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픈데 슬프지가 않아요
7년 전 언니가 조현병을 진단받고 4년동안 약먹으며 잘 지내다가 재발하여 입원했습니다.
저는 그런 언니에 대해 아무생각이 안듭니다.
언니와 사이가 안 좋았던 것도 아닌데요.
어머니는 언니 일에 매달려 70세가 넘은 고령에 아직도 가슴앓이 하시면서 남은 인생이라도 언니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십니다.
아버지는 암투병 중이시고, 오빠네는 가정을 꾸려 아이가 둘 태어나 정신이 없습니다.
가정형편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경제적으로 여유있게 버는 것도 아니고 현재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언젠가 부모님께서 돌아가시면 언니는 제가 다 맡아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듭니다.
언니는 절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신경써주곤 했는데 저는 언니에게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미안한 마음은 들지만 막 슬프지는 않습니다. 막연하게 괜찮아지겠지 라는 생각만 듭니다.
너무 지친걸까요.
잘 버텨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토할 것 같고 도망가고 싶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도망가고 싶습니다.
언니는 병원에 입원한지 한 달이 넘었는데 차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