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혐오감이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혐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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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혐오감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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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안녕하세요.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하고 있는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저는 성격적으로 미워하는 것도 잘 못하고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것도 큰 스트레스고 무서운 일 중 하나인 편이에요. 특히 가장 가까운 남자친구는 더더욱 그래요. 남자친구는 주관이 저보다 뚜렷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에요. 저와는 다르게요. 저는 애초에 싫은게 많이 없어요.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면 싫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남자친구랑 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있었는데 남자친구 말로는 남자는 ‘헤프게 원나잇하는 여성을 싫어한다. 또는 안 좋게 생각한다‘ 라고 하더라구요. 여자가 많은 남성이랑 자거나 (남자친구가 말하는건 사실 20 30 40명 정도를 말해요) 이러면 약간의 역겨움과 정이 떨어진대요. 근데 저는 이걸 듣는데 애초에 헤프다는 단어를 쓴 것도 놀랍고 남자친구가 가진 혐오감이 무서웠어요. 저는 제가 막 일생동안 여러명의 사람과 무분별하게 ***를 했던 건 아니지만, 예전에 만났던 사람과 헤어지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 가벼운 ***를 해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과 해본건 아니지만 어쨌든 경험이 있어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해본 경험이요. 주변에서 언니들이 쉽게 이야기하니까 저도 처음엔 괜찮은 건줄 알았어요.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쉽더라구요. (그랬던 제 자신이 밉고 안타까워요) 우울증을 나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도 허기진 마음을 채우려고 해본 적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끝냈던 거 같아요. 제 몸과 마음에게 잘못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성병이 있는지 그런지도 모르면서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거 같기도 하구요.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러워요. 남자친구의 혐오감을 마주하니까 제가 있는 그대로 이 사람한테 사랑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친구 말로는 난 네가 헤프게 원나잇을 막 했다고 말한다면 그걸 안 좋게 생각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렵고, 제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그 잠깐의 방황의 시기가 너무 크게 느껴져요. 제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거 같구요. 저는 여성으로써 가치가 떨어진 걸까요, 실패한 인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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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story20
· 일 년 전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렵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마카님의 자기 이해와 솔직한 고백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그런 두려움이 있다는 것 자체를 마흔이 훌쩍 넘어 알게되었거든요. 사람은 가치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 가치를 뛰어넘는 존재라고 합니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가치를 따질 수 없으며, 당연히 실패 여부를 따질 수 없다고요. 긴 시간을 살아가면서 내가 한 행동들 중에 이유없는 것이 없고,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해요. 연애나 결혼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 함께 하고픈 마음에서 하게 되지만,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을 때 상대의 약점이나 허물도 감싸안아줄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서 깨지고 부서지고 망가진 모습도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조차도 나를 성장시킨 내 삶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나를 진정으로 수용할 수 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가능한 것 같아요. 내가 그런 선택을 하게 했던, 그런 행동을 하게 했던 불안, 두려움, 우울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마음 속 어린 내가 어떤 모습으로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지를 들여다보고, 그런 감정들이 억눌리게 된 인생 초기의 경험들을 떠올려보고,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많이 울면서 감정해소를 할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상담도 좋고 지금과 같은 자기고백 글쓰기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자기 공감을 이미 시작하신 것 같아요. 30여년동안 쌓아온 감정이기에 한 두 번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만 잊지 않으신다면,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만 않으신다면 언젠가는 나의 부족함까지 온전한 삶의 일부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죽는 날까지 평생 함께 해야 할 사람은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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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yourstory20 마카님….정말 감사드려요….ㅠㅠ 올리기까지 많이 고민하고 용기 내어서 어렵게 올렸는데 이렇게 따뜻한 위로와 힘을 얻을 줄 몰랐습니다..ㅠㅠ마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나를 그대로 사랑하고 아끼는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ㅜ 제 안에 있는 상처와 결핍을 들여다보고 독성있는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저를 더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배우자에게도 줄 수 있도록 성장해볼게요ㅠ정말 감사합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