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전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대학생|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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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전혀 모르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castel0
·일 년 전
오빠와 저 둘 다 대학생 성인입니다. 오빠가 죽도록 맙고 싫어요. 부모님과 오빠가 매번 소리지르며 싸우고 오빠가 엇나가는 걸 중학교 때부터 봤어요. 엄마가 오빠와 싸우고 우는 걸 보면서 난 저렇게 안 살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부모님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매순간 노력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서 상황이 좀 달라졌어요. 부모님이 자기한테 그렇게 상처를 준 오빠를 감싸고 도는 거에요. 25살이나 먹은 오빠는 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도 않고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대학도 몇 년 째 휴학하고 그냥 아무 생각이 없이, 아주 한심하기 짝이 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데, 엄마는 그게 다 자기 탓이래요. 그리고 오빠는 마음의 병이 있으니까 잘해줘야 한대요. 평소에 밥먹듯이 저한테 오빠욕을 하고 신세한탄을 하면서, 저보고는 오빠를 미워하지 말래요. 그리고 제가 오빠 욕을 하면 제가 이간질한다고 제가 이 집에서 제일 못된 사람이라고 해요. 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거죠? 그리고 심지어 오빠라는 그 사람은 엄마의 그런 마음을 알고 이용하는 것 같아요. 오빠라고 쓰는 것조차 역겨울 정도로 싫어요. 그냥 존재 자체가 너무 밉고 싫어요. 그리고 엄마가 오빠 얘기를 저한테 하면서 힘들어할 때마다 더욱더 싫어져요. 그런데 엄마는 저보고 오빠를 미워하지 말라고 그래요. 그냥 돌아버릴것 같아요.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전 인정받으려고 항상 노력했는데,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오빠가 한심하고 미치도록 싫어요. 엄마가 그런 오빠를 감싸는게 짜증나고, 그런 한심한 오빠는 감싸면서 왜 제 노력은 알아주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둘 사이에 껴서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너무 답답하고 미치겠어요. 그냥 오빠가 없어져버렸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대체 어떤 태도를 취해야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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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샤이닝
· 일 년 전
castel0님이 밖에 나가지도 않고 휴학하고 방에만 처박혀 있고 부모도 불신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집에 아무도 자신을 위로해 줄 아무도 없었단 말인 거죠. 자신의 뿌리 즉 부모가 자랄 때 물을 주고 햇빛도 주고 약하면 비료도 주고 흙도 갈아줘야 하는데 빛만 줘서 말라 죽였거나 물만 줘서 과습으로 죽죠. 정말 그 아이가 필요할 때 엉뚱한 걸 계속 줘서 오빠는 방안에 같힌거에요. 적어도 정신과에 가서 상담이라도 받았으면 지혜롭기라도 했을 거 같네요. 그러다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어요. 오빠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거죠. 물에 빠진 사람과 헤엄쳐 나온 사람 중 누굴 구해야 할까요? 그래도 castel0님은 성향이 부모님과 맞아서 다행인거죠. 오빠같은 성정으로 태어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castel0님은 계속 발버둥치는데 계속 반복해서 혼나고 억울하고의 일을 사랑받아 마땅한 부모님과 계속 반복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옥이죠. 가정은 지금 오빤 발버둥 칠때는 날 밟아 누르더니 내가 말라 죽으니까 이제서야 챙겨주려는 부모님이 원망스럽고 분노에 차 있을 수 있습니다. castel0 지금부터라도 오빠의 상태 즉 병명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책도 사서 읽으시길 추천드려요 고칠 수만 있다면 고쳐야죠. 50살이 돼서도 그 방을 나오지 못한다면 어떡할까요? 계속 아무도 신뢰 못하고 방에 늙어만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때가 되어 오빠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늦어요. 부모님도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으셨을 거예요. 단지 오빠한테는 그게 독약이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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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el0 (글쓴이)
· 일 년 전
@유샤이닝 감사합니다. 말씀 듣고보니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솔직히 말하면 샤이닝님이 말씀하신 얘기들 다 공감해요. 모르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저도 어렸을 때부터 저런 오빠 때문에 부모님한테 상처를 많이 받았구요 제가 행복하게 클 수 있었는데 오빠때문에 다 누리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오빠가 위험한 상황이라는 건 어느 정도 알겠지만 저도 아직 진로 고민도 많고 대인관계도 어렵고 엄마아빠한테 사랑도 받고 싶은 대학생일 뿐이어서, 오빠입장에 공감하고 이해하고 그래서 오빠를 도와줄 정도로 제가 성숙한 사람은 못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스트레스 받구요. 제가 죽도록 미워하는 사람을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싸주고 고쳐주려고 하기엔 제가 아직 어린 나이인 것 같아서요.. 감당이 잘 되지 않네요 긴 글 읽어주시고 조언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그냥 새벽에 신세한탄처럼 쓴 글인데 누군가 읽어주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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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샤이닝
· 일 년 전
@castel0 님~ 진로 고민, 대인관계, 부모님의 사랑 올해는 진로가 확실하게 정해지길 바랄게요~ 대인관계로 제가 20대 일 때 도움받은 책은 사서삼경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었어요. 어제도 꺼내 읽었는데 늙어서 읽어도 좋은 책인 건 맞는 거 같아요~ 도움 되시길 바라보아요. 부모님이 사랑하고 계신다는 걸 우리 castel0님이 아실 거 같아요. 사랑을 표현할 여유가 두 분 다 지금은 없어 보이세요. 부모님도 누군가에게 마음의 위로를 받으시길 기도합니다. 마음 털어 놔줘서 고마워요~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참아주고 견디어내는 거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이 힘든 시기를 견딘 만큼 castel0 님에게 전부 다 복으로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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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el0 (글쓴이)
· 일 년 전
@유샤이닝 답글 읽다가 괜히 또 울컥하네요.. 솔직히 익명 앱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겠어라고 생각했었는데, 털어놓으니까 훨씬 마음도 전환되고 안정되는 것 같아요. 책도 꼭 읽어볼게요 유사이닝님이 말씀해주신 것들 앞으로 힘들 때마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유샤이닝님도 올 한 해 꼭 건강하시구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