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22살 대학생입니다.
고등학교부터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운 좋게 저의 희망학과였던 경기도권 4년제 대학교 간호학과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부모님의 칭찬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급식에서 부모님이 좋아하는 간식이 나오면 먹고싶어도 꾹 참았다가 가져와서 "고맙다. 역시 oo이 밖에 없네"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 날아갈 듯 좋았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부모님의 칭찬때문이었고, 제가 간호학과를 생각하게 되 계기도 저희 부모님이 좋아하고 항상 칭찬하는 사촌언니가 간호학과를 희망한다고 해서였습니다..
사촌언니는 한부모가정이고 남동생도 장애를 가졌지만 자존감도 높고 나름 좋은 대학에 들어가 과탑도 하고, 성격도 좋아서 어르신들을 잘 대했습니다.
저는 항상 칭찬받는 사촌언니를 동경했고, 저번학기 열심히 노력해서 수석을 했습니다.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렸고, 그냥 잘했다고 해주셨습니다. 그것도 하루.. 사촌언니가 어렵다던 공무원합격을 했다고 엄마는 저에게 사촌언니의 자랑을 끊임없이하고 부럽다고 하고.. 그걸 거의 1달째 들으니 지쳤고 서운했습니다. 내심 수석한 것을 이모나 할머니께 자랑했으면 했는데..
제 생각에는 별로 좋지 않은 대학에서 수석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꿈을 무시한채 자꾸 공무원이 되라고 하시고.. 다음에도 수석하라고 강요하시는데.. 잘되라고 말하는 것보다 그냥 엄마의 성에는 저의 수석이 성에 안찬 것 같습니다.
저도 암마한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어서 대회나 공모전에 나가 상을 타기도 했고, 이번처럼 수석을 해와서 장학금도 탔는데... 아직도 저는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없나봅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자신도 없습니다.. 그냥 갑자기 죽어버렸으면 좋겠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도 모르겠고.. 몇주째 마음이 콱막힌듯 아프고 우울하고 죽고 싶습니다.