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혐오감이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스트레스|혐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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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혐오감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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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안녕하세요.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하고 있는 30대 초반 여성입니다. 저는 성격적으로 미워하는 것도 잘 못하고 다른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것도 큰 스트레스고 무서운 일 중 하나인 편이에요. 특히 가장 가까운 남자친구는 더더욱 그래요. 남자친구는 주관이 저보다 뚜렷하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에요. 저와는 다르게요. 저는 애초에 싫은게 많이 없어요.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면 싫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남자친구랑 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있었는데 남자친구 말로는 남자는 ‘헤프게 원나잇하는 여성을 싫어한다. 또는 안 좋게 생각한다‘ 라고 하더라구요. 여자가 많은 남성이랑 자거나 (남자친구가 말하는건 사실 20 30 40명 정도를 말해요) 이러면 약간의 역겨움과 정이 떨어진대요. 근데 저는 이걸 듣는데 애초에 헤프다는 단어를 쓴 것도 놀랍고 남자친구가 가진 혐오감이 무서웠어요. 저는 제가 막 일생동안 여러명의 사람과 무분별하게 성관계를 했던 건 아니지만, 예전에 만났던 사람과 헤어지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 가벼운 성관계를 해본 적이 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람과 해본건 아니지만 어쨌든 경험이 있어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해본 경험이요. 주변에서 언니들이 쉽게 이야기하니까 저도 처음엔 괜찮은 건줄 알았어요. 처음이 어렵지 두번째는 쉽더라구요. (그랬던 제 자신이 밉고 안타까워요) 우울증을 나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도 허기진 마음을 채우려고 해본 적이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끝냈던 거 같아요. 제 몸과 마음에게 잘못했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성병이 있는지 그런지도 모르면서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거 같기도 하구요. 지금 생각하면 후회스러워요. 남자친구의 혐오감을 마주하니까 제가 있는 그대로 이 사람한테 사랑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자친구 말로는 난 네가 헤프게 원나잇을 막 했다고 말한다면 그걸 안 좋게 생각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렵고, 제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그 잠깐의 방황의 시기가 너무 크게 느껴져요. 제가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거 같구요. 저는 여성으로써 가치가 떨어진 걸까요, 실패한 인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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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story20
· 10달 전
사랑받지 못할까봐 두렵고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마카님의 자기 이해와 솔직한 고백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그런 두려움이 있다는 것 자체를 마흔이 훌쩍 넘어 알게되었거든요. 사람은 가치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 가치를 뛰어넘는 존재라고 합니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가치를 따질 수 없으며, 당연히 실패 여부를 따질 수 없다고요. 긴 시간을 살아가면서 내가 한 행동들 중에 이유없는 것이 없고, 필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해요. 연애나 결혼은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 함께 하고픈 마음에서 하게 되지만,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을 때 상대의 약점이나 허물도 감싸안아줄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서 깨지고 부서지고 망가진 모습도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조차도 나를 성장시킨 내 삶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나를 진정으로 수용할 수 있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가능한 것 같아요. 내가 그런 선택을 하게 했던, 그런 행동을 하게 했던 불안, 두려움, 우울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마음 속 어린 내가 어떤 모습으로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지를 들여다보고, 그런 감정들이 억눌리게 된 인생 초기의 경험들을 떠올려보고, 그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고 많이 울면서 감정해소를 할 계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상담도 좋고 지금과 같은 자기고백 글쓰기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자기 공감을 이미 시작하신 것 같아요. 30여년동안 쌓아온 감정이기에 한 두 번으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만 잊지 않으신다면, 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만 않으신다면 언젠가는 나의 부족함까지 온전한 삶의 일부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죽는 날까지 평생 함께 해야 할 사람은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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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10달 전
@yourstory20 마카님….정말 감사드려요….ㅠㅠ 올리기까지 많이 고민하고 용기 내어서 어렵게 올렸는데 이렇게 따뜻한 위로와 힘을 얻을 줄 몰랐습니다..ㅠㅠ마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나를 그대로 사랑하고 아끼는게 먼저인 것 같습니다ㅜ 제 안에 있는 상처와 결핍을 들여다보고 독성있는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저를 더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배우자에게도 줄 수 있도록 성장해볼게요ㅠ정말 감사합니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