너무 약해져 금세 다른 것으로 바뀌어버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온몸이 아무렇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한다는 게... 느낌이 이상하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본성적으로 있던 친구들과의 연락을 전부 끊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걔들의 존재가 내게서 무가치해 보이고 왜인지 싫어진다. 새로운 인연을 찾으면 숨통이 틜 것 같았다. 그리고 자꾸 이런 내면의 회의감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생각하지 않으면 영원히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누군가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렇지 않을 것을. 모두...가 발을 맞춰가는데 나만 뒤를 보며 엇나가는 기분이다. 모든 몸의 조직이 다 깔끔하게 잊었는데 나혼자서만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왜... 내가 외로운것이지? 왜 내가 혼자인 기분이지? 분명...통제권은 내 것이였는데..이유는 모르겠지만 두렵다. 내 몸의 통제권을 빼앗겨버린 기분이다. 조종석에 앉았는데 기계가 날 무시하고 자기 혼자 움직이는 기분이다. 아.. 그 통제권이 내가 어쩌면 놓아버린 무언가의 큰 일부였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딱히 좌절스럽고 불행한기분은 안든다. 그냥 가볍다. 그래 이건 가벼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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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기스
· 일 년 전
저도 자주... 친절한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