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부모님께 자꾸 울컥울컥 감정이 치밀어요.
남들이 보기엔 화목하다 할수도 있는 가족의 모습인것같아요.
조금 빠듯해도 경제적으로 지원을 다 해주셨고, 필요한거 갖고싶은거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최대한 해주려고 하셨어요.
사이가 좋을 땐 장난도 치고 하는 분위기예요.
그런데 어떤 어려움이 생기고 부정적인 감정이 들면 그땐 어쩔 줄 몰라하시는 것 같았어요. 너무 거칠고 불친절해졌어요. 엄마는 화와 짜증을 내키는대로 여과없이 다 표현했고, 아빠는 침묵했어요. 아빠가 허리끈으로 거칠게 우리를 혼내면 엄마는 잠잠했어요.
엄마아빠는 경제적으론 부족함없이 키워줬어도, 앞으로 독립해서 건강히 든든히 살아갈 정서적 기반으로는 뭘 준건지 모르겠어요.
부모님에게 공감받고 보듬어지는 친구의 경험을 들었을 때 우리가족이랑은 뭔가 다르다는걸 느꼈고, 왠지모르게 저는 그런 경험이 없다는게 부끄러워서 자꾸 숨기고싶었어요.
저도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인것처럼, 유쾌하게 잘 자란 것처럼, 엄마아빠랑 많이 친밀한 것처럼 부풀려서 행동했어요.
부모님은 남의 눈치를 많이보고, 체면구겨지는 일을 최대한 피하려 해요.
밖에서 사람들과 있을 때, 집에서 가족끼리 있을 때의 모습이 달라요.
밖에선 온화하고, 잘 웃고, 친절하고, 잠잠하고, 맡은 일에 충직한 이미지라면
집에서 제가 느낀 엄마아빠는 불안했어요.
엄마는 언제 어떤 이유로 벌컥 화를 낼지 몰라 조심하고 긴장해야하는 대상이었고,
아빠는 저와 평소 어떤 접점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고 묵묵부답이에요.
그래도 노력하시는건 알겠는데 정작 자녀위주라기보단 아빠역할을 하는 아빠위주로 해결이 나는 것 같았어요.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잘 기억이 안나고 멍했던 것 같아요. 뿌연 느낌이에요. 성인되면서 대학생 때 책도 읽고 유튜브 강연도 듣고 하면서 저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게 된것 같아요. 기억이 안났던 것들이 하나 둘 툭툭 이런일이 있었지 하고 생각이 나요.
해결은 안되고 그냥 묻어뒀던 것들인지,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 상황에 느껴지는 감정과 어렸을적 어떡해야할지 몰라서 저를 지키지 못했던 그 억울한 답답한 감정까지 더해져서 지나치게 화를 내는 것 같아요.
그런데 부모님의 자라온 배경을 보면 이해가 아예 안되는 것도 아닌게 괴로워요.
정말 밉고 싫어도 한편으론 안쓰럽기도하고 안타깝기도해요. 두가지 마음이 왔다갔다 하면서 제 마음이 잘 파악이 안돼요. 앞으로 엄마아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잘 지내고 싶은데, 같은 모습이 반복될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랑하고싶은데 또 가장 멀리서 교류하고싶지 않기도 해요.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