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까지만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미래를 생각해야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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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까지만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미래를 생각해야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yeeeeeeejiii
·10달 전
안녕하세요, 28살 여자사람입니다. 제목 한줄로는 설명이 안되어서 저의 삶을 글로 잠깐 적어볼게요 많이 길기에 양해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의 불화 그리고 이혼으로 가기까지 과정 속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상황들속에서 정서적인 학대도 많이 받고 자라왔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긴 시간동안 첫째라는 명목하에 제게 주어진 역할들로 인해 그 나이대의 친구들 처럼 자라지 못했습니다. 저는 항상 외로운 엄마의 자식이자 친구이자 남편이었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의 엄마이자 언니이자 친구였죠 그리고 아버지는 저를 어려워했고 견제하셨습니다. (아직도 왜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과 어머니의 돈타령 속에서 자라면서 학교 다닐때는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게 뭔지를 기를쓰고 알아보면서 학교를 다녔었습니다. (고3때 야자신청서에 야자를 할 수 없다고 신청서를 내고 다음날 아침에 모두가 보는 교탁 앞에 불려나와 왜 신청하지 않았냐는 선생님의 다그침에 버스타고 다닐 돈이 없어 신청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던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근데 정말 아이러니한건 저의 동생은 부모님의 사랑과 지원을 듬뿍 받고 자랐다는 겁니다. 반평생 가까이 동생과 외모비교도 참 많이 당하고 살았네요 늘 부모님은 일하시느라 바빴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는 어린 동생의 짜증과 예민함을 온전히 받아내는 것도 저였고 어린나이에 동생을 케어하다보니 육아의 힘듦을 빨리 알게되기도 했어요. 예민하고 우유부단한 아빠 그리고 불안한 엄마 그 사이에서 태어난 예쁘고 예민한 동생.. 밥하고 빨래하고 애 돌보고 공부하고 늘 중간에 껴서 치이고 나는 첫째니까 항상 책임져야하고 양보해야하고, 늘 엄마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줘야 했고 어렸을 땐 살집이 있었을 때라 외가만 가면 외모비하도 참 많이 당하고, 부당한 상황이 생겨도 그 누구도 저를 지켜주지 않았어요. 항상 포기하고 눈치보고 행동했었던 것 같네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어떻게 버텼나 싶어요. 20년 가까이 이런 삶속에서 지내다보니 우울증이 찾아왔고, 당연히 저의 성격이 좋을리가 없었습니다. 친구가 없는 건 당연했어요. 그때 제가 죽지않고 버틴건 지자체에서 진행하던 심리상담프로그램 덕분이었어요. 그 누구도 버팀목이 되어주지 않았던 제가 유일하게 살수 있었던 숨구멍이었네요 20살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님의 불화와 불일치한 태도들 속에 혼란스러운 삶을 살아왔네요 전문대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해서 일을 했고 자식농사를 지었으니 보상을 받아야겠다던 부모님께 월급의 절반이 날라갔었네요. 저는 그저 집에 돈을 날라주는 살아있는 atm기였어요 특히, 부모님이 이혼하고 난 뒤에 저는 늘 돈이 뜯기는 상황이었지만 그 상황 속에서 먹고싶은거 사고싶은거 친구만나는거 다 참고 매달 30만원(교통비 포함) 으로 악착같이 살면서 남는돈은 꼭 저축했습니다. 돈이 없는 게 너무 싫었어요.. 20대 초반을 자린고비로 살면서 2천 조금 넘는 돈을 얻고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지 못한게 참 아쉽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비교와 외모비하로 인해서 외모강박증도 심했어요. 정말 독하게 20키로를 넘게 빼고나서 바뀐 그들의 태도가 참.. 그렇더라구요. 이 일로 인해서 살이 찌는 걸 극도로 혐오합니다. 자기관리가 필수가 된 큰 이유이기도 하구요. 20대 초반까지는 심리상담으로 버텼는데 23살 때부터 불면증/우울증약을 2년가까이 먹었어요 25살에 불행의 늪에서 빠져나오려고 독립을 했고 그때부터 진정한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우울증도 나름 좋아진 것 같고 약도 더이상 먹지 않고 잘 지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너무 치열하게 살아서 일까요? 더이상 사는게 너무 지치더라구요.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고 그냥 다 버리고 떠나고싶었어요. 근데 지금 당장은 삶을 마치면 너무 억울해서 ‘서른까지만 살아보고 내가 서른이 되었을 때, 지금보다 나아진 게 없다면 그때는 떠나야지‘ 라고 생각을 하고 살아온지가 벌써 3년이 되어갑니다. 사실 아무도 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른사람들이 보기엔 누구보다 자기계발 열심히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사람으로 보이겠지요.. 내 인생의 끝은 30인데 28살, 삶의 끝이 어느정도 다가온 이 시점에 모두가 자꾸 저의 미래를 물어봅니다. 직장에서도 29-30에 여기서 관리자 해보고 괜찮다면 30대 중반에 더 큰 곳으로 가라며 지금부터 계획을 짜야 한다고 하고.. 버티는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 홀연히 털어버리고 떠날 준비를 어렴풋이 하고 있던 저에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미래를 그리게 하는 이 상황이 난감합니다. 저는 대체 무슨 마음인걸까요.. 복잡합니다 : (
스트레스조울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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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답변 1, 댓글 5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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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근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10달 전
마카님의 소중한 시간을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는데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떠세요
#원하는것
#소중한시간
#심리코칭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심리코치 서영근 입니다.
📖 사연 요약
먼저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고 살고 계신 마카님께 응원의 박수를 드립니다 삶의 기간을 정해 놓고 살고 있는데 주변에서 그 기간 너머의 삶에 대해 생각하도록 자극을 하여 복잡한 마음이 든다는 말씀이군요.
🔎 원인 분석
<떠날 준비를 어렴풋이 하고 있던 저에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미래를 그리게 하는 이 상황>이 난감하게 느껴지실 것 같아요.
💡 대처 방향 제시
<내 인생의 끝은 30인데 28살, 삶의 끝이 어느 정도 다가온 이 시점>에 마카님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마카님이 해 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 보지 못하고 <삶을 마치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정말 해 보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 그것들을 정말 마음껏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나서도 지금의 마음이 그대로 유지될 수도 혹은 다른 마음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그건 그 때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마카님의 시간을 마카님이 정말 해 보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해 보시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마카님이 자신이 해 보고 싶은 것을 찾는데 의논할 상대가 필요하시다면 적절한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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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62
· 10달 전
수고했어요 고생한 만큼 적어도 스스로를 위해 자신을 사용해요 피곤함이 슬픔이 고통이 줄어들진 않을 거에요 하지만 그래도 나를 위한 만큼 후회없을만큼 하루를 더 버티고 그냥 아무 이유없이 내가 있을 이유가 생겨요 고생했고 잘해왔어요 앞으로도 본인을 위해 잘할게요 마음은 그냥 생기는거에요 아쉬워서 아까워서 그래도 한번이라는 마음으로 생기는 거에요 그냥 계속 걸어요 삶에 대해 언젠간 스스로 납득할 이유가 생길겁니다 나는 그렇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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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ywq7
· 10달 전
주변인때문에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더 살고자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그리고 나이가 얼마가 되든간에 내가 내 손으로 나를 일찍 단명하게 만드는 거 자체가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아직 안 해본게 많잖아요 그러니까 더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글쓴이님을 이 글로만 판단하는거지만 열심히 살아왔다는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때까지 너무 잘해 온 사람이라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느껴지는데 인생의 끝을 정해두면서 살***말고 미래를 그려나가면서 열심히 살아가주셨으면 좋겠어요 글쓴이님보다 인생은 덜 살아봤지만 가만히 있어도 시련은 찾아오고 시련때문에 잠시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 성장해 나가거나 삶에 의문점을 던지면서 답을 찾아가면서 사는게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글쓴이님도 어떤 시련이와도 견뎌내서 더 굳건한 사람이 되어 더 멋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고 자신만의 인생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인생을 포기 하는 건 답이 될 수 없어요) 이때까지 많은 일 있었을텐데 너무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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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xxc
· 10달 전
많은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자유로운 삶은 독이 될 때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든, 이젠 선택해도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그 미래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편안한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미래를 물을 때 상상한 자신의 미래는 단 한번도 스스로 제대로 선택해보지 않은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삶을 산다면 어쩌면 앞으로 미래를 더 살아도 기대해도 되진 않을진, 편안하진 않을까요, 무엇을 선택하든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당연하고, 전 삶이 감당하기 힘들 때 편안해지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삶을 이제 살아가는 또 다른 나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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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일수학34tt
· 10달 전
너무 성실하게 잘 사셨고 자식된 도리도 다 하고 언니로써 너무나 착실한 언니였네요 이제 자기 삶을 살아봐요 이렇게나 잘 살아왔고 똑부러지게 저축도 하고 정말 대단한데 포기를 생각하는거 너무 아깝지않나요 떠나지말고 지치지말고 .. 이제부턴 자기만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않을 것 같아요 하루종일 티비도 보고 먹고싶은것도 먹으러 다니고 휴가내서 멀리 놀러도 가보고 충분한 휴식을 반복하다보면 사는게 행복한거구나 하는 날 오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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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새싹
· 10달 전
너무 열심히 잘 살아오셨어요 30살이든40살이든 나이가 몇이든 아직 이른 나이에 떠나면 여태까지 노력해왔던게 아쉽지 않을까요?열심히 노력해오셨으니까 1년만 지나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잘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