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싸우고 싶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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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싸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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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안녕하세요. ADHD와 아스퍼거를 동시에 앓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10년 넘게 치료중이고요, 5살때쯤인가 위 두 병들을 진단받았습니다. 걸음마도 늦게떼고 이상한 행동들을 많이 해서 그런지 부모님을 걱정시켰습니다. 결국 대학 병원까지 가서 ADHD를 진단받고, 설상가상으로 아스퍼거까지 진단 받으며 저도, 가족들도 모두 절망에 빠졌죠. 그래서인지 어릴때부터 산만하고 상식 밖의 행동이나 말을 수차례 내뱉고 다녔습니다. 또 유치원에서의 교우 관계도 어려웠습니다. 물론 그때는 어려서인지 크게 티는 안났고, 그때 친했던 친구들과는 오랜 시간이 지난 아직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유치원을 수료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 시작됐습니다. 이전까지 받던 간단한 치료들이 제게 먹히지 않자 부모님께선 최후의 수단이나 다름 없는 약물 치료를 강행하셨습니다. 약물의 부작용은 컸지만, 모든게 나아질거라는 생각 하에 꾹 참고 버텼습니다. 허나 운이 없던걸까요? 입학하고 얼마 안지난 1학년때부터 교실에서 울며불며 난리를 쳤습니다. 불행히도 사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반 아이들과 사소한걸로 많이 싸우고 다녔고 수업시간에도 멋대로 돌***니는 등 이미 반 친구들에겐 문제아 ***으로 낙인이 찍혀있었고, 선생님께서도 좋은 시선으로 절 보진 않으셨죠. 그래도 뭔가 쪽팔렸던 전 그 뒤로 이런 행동들을 자제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놀이치료나 사회성 프로그램을 약물치료와 병행하며 호전되려고 죽을힘을 다해 노력했죠. 불편하고 힘든건 둘째치고 그냥 제대로 살고 싶었나 봅니다. 이런 제 마음이 통했는지 충동적인 행동은 점차 줄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무색하게 3학년이 되고 첫 실시한 반장 선거에서 낙방하고 생떼를 써버리는 대형사고를 치게 됩니다. 또 다시 1학년때의 그 상황이 돌아온거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저는 놀이치료와 프로그램들을 불신하게 되었고, 또 치료가 실패라는게 부모님께서 알게 되실게 두려워서 제 자신을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상인인 척 어떻게든 연기하여 살아가 보려고요. 덕분에 부족하지만 주변에서 증상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들었고, 병원에도 몇달에 한 번 가는 등 호전되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연기'인 만큼 증상은 사실상 거의 나아지지 않았고, 더군다나 시간이 흘러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업까지 신경써야 하게 되었습니다. 학업도 따라가기 벅찬데, 남들 다 하는 사회생활도 연기하면서 살아가는게 매우 벅찼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유일한 희망인 약물이 다 해줄거라는 생각에 모든걸 걸고 제 자신을 채찍질 해가면서까지 속이며 살았습니다. 중학교때는 그 덕분에 교우관계도 괜찮았고 문제도 크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병원에는 계속 많이 좋아진다고 거짓말을 했고요. 하지만 고등학교 와서는 제가 버티기 힘들어 졌습니다. 학업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지면서 더 이상 예전처럼 연기가 힘들어졌고, 결국 몇달 전 모든게 무너져버리며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자살 시도도 몇번 했고 유서까지 썼고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약물치료도 큰 호전을 가져다주지 못했고, 성적도 좋지 못하다보니 자괴감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게 된 제가 원망스러웠죠.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 부모님의 기대와 돈 모두 허공으로 분해된 것 같아 매우 송구스럽고 쪽팔리는 기분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젠 치료를 그만 두고 싶습니다. 안먹어도 큰 차이 없는 부작용만 주는 약물 더 이상 먹고 싶지도 않고 쳐다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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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간의자유
· 9달 전
음..일단 약물치료에 대한 기대치를 줄이셔야해요. 약물은 조절제의 역할이고 인생을 바꾸는건 내몫이라 현실적인 상황을 내가 바꾸지않음 당연히 괴로운거예요. 사람은 괴로운걸 괴롭다느끼고 힘든걸 힘들다 느끼는게 정상이잖아요. 현실적으로 뭔가 잘 안되고 힘들다면 맘이 안좋아지는게 당연한거예요. 근데 병원과 선생님한테 거짓말을 하셨을까요? 스스로 생각이 갇혀있지말고 문제점을 언급하고 도움을 받으셔야죠. 현실적인 상태를 말해안 어떻게 호전시킬수 있는지, 약물의 용량이나 종류는 어떻게 할지를 정확히 아는데 지금 마카님은 당장의 평화를 위해 버거움을 쌓으신거예요. 진짜 나라는 존재에 대한 치유할 방법은 미루신거죠. 혼자서 앓지마세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약물치료가 큰 호전이 안됐고 성적도 안좋아 자괴감이 들었다하는데 마카님에겐 어린나이란 큰 강점이 있다고 봐요. 지금 보면 마카님은 스스로의 단점만 보고는 희망을 잃으신거 같은데 약물치료는 사실상 의사한테 거짓말을해서 제대로 처방받지 못한 치료를 진행한거고 성적이야 지금 학생이니 성적이 중요하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않아요 판사,의사,변호사가 그런 엘리트 고위직 될게 아니라면 내가 될 직업에 대해 공부하고 도전하는게 진짜 공부예요. 진로에 대해 스탯을 쌓아가는거 말이죠. 그리고 지금 미자니까 그 기간이 길게 있는거예요. 지금 상황이 되게 최악으로 보이고 본인이 수준이 낮은거 같아 자괴감이 크신거 같은데.. 진짜 심각한 경우는 집안환경도 안좋고 힘들게 자라나서 20대후반30대초,중반인데 사지 멀쩡하나 방향성상실로 직업도 인맥도 스펙도 제대로 못쌓은 경우예요. 보면 마카님의 앞으로의 10년은 성장하는 시기인데 20대끝자락, 30대의 초반중반이면 40대로 가는 과정 즉, 제대로 뭐가 없는데 앞으로 10년동안 늙어가는 시간이 되는거란거죠. 그건 현실적인 공포, 압박감이고 분노,서러움을 초월해 평온해지기까지 돼요. 에너지나 감정이 마카님처럼 없어요. 지금 쓰신글을 보면 그렇게 진짜 죽어도 아쉬울게 없는 인생이 아니란거예요. 치료가 별소용없다는걸 병원측에 말하고 제대로 진료받아보세요. 스스로의 단점만 보고 고립시.키고 죽을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치료의 큰 효과 못느낄거고요. 지금 마카님은 예를 들면 피티쌤한테 다이어트식단 지켰다고 어디서 사진퍼와서 거짓말치고 운동도 제대로 안하면서 다이어트보조제 먹었는데 살이 왜 안빠졌냐? 그런 느낌이예요. 그러니 의사한테 거짓없이 제대로 진찰받고 미래에 어떻게 살것인지 그걸 보는게 중요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