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싫어요
제 아빠는 흔한 경상도 가부장적인 사람이에요.
화가 많구요. 저랑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데 자기 말이 무조건 맞고 의견 충돌이 생기면
어떻게든 우기고 인상 찌푸리는 사람이라서
저랑 크고작은 충돌이 좀 자주 있구요.
하지만 대체로 장난 많고 뭉툭하게 지내는 편이에요.
문제는 가끔 전자의 경우에 아빠가 미치도록 싫다는
거죠. 어릴 때 부터 인상 쓰고 화내고 목소리 키우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고 너무 무서웠어요.
엄마랑 싸울 때, 화낼 때를 기억하고 있다가
아빠가 편하고 좋아질 때 쯤 다시 생각해요.
아, 아빠는 원래 이런 사람이잖아.
오늘은 제가 아빠가 할머니한테 뭔가를 설명하는데
같은 말과 같은 질문이 너무 반복되어서
답답한 마음에 같은 말을 몇 번이나 하는거야..
라고 했어요. 짜증이 아니라 그냥 상황을 보고 가볍게
하는 말투였어요. 근데 아빠는 여러번 설명하면서
귀찮고 좀 짜증나는 안 좋은 감정들이 올라왔었나 봐요. 저에게 넌 좀 가만히 있어. 라고 하고
주변을 정리 한 후 저를 보고 넌 무슨 소린 지 알고나
말하냐? 알고 말하냐고. 어른들 말하는데 끼어들지 마. 버릇이 없어 진짜. 라고 화냈어요.
제가 어른 말하는 중간에 그런 말 한 건 잘못이겠죠.
그래서 알았어. 라고 대답했는데
아빠는 갑자기 또 기분이 더러워졌는지 방에 들어갔어요. 예전부터 아빠는 자기 기분 나쁘면
온 가족 눈치보게 짜증나는 티 팍팍 내면서
방에 있었거든요. 전 제가 잘못한 상황이 맞지만
그 행동이 너무 싫었어요. 날 쳐다보는 인상 쓴 얼굴,
화난 목소리, 말투, 태도..
내일 또 불러서 버릇이 없네 어쩌네 화낼 까봐
무서워요. 아빠가 너무 싫어요.
본인은 가족한테 배려없고 이기적이고 화 잘내고
인상도 자주 쓰면서 내가 오늘 한 번 말 끼어들어서
화난 건 오래 표현하는 사람이라 더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